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카미키 류노스케
카미키 류노스케
일본 배우 카미키 류노스케(神木 隆之介)가 연기를 처음 시작한 건 두 살 때부터이다. 이후 다양한 작품을 통해 아역 배우로 얼굴을 알렸고, 범상치 않은 연기력으로 이름까지 널리 알렸다. 드라마, 영화, 그리고 성우의 영역까지 넘나들며 연기자로서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그런 그를 한 번에 설명하기 위해 ‘일본의 유승호’라고도 한다. 다른 건 모두 차치하고서, 아역부터 시작해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만의 입지를 제대로 굳혔다는 건 분명히 맞아떨어진다.

어머니가 오디션에 응모를 해 시작한 연기지만, 이제는 오롯이 자신의 의지로 배우로 살아가고 있다. 아니, 오히려 하면 할수록 즐겁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각오를 다지게 된다. 연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아닌, 작품 속 캐릭터 그 자체로 보이고 싶은 것이 목표. 일본을 대표할 배우 ‘카미키 류노스케’이다.

Q. 4년 전에 한국에 왔고, 이번에 두 번째인가요?
카미키 류노스케(이하 카미키) : 음..세 번째, 아니 네 번째예요. 첫 번째가 수학여행이었고요, 두 번째가 드라마 어워즈. 세 번째는 일주일 정도 트레이닝(보컬, 워킹, 댄스 등)을 위해서 왔어요. 이번이 네 번째입니다.

Q. ‘2015 드라마 어워즈’에서 ‘아시아 스타상’을 받았어요.
카미키 : 정말 영광입니다. 4년 전, ‘드라마 어워즈’에 이어 또 같은 곳에서 상을 받게 돼 기적이라고 생각해요.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Q. 4년 전과 지금, 카미군은 어떤 것이 달라졌나요?
카미키 : 많은 게 바뀌었어요. 학교를 졸업하고 연기자로서 생활해야 한다는 의식이 강해졌습니다. 학교를 다닐 때는 ‘아직 학생이니까’라는 변명이 통하지만, 그게 없어져서 일을 할 때 더 신중하죠.

Q. 계기가 있을까요, 작품을 통해서라든지.
카미키 : ‘키리시마가 동아리 활동 그만둔대(桐島、部活やめるってよ)’라는 영화에서 비슷한 또래의 연기자들과 일을 했는데, 거기에서 좋은 자극을 받았어요.

Q. 좋은 자극이라면요?
카미키 : 모두 연기를 좋아하는 친구들이어서 그들이 연기를 하는 모습이 곧 졸업을 앞둔 저로서는 자극이 됐어요. 대학교에 가지 않고, 연기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굳혔어요.

Q. 충분히 연기를 착실히 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는데, 고민이 좀 있었나 봐요.
카미키 : 대학교를 갈까, 말까를 두고 고민을 했어요. 사진이나 심리학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죠.
카미키 류노스케
카미키 류노스케
Q. 지금은 어떤가요, 후회는 하지 않나요? 대학교를 가 서 다른 공부를 좀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카미키 : 갔으면 간대로, 재미있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만 공부와 일을 병행하는 건 힘들었을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의 공부와는 달리, 높은 레벨이기 때문에 좀 더 힘들지 않을까요? 또 수업을 가지 않으면 안 되니까, 할 수 없는 일도 생겼을 거고요. 잘 선택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교를) 가고 싶을 때, 언제든지 갈 수 있으니까요.

Q. 개봉을 앞둔 영화도 있고, 최근엔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카미키 : 즐겁게 지내고 있어요. 10월 3일 ‘바쿠만(バクマン)’이라는 영화가 공개되고, 내년에는 쿠도 칸쿠로 감독의 영화도 개봉하고요.

Q. 쿠도 칸쿠로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요.
카미키 : 긴장감이 컸어요. 사람을 웃길 수 있는 감독이에요. 출연자로서 먼저 ‘감독을 웃길 수 있을까. 없을까’라는 게 긴장되더라고요.

