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이 유희열
[텐아시아=박수정 기자]유희열이니까 가능했던 콘서트며, 할 수 있었던 농담이었다.유희열은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토이 콘서트 ‘다 카포(Da Capo)’를 개최했다. 약 7년 만에 개최된 토이 콘서트에는 그동안 토이 앨범에 객원 보컬로 참여했던 쟁쟁한 가수들이 대거 무대에 올라 드림콘서트를 만들었다. 김연우, 이적, 김동률, 성시경, 조원선, 윤하, 윤종신 등등이 무대에 올라 유희열과 관객들과 호흡했다. 이보다 더 성공적인 콘서트는 없었을 정도였다.
그런데 문제는 유희열이 6일 토이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를 게재하면서 시작됐다. 유희열은 “이번 공연 중에 경솔한 저의 가벼운 행동과 말에 아쉽고 불편해하시는 분들도 계셨을 텐데, 무척이나 죄송해지는 밤이기도 합니다”라며 “오랜 시간 아끼고 간직해온 기억들도 한마디의 말로 날려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더 깊게 새기며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에 부끄럽고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콘서트 도중 수위 높은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유희열이 수위 높은 발언은 지난 3일 공연에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유희열은 “내가 공연을 할 때 힘을 받을 수 있게 앞자리에 앉아 계신 여자분들은 다리를 벌려달라”며 “다른 뜻이 아니라 마음을 활짝 열고 음악을 들으란 뜻이다”라고 말했다. 텍스트로만 보면 충분히 논란이 여지가 있는 발언이다. 그러나 유희열이다. 올해 데뷔 21주년을 맞이한 뮤지션이자 라디오 DJ,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으로 입담을 자랑해온 그다. 게다가 ‘감성변태’라는 캐릭터로 19금 예능 ‘SNL코리아’에서도 활약했던 유희열이다. 유희열이니 가능했던 농담일 수밖에 없다. 현장에 있던 관객들도 유희열의 농담에 웃으며 공연을 즐겼다. 해당 발언은 팬들 사이에서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유희열의 해당 발언은 화제가 되지 않고 끝났을 수도 있었다. 오히려 유희열이 혹시라도 상처받았을 팬들을 위해 글을 남기면서 공연을 보지 않은 다른 대중에게도 해당 발언이 알려지게 됐다. 유희열은 위험할 수 있었을 텐데도 자신을 오랜 시간 동안 지켜봐준 팬들을 위해 글을 남겼다. 팬들을 생각하는 유희열의 감성과 배려를 엿볼 수 있다.
토이 콘서트는 성황리에 마쳤다. 유희열은 마지막 콘서트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콘서트는 뮤지션 토이의 지난 2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토이 음악을 위한 자리였다. 김연우는 콘서트에서 유희열을 향해 “죽을 때까지 공연할 거다”라고 응원했다. 유희열, 가수, 팬들, 오랜 음악적 동지들이 함께 호흡한 3일이었다. 유희열의 농담은 문제되지 않았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안테나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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