[텐아시아=윤준필 기자]
MBC ‘달콤살벌 패밀리’ 1회, 2015년 11월 18일 수요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밖에선 대전 충심파 보스, 집에서는 서열 4위 윤태수(정준호). 태수는 딸 윤수민(김지민)의 문제로 학교에 불려 가는 걸 마다하지 않으며, 건강식품 사기를 당한 어머니의 뒤치다꺼리를 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가족바보다. 충심파를 이끌어가는 태수와 백기범(정웅인)에게 백만보(김응수) 회장은 조직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신 성장동력을 제안해보란 과제를 준다. 기범은 중국 자본과 손을 잡고 카지노를 비롯한 테마파크 건설을 제안하지만, 백 회장은 영화 투자 설명회에 다녀온 태수의 이야기에 더 관심을 갖는다. 백 회장은 태수의 말을 믿고 영화사에 과감하게 30억을 투자하지만 다음날 제작사 직원들은 사무실을 비우고 자취를 감춰 태수를 당황하게 만든다.
리뷰
주근깨 폭탄머리 황정음이 가고,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조폭아빠 정준호가 왔다. 사실 조폭이란 소재는 그리 흥미로운 소재가 아니다. 최근 먹방과 쿡방이 우후죽순 생겼던 것처럼 2000년대 초중반 조폭을 소재로 한 드라마와 영화가 많이 만들어지던 시기가 있었다. 조폭 코미디의 시작이었던 영화 ‘조폭마누라’, ‘두사부일체’의 개봉은 벌써 14년 전의 일이고, 조폭 소재 드라마 KBS2 ‘굿바이 솔로’, SBS ‘불량가족’, MBC ‘닥터깽’ 등은 2006년 작품이다. 즉, ‘조폭’은 배고픈 대중들의 입맛을 자극하기엔 한물간 재료라고 봐도 무방하다.
철지난 소재를 활용했지만 지난 18일 첫 방송된 ‘달콤살벌 패밀리’는 앞으로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드라마였다. 우선, 주인공 윤태수라는 흥미로운 캐릭터가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1회에서 태수는 가족에게 남편이자 아빠, 아들로 사랑받고 싶은 남자와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의 모습을 오갔다. 물론, 조폭답게(?) 사람을 뒤쫓고, 때리고, 매달고 협박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기존의 거친 ‘조폭’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인물이었다.
‘달콤살벌 패밀리’의 윤태수는 영화 ‘두사부일체’의 계두식과 비슷한 구석이 있다. ‘두사부일체’는 조직 보스 계두식(정준호)이 고등학생이 되면서 두목의 권위를 상실하고, 그 과정에서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낸다. ‘달콤살벌 패밀리’의 윤태수 역시 눈치 볼 필요 없는 조직 보스와 가족들 눈치를 봐야하는 가장을 오고 가면서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나아가 ‘달콤살벌 패밀리’ 태수가 ‘두사부일체’ 계두식이 사학비리를 폭로하는데 한몫했던 것처럼 뭔가 큰 건 하나 할 것 같은 묘한 기대감도 만든다.
60분 짧은 시간이었지만, 여러 사건을 켜켜이 쌓아 개연성 있는 전개를 만들었다는 점 또한 ‘달콤살벌 패밀리’의 인상적인 부분이다. 드라마에서 ‘조직 폭력배가 하루아침에 영화 제작자가 됐습니다’란 이야기를 하려면 맥락이 필요하다. 그래야 뜬금없는 이야기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달콤살벌 패밀리’ 1회는 톱니바퀴가 돌아가는 것 같은 전개를 보여줬다. 초반 30분이 태수의 고달픔을 소개하는데 중점을 두며 자칫 지루해질 수 있었지만, 초반 30분에서 보여줬던 내용들이 이후 30분의 이야기와 맞물리며 시청자들이 더욱 흥미롭게 드라마의 전개를 지켜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어머니를 끔찍이 아끼는 아들 태수의 모습과, 영화 제작에 굉장한 관심을 보이는 백 회장, 태수에게 라이벌 의식을 느끼는 기범까지 캐릭터들의 성격까지 느낄 수 있도록 굉장히 영리한 전개를 보여줬다.
앞으로 ‘달콤살벌 패밀리’의 관건은 어떻게 ‘조폭 코미디’가 아닌 ‘가족 코미디’처럼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이다. ‘조폭 코미디’를 굉장히 올드한 코미디라고 생각하는 것은 둘째치고 지상파에서 ‘조폭미화’를 한다고 생각하는 시청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회를 봤을 때는 ‘조폭미화’보단 “건달 같이 살아가는 거친 아빠지만 훈훈하고 장 많고 효자인 한 남자의 이야기”라는 정준호의 손을 좀 더 들어주고 싶다. ‘또 조폭이야?’라는 경계의 눈빛은 잠깐 거두고, 백 회장의 돈 30억을 잃어버린 윤태수를 걱정해주는 것은 어떨까.
수다포인트
– 한마음회 어머님들 축하공연 ‘앉으나 서나 당신생각’ 이거 겁나 고퀄이지 않았나유?
