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오진세 팀장
오진세 팀장
MCN을 아는가? 낯설다면 혹시 대도서관, 양띵, 씬님, 소프, 밴쯔는 들어봤는가. 이들은 모두 인터넷에서 자신만의 콘텐츠로 사랑받고 있는 크리에이터들이다. 쉽게 말하면 인터넷 스타, 조금 더 전문적 시각으로 보자면 크리에이터, 이들을 서포트하고 관리하는 것이 바로 MCN(Multi Channel Network)라 부른다. MCN 사업은 수년 전부터 마니아층을 형성했던 인터넷 스타들이 이제 체계적으로 그리고 더 효과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게 돕고 수익화 모델을 만든다.

MCN 사업은 최근 급부상한 분야다. 국내에서는 CJ E&M이 가장 먼저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7월에는 ‘다이아 TV(DIA TV)’라는 MCN 브랜드를 론칭해 본격적인 크리에이터 영입과 육성에 나섰다. 크리에이터의 기존 콘텐츠 확장뿐만 아니라 단독 콘텐츠 제작, 새로운 사업모델 발굴, 글로벌 진출, 플랫폼 확대 등 몸집을 키우고 있다. CJ E&M에 이어 트레져헌터, 아프리카TV 그리고 기존 방송국인 KBS까지 MCN에 뛰어드는 사업자들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다.

텐아시아도 CJ E&M 다이아 TV와 연계해 크리에이터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 중이다. 크리에이터가 지닌 콘텐츠와 셀러브리티 또는 세프가 만나 펼치는 요리 대담쇼 ‘인터뷰-C’다. (‘인터뷰-C’ 시리즈 보기) MCN 사업은 크리에이터 자체 콘텐츠뿐만 아니라 다양한 협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여지도 지녔다.

신 사업 분야로 각광받는 MCN이지만, 우려의 시선도 많다. 갑작스런 성장에 따른 부작용, 국내 콘텐츠 시장의 취약성 등 극복해야할 과제는 여전히 많이 쌓여 있다. 가장 먼저 국내 MCN 사업을 시작한 CJ E&M은 MCN 사업에 대해 어떤 생각과 목표를 갖고 있을까. 오진세 CJ E&M MCN 사업팀장을 만났다.

Q. MCN 사업이 커지고 있다. 갑자기 주목을 받고 있다.
오진세 팀장 : 굉장히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게 관심이 많을 줄 몰랐다. 하지만 아직 이게 뭔지에 대한 이해도는 높지 않다.

Q. 국내 가장 먼전 시작한 CJ E&M의 MCN사업은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는데.
오진세 팀장 : 스타트업이 대부분인 상황이다. 우리나라가 재미있는 것은 미국은 중간단계가 있다. 스타트업이 먼저 MCN 사업을 시작했고, 시작된 사업을 미디어 회사가 인수하는 형태다. 한국은 미디어 회사가 처음부터 시작했다. 미국이 3~4년 동안 고민했던 것을 우리는 만 1년이 되지 않아 비슷한 모델로 가고 있다.

Q. 미국 콜렙도 국내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오진세 팀장 : 콜렙의 국내 진출이 적극적이진 않다. 우리나라는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 콜렙이 미국과 동일한 모델을 적용하면 시장 사이즈가 달라서 어렵다. 콜렙은 미국에서 그냥 광고수익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수익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Q. 수익 내기가 쉽지 않은 우리나라다. 시장이 작다.
오진세 팀장 : 우리는 한국보다 아시아를 무대로 하고 있다. 국내에서 해외로 가는 부분, 해외에서 해외로 하는 부분,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부분 등 글로벌에는 여러 가지 경우가 있다. 현재는 국내에서 해외로 갖고 가는 것을 포커스를 두고 있다.

Q. CJ E&M이 MCN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
오진세 팀장 : 발전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고 시작을 했다. 단순히 현재의 시장만 갖고 평가하기에는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크리에이티브한 영상들과 기존 미디어가 결합했을 때 시너지가 분명히 있을 것 같다. 기존의 미디어에서 하지 못했던 부분을 하고 있지 않은가. 굉장히 빠른 대응과 손쉽게 나오는 콘텐츠는 기존 미디어에서 어렵다. TV 모이는 비중은 굉장히 낮아지고 있다. 그들의 콘텐츠 소비와 콘텐츠의 소비가 어디서 일어나는지 어떤 콘텐츠를 소비하는지 보면 매력적이다.
오진세 팀장
오진세 팀장
Q. 콘텐츠를 소비하는 우리나라만의 특징이 있다면.
오진세 팀장 : 아시아권에서 상대적으로 장르가 다양하다. 팬덤이 굉장히 강하다. 대도서관, 씬님, 밴쯔 등등 각각 팬들을 갖고 있다. 대도서관이나 씬님의 팬미팅을 오프라인으로 진행했을 때 씬님 같은 경우는 200명을 뽑는데 만 명이 지원했다. 대도서관은 400~450명을 뽑았는데 사연을 A4 한 장에 써야 하는 과제가 있었다. 무려 4,000명이 왔다. 어떤 이벤트도 이렇게 많이 오기 힘들다. 그만큼 팬심들이 가동이 되고 있다.