Q. 촬영이 끝나고, 성장한 기분도 들었겠네요.
카미키 : 한 가지 정도, 깨달은 것이 있어요. 코미디는 웃음을 노리지 않는 편이 좋다는 걸 알았습니다. 성실하게 하면, 그걸 보고 웃어주는 사람이 있어요.

Q. 바쁘게 촬영하다 보면, 자신을 위한 시간은 없을 것 같은데 그런 건 아쉽지 않나요?
카미키 : 신경 쓰지 않아요. 현장이 재미있고 좋습니다.

Q. 어릴 때부터 연기자로 생활해서, 다른 삶은 잘 모를 것 같은데요.
카미키 : 아뇨, 그렇지는 않아요. 엄마는 저를 평범하고, 수수하게 키우셨어요. 평범한 가정과 똑같이 자랐죠.

Q. 보통은 멍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는 날도 있는데, 그런 날은 없을 것 같아요. 취미로 하고 있는 사진을 찍고 싶은 날도 있을 텐데.
카미키 : 만들고 있어요 그런 시간도. 무리하게 만들 때도 있지만(웃음), 쉬는 날이 있어서 스스로는 충실하게 보내고 있어요.

Q. 사진을 찍을 때는 어떤 기분인가요, 카메라 앞에 서 있는 직업이기 때문에 전혀 다른 느낌이겠어요.
카미키 : 예쁘다고 생각하는 걸 남기고 싶어요. 제가 지금 여기에 존재하고 있고, 사진을 찍고 있다는 발자국을 남기고 싶죠. 연기와는 정말 관계가 없다는 기분으로 찍고 있습니다.

Q. 어렸을 때부터 사진 찍는 것이 취미라고 들었는데, 지금도 이어가고 있네요. 거의 10년이 흘러서 이젠 베테랑 정도의 실력이겠어요.(웃음) 비싼 카메라를 갖고 있다든지.
카미키 : 아니에요. 아직. 제가 산 카메라는 그렇게 비싼 편도 아니고요(웃음). 언젠가는 카메라에 대해서도 배우고 싶어요.

Q. 카메라 앞에 있을 땐 어떤가요. 연기할 때.
카미키 : 연기를 할 때는 역할만, 제가 연기하는 캐릭터만 생각해요. 역할의 성격과 생각을 통해서 상대방의 말을 어떻게 받아들일까를 느끼고, 생각해서 말해요.

Q. 그럼, 캐릭터가 된다는 말인가요.
카미키 : 저의 목표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아니라, 캐릭터가 되는, 그 자체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카미키 류노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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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러면 작품이 끝나고 다음 작품으로 갈 때 좀 힘들지 않나요. 그만큼 여운이 많이 남으니까.
카미키 : 저의 의식은 벗어났다고 해야 할까, 이제는 그 캐릭터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주위에서 ‘남아있다’고 하더라고요.

Q. 가장 벗어나기 힘들었던 작품이 있다면요.
카미키 : ‘학교의 계단(?校のカイダン)’이라는 드라마가 있었어요. 아주 빠르게 말하는 캐릭터였는데, 그건 좀 벗어나기 힘들었어요. 그 작품 속에서 말할 때 정말 기분이 좋아서, 연기도 제가 기분 좋은 리듬으로 했기 때문에 좀처럼 빠져나오기 힘들었죠.

Q. 작품 속 캐릭터가 실제 성격과 정반대라서 재미있었을 수도 있겠어요.
카미키 : 맞아요, 실제로도 말을 많이 하는 편이긴 한데, 그렇게 격정적으로 하지는 않으니까요.(웃음) 그래서 더 기분이 좋았던 것 같아요.

Q. 힘들지는 않았나요. 계속 앉아서 해야 했고. (‘학교의 계단’ 속 카미키의 역할은 ‘시즈쿠이 케이’. 스피치의 천재, 다만 휠체어를 타고 있다.)
카미키 : 힘들었어요. 저의 리듬을 다리로는 표현할 수 없고, 감각으로만 해야 했기 때문에 어려웠어요.