– 감독님, 태수가 화장실에서 큰일 보는 소리를 우리가 왜 리얼하게 들어야 합니까. (엄격) (진지) (근엄)
– 스티븐잡스 뺨치는 한밭픽쳐스 대표님 프리젠테이션!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끄덕
윤준필 기자 yoon@
사진. MBC ‘달콤살벌 패밀리’ 방송화면 캡처
다섯 줄 요약
밖에선 대전 충심파 보스, 집에서는 서열 4위 윤태수(정준호). 태수는 딸 윤수민(김지민)의 문제로 학교에 불려 가는 걸 마다하지 않으며, 건강식품 사기를 당한 어머니의 뒤치다꺼리를 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가족바보다. 충심파를 이끌어가는 태수와 백기범(정웅인)에게 백만보(김응수) 회장은 조직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신 성장동력을 제안해보란 과제를 준다. 기범은 중국 자본과 손을 잡고 카지노를 비롯한 테마파크 건설을 제안하지만, 백 회장은 영화 투자 설명회에 다녀온 태수의 이야기에 더 관심을 갖는다. 백 회장은 태수의 말을 믿고 영화사에 과감하게 30억을 투자하지만 다음날 제작사 직원들은 사무실을 비우고 자취를 감춰 태수를 당황하게 만든다.
리뷰
주근깨 폭탄머리 황정음이 가고,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조폭아빠 정준호가 왔다. 사실 조폭이란 소재는 그리 흥미로운 소재가 아니다. 최근 먹방과 쿡방이 우후죽순 생겼던 것처럼 2000년대 초중반 조폭을 소재로 한 드라마와 영화가 많이 만들어지던 시기가 있었다. 조폭 코미디의 시작이었던 영화 ‘조폭마누라’, ‘두사부일체’의 개봉은 벌써 14년 전의 일이고, 조폭 소재 드라마 KBS2 ‘굿바이 솔로’, SBS ‘불량가족’, MBC ‘닥터깽’ 등은 2006년 작품이다. 즉, ‘조폭’은 배고픈 대중들의 입맛을 자극하기엔 한물간 재료라고 봐도 무방하다.
철지난 소재를 활용했지만 지난 18일 첫 방송된 ‘달콤살벌 패밀리’는 앞으로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드라마였다. 우선, 주인공 윤태수라는 흥미로운 캐릭터가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1회에서 태수는 가족에게 남편이자 아빠, 아들로 사랑받고 싶은 남자와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의 모습을 오갔다. 물론, 조폭답게(?) 사람을 뒤쫓고, 때리고, 매달고 협박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기존의 거친 ‘조폭’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인물이었다.
‘달콤살벌 패밀리’의 윤태수는 영화 ‘두사부일체’의 계두식과 비슷한 구석이 있다. ‘두사부일체’는 조직 보스 계두식(정준호)이 고등학생이 되면서 두목의 권위를 상실하고, 그 과정에서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낸다. ‘달콤살벌 패밀리’의 윤태수 역시 눈치 볼 필요 없는 조직 보스와 가족들 눈치를 봐야하는 가장을 오고 가면서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나아가 ‘달콤살벌 패밀리’ 태수가 ‘두사부일체’ 계두식이 사학비리를 폭로하는데 한몫했던 것처럼 뭔가 큰 건 하나 할 것 같은 묘한 기대감도 만든다.
60분 짧은 시간이었지만, 여러 사건을 켜켜이 쌓아 개연성 있는 전개를 만들었다는 점 또한 ‘달콤살벌 패밀리’의 인상적인 부분이다. 드라마에서 ‘조직 폭력배가 하루아침에 영화 제작자가 됐습니다’란 이야기를 하려면 맥락이 필요하다. 그래야 뜬금없는 이야기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달콤살벌 패밀리’ 1회는 톱니바퀴가 돌아가는 것 같은 전개를 보여줬다. 초반 30분이 태수의 고달픔을 소개하는데 중점을 두며 자칫 지루해질 수 있었지만, 초반 30분에서 보여줬던 내용들이 이후 30분의 이야기와 맞물리며 시청자들이 더욱 흥미롭게 드라마의 전개를 지켜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어머니를 끔찍이 아끼는 아들 태수의 모습과, 영화 제작에 굉장한 관심을 보이는 백 회장, 태수에게 라이벌 의식을 느끼는 기범까지 캐릭터들의 성격까지 느낄 수 있도록 굉장히 영리한 전개를 보여줬다.
앞으로 ‘달콤살벌 패밀리’의 관건은 어떻게 ‘조폭 코미디’가 아닌 ‘가족 코미디’처럼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이다. ‘조폭 코미디’를 굉장히 올드한 코미디라고 생각하는 것은 둘째치고 지상파에서 ‘조폭미화’를 한다고 생각하는 시청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회를 봤을 때는 ‘조폭미화’보단 “건달 같이 살아가는 거친 아빠지만 훈훈하고 장 많고 효자인 한 남자의 이야기”라는 정준호의 손을 좀 더 들어주고 싶다. ‘또 조폭이야?’라는 경계의 눈빛은 잠깐 거두고, 백 회장의 돈 30억을 잃어버린 윤태수를 걱정해주는 것은 어떨까.
수다포인트
– 한마음회 어머님들 축하공연 ‘앉으나 서나 당신생각’ 이거 겁나 고퀄이지 않았나유?
– 감독님, 태수가 화장실에서 큰일 보는 소리를 우리가 왜 리얼하게 들어야 합니까. (엄격) (진지) (근엄)
– 스티븐잡스 뺨치는 한밭픽쳐스 대표님 프리젠테이션!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끄덕
윤준필 기자 yoon@
사진. MBC ‘달콤살벌 패밀리’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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