Q. 다른 나라는 어떤가?
오진세 팀장 : 미국 같은 경우, 톱급도 비슷하게 팬이 있다. 예를 들면 2014년도에는 1318 타깃으로 조사했을 때 10명 중에 6명이 유튜브 스타였다. 가수로는 브루노 마스, 테일러 스위프트만 10위 안에 있었다. 하지만 열정적으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우리나라는 조금 더 열정적이다. 일본은 우리보다 시장이 큼에도 장기간으로 끌고 갈 수 있는 루트가 많지 않다. 잠깐 하다가 그만두는 형태다. 우리는 직업화 형태로 발전해 나가는 부분이 크다. 훨씬 더 전문적이다. 우리나라는 흥도 많고, 기존 잡지라든지 모바일이 굉장히 크다.

Q. 하긴, 우리나라는 모바일 비중이 상당하다.
오진세 팀장 : 우리나라의 가장 큰 특징이 모바일이다. 미국보다 모바일 영상 소비 비율이 더 높다. 60~70%가 모바일이다. 여기에 맞는 콘텐츠로 양산한다. 아시아권에서 봤을 때 독특한 형태로 성장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인구수에 비해서 아시아 넘버원이다.

Q. 국내 콘텐츠들이 외국에서도 먹힐 수 있을까?
오진세 팀장 : 지금 형태대로 만들면 쉽지 않다. 언어의 장벽이 없는 퀴즈 콘텐츠, 댄스, 커버 뮤직은 이미 글로벌화 됐다. 동남아에서도 팬들이 존재하는데 말이 들어가는 장르에서는 아직까지 한계가 보인다. 그런 부분은 타계할 방법을 찾고 있다. 예를 들면 요리도 글로벌로 나갈 수 있는 무기인데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있어야 한다. 캐릭터를 내세워서 그 친구가 영어든, 스페인어든 하는 식으로 갈 수도 있다. 방법을 찾아보고 있다.

Q. 우리나라는 저작권 의식이 취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오진세 팀장 : 유튜브의 장점이 그런 것을 다 잡아낸다. 그 사이트를 닫게 할 수도 있고, 역으로 수익화할 수 있다. 아예 그렇지 않고 다운 받아서 하는 올 있다. MCN 역할의 주된 부분이 저작권 관리다. 그래서 중국 진출을 빠르게 못하는 것이 저작권 때문이다. 이미 우리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 유통이 이미 많이 되고 있다. 플랫폼과 딜을 하고 있다.

Q. 지상파 콘텐츠도 외국과 합작을 많이 한다. MCN의 경우, 외국과 공동 제작 형태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은 어떤가.
오진세 팀장 : 공동 제작 형태로 간다고 하면, 포맷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우리나라 크리에이터가 가진 장점은 피드백이다. 소비자, 구독자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잘 알고 있다. 빠른 대응을 한다. 조금 더 낮은 비용으로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을 알고 있다. 이를 포맷화 시켜 유통이 가능하게 한다. 셀럽과의 콜라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다. 공동제작을 하게 된다면 융합이 될 것이다. 굉장히 독특한 영상콘텐츠가 나오지 않을까.
오진세 팀장
오진세 팀장
Q. 최근 한 인터뷰에서 크리에이터는 스타보다 셀럽(Celebrity)이 더 어울리는 표현이라고 했다. 스타와 셀럽의 차이는 무엇인가?
오진세 팀장 : 스타와 셀럽은 다르다. 크리에이터는 스타보다 셀럽이다. 지드래곤 같은 기존의 스타가 우상이라면, 크리에이터는 우상은 아니다. 내 이야기를 받아주고, 내가 이야기한 것을 콘텐츠에 녹여주고,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해주는 것이 셀럽의 큰 장점이다. 이것들을 콘텐츠로 녹여내는 능력이 있는 제작자라서 매력적이다. 닿을 수 없는 스타라기보다 언제나 나와 소통이 일어나는 셀럽이다.

