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시사기획 창’
[텐아시아=장서윤 기자]중동호흡기증후군인 메르스(MERS)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KBS1 시사 보도 프로그램 ‘시사기획 창’이 메르스 방어책에 대해 집중적으로 보도한다. 9일 방송에서는 전국적인 메르스 공포의 실체를 들여다보고 정부 대책의 문제점 등을 분석한다.5월 20일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이후 사망자와 확진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모니터링 대상인 자가 격리자도 2천 명을 넘어섰다. 몸이 아픈 환자들이 메르스 감염을 우려해 병원 찾기를 꺼릴 만큼 메르스 공포가 전국을 뒤덮고 있다. 골든타임을 놓친 방역 시스템, 정보 독점으로 불신을 초래한 콘트롤타워. 정부가 메르스 공포를 더욱 부추겼다는 지적도 높다.
문제는 지역 사회 감염이다. 자가 격리자와 능동감시자에 대한 모니터링은 제대로 되고 있을까?
지난 5일 전북 순창군의 한 농촌 마을이 통째로 격리됐다. 대부분 노인들인 이 마을 주민 105명은 전염 우려 때문에 잠복기가 끝나는 2주 동안 집에 갇힌 신세가 됐다. 발단은 이 마을의 한 70대 노인이었다. 평택 성모병원에 입원했던 이 노인은 퇴원해 경기도의 자녀 집에 머물다가 고향인 전북 순창으로 돌아와 지내던 중 발병했다. 그러나 정작 이 노인은 보건당국으로 부터 본인이 외출이 제한되는 자가 격리자인지를 전혀 통보받지 못했다고 한다.
2,000명의 자가 격리자와 외출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당국의 관찰을 받는 이른바 능동 감시자에 대한 보건당국의 부실한 모니터링 실태를 취재했다.
KBS1 ‘시사기획 창’
정부는 확진 환자와 의심 환자를 격리병원에서 치료하고 있다. 이른바 국가지정 격리병원으로 음압 병상이 있는 전국 17개 병원이다. 그런데 인구 350만 명과 160만 명의 부산과 충북에는 국가지정병원이 없다. 전실과 내실을 모두 갖춘 음압 병상이 있는 병원이 아예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부산대병원과 충북대병원에 각각 5개와 10개의 음압 병상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KBS 취재 결과 일선 병원 의사들은 그동안 국가지정병원이 어딘 지 조차 몰랐다고 증언한다. 7일 최경환 총리 대행이 기자회견을 하기 전 까지 정부가 국민은 물론 의료진에게 조차 지정 격리병원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의 감염병 방역 대책이 얼마나 부실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남서울대학교 최명일 교수가 신종플루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 2009년 5월 2일부터 15일간, 그리고 메르스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 2015년 5월 20일부터 15일간 SNS를 분석했다.
2009년 신종플루 때는 불안 등 부정적 단어가 81%, ‘좋은’ ‘효과적’ ‘빠른’ 등 긍정적 단어가 19% 였다. 반면 현재 메르스는 부정적 단어가 92.3%, 긍정적 단어가 7.7%에 불과하다. 특히 첫 사망환자가 나온 6월 1일 이후 ‘메르스’라는 키워드가 하루 십만 건대로 급증하는 양상을 보였다.
또한 커뮤니티 위주로 ‘가족’ ‘아이’ ‘신랑’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헬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메르스처럼 정체가 밝혀지지 않고 백신이 없는 질병의 경우 본인만 불안한 것이 아니라 가족들까지 걱정해야 하므로 불안감이 훨씬 커진다고 지적한다
장서윤 기자 ciel@
사진. KB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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