Q. ‘학교의 계단’이라는 작품으로 바뀐 게 있나요?
카미키 : 기억력이 좀 좋아졌어요(웃음). 게다가 상대방과 저의 대화가 아니라, 신문을 읽는 것 같은 말투였기 때문에.(웃음)

Q. 끝난 뒤에 벅찼겠어요.
카미키 : 해냈다, 끝났다는 기분은 있었어요. 그런데 바로 다음 작품이 있었기 때문에 다른 캐릭터에 집중해야 했죠.

Q. 작품을 시작하기 전, 준비할 때는 어떻게 하나요?
카미키 : 감독과 이야기를 하고, 어느 정도 과거의 것을 이미지화해요. 또 제가 읽고 느낀 것, 캐릭터의 성격을 조금씩 만들어요. 말투나 습관 같은걸요.

Q. 작품을 끝내고 여행도 가나요?
카미키 : 여행을 할 때도 있어요. 근데, 주로 혼자 노래방을 가요. 혼자서 노래방에 가서 1시간 정도 노래를 부르죠.(웃음)

Q. 두 살때부터 연기를 시작했는데, 어릴 때부터 주위 사람들에게 ‘착실하네’, ‘어른스럽네’라는 말을 들었어요. 그게 언젠가부터는 부담, 압박이 됐을 것 같은데.
카미키 : 특별하게 부담 같은 건 없었어요. 제가 착실하게 하고 있다고도 생각 안 했기 때문에. 그 말을 들으면 의문이 들기도 했어요. ‘왜 그러지? 평범한데'(웃음) 어릴 때도 어린아이 같았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것만 이야기했고, 제 나름대로는 어린이였어요.(웃음)

Q. 지금은 어때요, 이제는 착실하지 않으면 안 되는 나이이니까.(웃음)
카미키 : 지금도 변한 건 없어요. 정확히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때엔 그렇게 하고요, 또 그렇지 않아도 될 때는 하지 않죠. 제가 편하게, 즐겁게 할 수 있도록 합니다.

Q. 연기자 외에 성우로서도 활동하고 있어요. 그건 또 다른 재미가 있죠?
카미키 : 재미있지만, 어려워요. 그림에, 또 캐릭터에 맞추지 않으면 안 되니까 쉽지 않아요. 연기자와 성우는 전혀 다른 일이라고 생각해서 성우 일을 할 때는 ‘실례합니다, 열심히 할테니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느낌이고, 죄송한 마음도 들어요. 다름 사람의 집에 간 것 같은 그런.

Q. 다른 세계라고 생각하는군요. 여전히 적응하기 힘든 게 있나요?
카미키 : 얼굴이 찍히지 않을수록, 과장되지 않고 어느 정도 힘을 빼고 해야 하는데, 과장과 여유의 그 중간을 하는 것이 어려워요. 애니메이션, 만화 보는 걸 좋아해서 유명한 성우들의 작품을 보면서 공부를 하죠.
카미키 류노스케
카미키 류노스케
Q. 한국에서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ハウルの動く城)’이 인기가 있어서, 그 목소리가 기억에 남는데요. 지금까지 한 작품 중에 가장 마음에 든 자신의 목소리는요?
카미키 : ‘마루 밑 아리에티(借りぐらしのアリエッティ)’, ‘썸머워즈(サマ?ウォ?ズ)’를 좋아해요. ‘하울’도 좋아하고요.

Q. 곧 개봉하는 ‘바쿠만’도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 어요.
카미키 : 만화, 애니메이션 그리고 실사로 이어지네요. ‘바쿠만’의 만화도 좋아하고 다른 만화도 폭넓게 좋아해요. 극 중 만화를 좋아하는 캐릭터도 저와 닮았죠.

Q. 앞으로 오롯이 자신만의 의지로 작품을 선택할 수 있다면,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요?
카미키 : 작품이 뭘 전하고 싶은지 메시지라든지, 지금까지 제가 하지 못 했던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어요. 작품을 보고, 즐거워하는 사람이 있을까라는 생각도 할 것 같고요.

Q. 앞으로 하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요.
카미키 : 순정만화의 주인공을 해보고 싶어요(웃음). 순정만화를 좋아해요. 좋아해서 그런 것도 있고, 노려서 멋진 게 아니라 스며 나오는 멋짐이 가능한지 도전해보고 싶어요.(웃음)

Q. 앞으로 한국에서 작품을 한다든지, 콜라보레이션을 기대해 볼 수 있을까요?
카미키 : 해보고 싶네요. 4년 전에도 이번에도, 아역부터 시작해 연기를 하고 있다는 유승호 씨의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협력해서 작품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웃음)

Q. 한국의 팬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요.
카미키 : 앞으로 한국에서도 작품을 할 수 있는 배우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할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이때 카미키는 실제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Q.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카미키 : 연기하는 ‘카미키 류노스케’로 보이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캐릭터를 연기할 때, 제가 보이지 않고 극중 캐릭터 그 자체로 보일 수 있도록, 연기력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Q. 준비한 모든 질문을 했어요. 혹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카미키 : (몇 초 동안 진지하게 생각하다)만두가 맛있어요. 어제도 먹었고, 4년 전에 왔을 때도 먹었어요. 만두가 정말 좋아요.(웃음)

김하진 기자 hahahajin@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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