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데이’ 속 김영광의 과거가 베일을 벗었다.
지난 26일 저녁 8시 30분 방송된 JTBC 금토 미니시리즈 ‘디데이’ 4회에서는 진짜 의사로 각성한 이해성(김영광)의 모습이 그려졌다.
특히 해성이 그가 의사로서 환자의 생명을 살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던 데는 가슴 아픈 트라우마가 숨어있음이 드러났다. 바로 식물인간 상태인 어머니의 사고의 비밀이 밝혀진 것. 해성은 부모님과 함께 차로 이동 중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인해 그의 아버지는 목숨을 잃었고 어머니는 식물 인간 상태가 됐다. 사고 당시 해성은 어머니의 수술을 우진에게 부탁했는데, 수술은 진행됐지만 해성의 어머니의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다.
이후 해성은 혼자 살아남은 자의 트라우마와 함께 무조건 사람을 살려야 한다는 마음을 지니게 됐다. 이 마음은 해성을 때로는 무모하지만, 사명과 진정성을 다하는 의사로 성장하게 했다. 하지만 의사 해성이 겪어야 할 성장통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모두’를 구하겠다는 마음만으로는 아무도 구할 수 없다는 현실을 마주한 것. 해성은 ‘한강미래병원’ 붕괴로 몇 분 전까지 바로 곁에 있던 환자 중 일부가 매몰되자 앞뒤 가리지 않고 건물의 잔해를 파헤쳤다. 하지만 무너져 내리는 건물의 잔해에 환자를 잃게 됐다. 이처럼 그는 모두를 구하고자 하지만 ‘재난’이라는 거대한 장애물 앞에서 일부를 구하기도 버거운 상황을 맞이했다.
뿐만 아니라 우여곡절 끝에 해성은 자신의 환자를 이끌고 의료장비와 내진설계가 갖춰진 미래병원에 도착했지만, 미래병원장 박건(이경영) 앞에 좌절 할 수밖에 없었다. 박건은 “어떻게 치료했는지 파악도 안 되는 환자들을 미래병원에서 책임지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큽니다”라며 해성이 치료한 환자들을 받을 수 없다고 선포했다. 이로 인해 출혈성 쇼크를 일으킨 산모와 미숙아로 태어난 신생아 쌍둥이를 비롯해 해성과 함께 ‘미래병원’으로 온 수많은 환자들의 생명이 위태로워져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박건의 이런 ‘속물적 처사’에 해성은 ‘의사의 진정성’을 보여주며 보는 이들을 감동케 했다. 해성은 환자를 살려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자존심을 내려놓고 무릎을 꿇었다. 그는 “제 환자니 제가 지킬 수 있게만 해주십시오.. 지키지 못한 목숨이 너무 많아요 원장님.. 병원이 환자를 버리면.. 우린 살 희망이 없어요”라며 환자를 살리게만 해달라고 처절하게 부탁해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한우진(하석진)은 해성의 이런 행동에 “무릎까지 꿇고.. 이해성답지 않았어”라며 충고하려 했지만, 이에 해성은 “의사답고 싶었습니다. 의사라고 해준 게 없는데..무릎 꿇어서 살릴 수 있다면.. 덜 창피할 테니까. 환자를 폭탄이라고 돌리는 것과 포기하는 게..나한테 쪽 팔리기는 매한가지였으니까요”라며 우진에게 진심을 고백했다.
이에 과연 해성이 앞으로 재난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트라우마를 이기고, 인간적인 의사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이해성 역을 맡은 김영광은 ‘좌절-절망-분노’ 등 변화무쌍한 감정을 화면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그는 손동작과 표정으로 연기에 디테일을 더했고, 감정을 한 번에 폭발시키며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디데이’는 서울 대지진, 처절한 절망 속에서 신념과 생명을 위해 목숨 건 사투를 벌이는 재난 의료팀의 활약상을 그린 드라마로 매주 금, 토요일 저녁 8시 30분 방송된다.
정시우 기자 siwoorain@
사진. ‘데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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