Q. 오진세 팀장이 생각하는 크리에이터의 자질은?
오진세 팀장 : 콘텐츠의 독창성을 많이 본다. 그리고 지속가능성. 얼마나 지속적으로 콘텐츠가 나올 수 있는가. 구독자가 적더라도 이런 부분이 갖춰졌으면 발굴을 한다. MCN 사이트로 크리에이터 신청을 할 수 있다. 독특한 사람들이 많다. 글로벌 범위로 신청을 한다. 3분의 1이 외국인이다. 그런데 다들 독창적이지는 않다. 기억에 남는 분은 캘리그래피를 하는 분인데 그런 콘텐츠를 보지 못했는데 컴퓨터가 따라갈 수 없는 실력을 가졌다. 기존에 접하지 못한 콘텐츠가 영상화 콘텐츠가 될 수 있는지 시도를 하고 있다. 현재는 리액션, 음악, 뷰티가 톱인데 늘려 나갈 것이다.

Q. 요즘 짧은 분량의 콘텐츠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나?
오진세 팀장 : 게임의 경우, 한 콘텐츠당 40~50분씩 한다. 장르별로 차이가 분명히 있다. 유튜브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시청 시간이다. 조회수보다 시청시간을 판단지표로 삼는다. 콘텐츠가 첫 눈길을 끄는 게 스낵처럼 사라지고, 사라진다. 웹드라마 10분씩 나오고 있고, 그들이 그런 콘텐츠들이 한 번 눈에 익었을 때 파급력은 커진다. 짧은 스낵 콘텐츠를 비롯해 지속적으로 카테고리별로 잘 조정 하고 있다.

Q. 지금까지 MCN사업을 운영하면서 느낀 딜레마가 있는가?
오진세 팀장 : 들인 노력만큼의 리워드가 아직 안 나왔다.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층은 가볍게 소비한다. 상대적으로 하이퀄리티 소비는 있는데 어느 정도 수준까지 할 것인가 고민이다. 우리 쪽의 큰 과제도 교육이다. 콘텐츠의 퀄리티를 높이려고 노력하고, 개인들이 직접 영상을 제작할 수 있도록 교육을 통해 도와주고 있다. 올해가 지나면 UGC(UCC와 유의어, User-Generated Contents) 콘텐츠와 PCC(proteur-created contents, 아마추어-전문가들의 콘텐츠) 콘텐츠의 간격이 커지게 될 것이다. 회사에서 굉장히 정성을 들여서 만드는 부분은 버즈피드 같은 사례가 될 것이다.

Q. 기존 방송국의 MCN 사업 진출에 대해선 어떻게 대응하나?
오진세 팀장 : 새로운 환경에 억지로 적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서유기’도 변화의 사례다. 방송이 적응하면, 기존 크리에이터도 또 변화해야 한다. 프로덕션도 방송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적응하기 시작한다. 이쪽도 나름대로의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양 쪽 다 어쩔 수 없는 변화를 맞이하는 시대가 온다.

Q. CJ E&M의 강점은 무엇인가.
오진세 팀장 : 콘텐츠를 다뤄왔던 회사이기 때문에 콘텐츠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이 장점이다. 잘 안다는 것이 콘텐츠의 유통과 수익화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이다. 제작 노하우가 있다. E&M이 콘텐츠 비즈니스를 잘 할 수 있는 힘이다.

Q. CJ E&M이 MCN 사업을 시작한 이후, MCN사업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우려되는 점은 없나?
오진세 팀장 : 후발주자들은 선발주자를 뛰어넘는 뭔가가 있어야 하는데 억지스러운 것을 많이 쓴다. 걱정이 되는 것은 산업화가 돼야 지속적으로 직업이 되고, 살아남을 텐데 자리를 잡기 전에 경쟁만 끝나다가 소진될 것이란 우려는 있다. E&M은 장기적으로 오래 끌고 가는 것이 목표이다.

Q. 지속 가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오진세 팀장 : 글로벌 확장과 신규 수익모델 개발, 새로운 크리에이터의 창출이 지속가능성을 만들게 한다. 육성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육성 정책이 동시에 세 가지를 갖고 가야 산업이 튼튼해진다. 음성적이 아닌 양성적으로 끌어야 한다. 욕설도 없어야 하고, 광고성도 고지해야 한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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