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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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는 최장수 아이돌답게 행보 하나하나가 역사가 되고 최초의 기록이 되고 있다. 아이돌 그룹들은 하나 같이 롤모델을 신화로 꼽는다. “앞으로 무엇을 원동력을 삼아서 일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는 에릭의 고민, “언젠가 우리가 걸어온 길을 보고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동완의 바람 등을 보면 신화는 신화를 써야할 것에 대한 부담감과 써왔다는 것에 책임감을 느끼는 듯 보인다. 그럼에도 신화는 ”팬들과 우리의 관계가 진화해 왔다”며 “정규 앨범으로 성의 있게 하다보면 우리가 상상치 못했던 또 다른 새로운 그림이 나오지 않을까. 그 누구도 모른다”고 말하며 또 다른 신화를 예고했다. 신화가 신화를 쓴다는 것, 여섯 남자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Q. 장수 그룹이다. 세월이 흘러서 좋은 점과 세월이 흘러서 힘들거나 아쉬운 점이 있나.
신혜성 : 좋은 점은 그냥 그 자체다. 19~20세에 데뷔하면서 ‘대한민국에서 장수돌이 돼야지’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열심히 꾸준히 활동을 했는데 자연스럽게 많은 분이 인정해주신 것 자체가 정말 좋은 것 같다. 또 나이 먹은 거 자체가 안 좋다. 하하.
김동완 : 친구들도 별로 없다. 대기실 가면 다 또래인데 요즘은 너무 차이가 나니까.. 많게는 17~18세 차이가 나니까 심심하다. PD나 작가 말고는 이야기할 상대가 없다. 하하.
전진 : 고민이 있다. 방송에 나갔을 때 더 재미있고 좋은 말들을 하고는 싶은데 했던 이야기를 또 하면 싫어할지 않을까 고민된다.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를 골라 하기 때문에 방송에서 했던 얘기를 또 하게 되는데 모르는 사람들에겐 어필할 수 있지만, 팬들만 생각했을 때는 지겨워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음악적인 부분이나 의상에 대해서도 고민이 생긴다. 좋은 점은 인간적으로 봤을 때 이제는 조금씩, 100%는 아니어도 내려놓기가 되는 것 같다. 솔직할 수도 있고, 연륜도 되니까.
이민우 : 오래할 수 있어서 좋은 점은 오래할 수 있는 자체가 좋은 것이다. 어렸을 때 우애 좋고 부럽다는 말이 멋있었다. 앤디가 어려운 일이 있어도 안아주고 같이 가고 그런 것이 참 좋은 것 같다. 나쁜 점을 크게 느끼는 것은 없다. 개인적인 것은 언제 장가를 갈까가 궁금하다. 지금은 다들 말이 많은데.. 하하.
김동완 : 우리 다 못 갈 것 같다.
이민우 : 일에만 열중해서 안 좋은 것 같기는 하다.
에릭 : 20대 초반으로 돌아갈 것이냐 묻는다면 나는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다. 그때 빡빡한 스케줄과 힘든 와중에도 재미를 찾아냈긴 했지만, 하루에 스케줄 20개씩 하고 쉴 새 없이 고속도로 달리면서 휴일 없이 일했던 것을 지금 하라고 하면 못하겠다. 그때 원하고 바랐던 것이 17년 후에도 대중의 사랑을 받으면서 즐겁게 일하고 싶다는 것이었는데 이뤘다. 지금까지 열심히 해왔기 때문에 이룬 것에 대해 감사히 생각한다. 그런 점에 있어서 세월이 지나서 좋은 점이 생겼다. 나쁜 점이라고 한다면 예전에는 어려서 목표가 명확하고 단순했다. 이미 목표를 이룬 지금, 앞으로 무엇을 원동력을 삼아서 일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예전에 내 장점을 낙관적이고 안 좋은 일이 있어도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꼽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쓸데없는 걱정이 많이 늘었다. 쓸데없는 걱정도 미리 하고, 나이가 들어서인지 밤잠도 없어진 것이 안 좋은 것 같다.

Q. 신화를 롤모델로 삼는 아이돌 그룹이 많다.
김동완 : 책임감이 든다. 우리가 죽을 때까지 사고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우리가 정답이라고 말할 수 없다. 우리처럼 하라고 말할 순 없지만, 언젠가 우리가 걸어온 길을 보고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나는 어떤 곡을 어떤 스타일로 소화할지 모를 때 ‘신승훈이라면 어떨까’, ‘김건모라면 어떨까’ 생각하고 해답을 찾을 때가 있다. 우리도 그런 가이드라인이 되고 싶다. 그룹이든 솔로든 오래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간으로서 아이돌로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말이다. 우리 개개인은 스스로 인생을 나아가는 것이지만 후배들에게 조금씩 도움이 되고 싶다. 최근에는 그룹이 와해되는 게 회사 시스템 때문에 와해되는 게 대부분이다. 선택권이 없다. 와해된 다음에 방황하고 ‘내 인생은 끝났나봐요’, ‘연예인 못하나봐요’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본인 인생은 본인이 포기하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다. 잘 헤쳐 나갔으면 좋겠다. 너무 쉽게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Q. 앤디와 에릭은 경험이 있지만, 다른 멤버들은 후배 가수를 키우고 싶지 않나?
전진 : 생각은 있다.
이민우 : 앤디가 나에게 ‘형은 진짜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안하는 거야?’라고 자주 물었다. 나는 아직 더 내공을 쌓고 싶다. 내 음악을 더 하고 싶다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배우고 갖고 있는 무기가 많고 확실할 때 보여주고 싶다. 이제는 앞으로를 위한 준비 단계인 것 같다. 곧 터닝포인트가 올 것 같은데 그때가 언제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생각과 바람과 목표는 있다.
김동완 : 아직은 다들 스스로 활동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이민우 : 신화에 대한 애정도가 더 크니까 신화 같은 그룹 만드는 게 가장 큰 소원이다.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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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3월 21~22일 콘서트도 앞두고 있다. 신화는 매년 공연을 펼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다.
김동완 : 공연을 매년하고 싶다는 마음은 여섯 명이서 지키려고 한다. 그 말을 했기 때문에 작년에 5명이서 했을 때 실망하는 분들도 계셨다. 6명이 아니면 무슨 의미냐고. 매년 하는 공연인 만큼 6명이서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앨범 잘 만들어서 자주 만나야겠다. 이번 약속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앤디의 힘이 컸다. 앤디가 용기를 많이 내줬고, 무대를 그리워했다. 대중이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걱정도 있었지만, 앤디도 힘을 내보자는 생각으로 나오기됐다. 앤디는 지금도 두려움이 있다. 이해를 바라진 않지만, 오해는 더 이상 그만이었으면 좋겠다.
앤디 :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 있다. 개인이나 연예인으로서 큰 실수를 했기 때문에 멤버들과 함께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서 영광이고 기쁘다. 한편으론 너무나 미안하다. 이번 12집도 준비를 하면서 힘들었던 과정이 있지만, 최선을 다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김동완 : 시대가 어려운 시기인 만큼 용서를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분들한테는 너무 죄송하지만, 앤디가 활동으로서 이해 받을 수 있게 노력하고 있으니까 예쁘게 봐주시면 열심히 하는 모습으로 귀엽게 변신하겠다.

Q. 계속 활동하는 그룹이기도 하지만, 요즘 예전 인기 있는 가수들의 팬층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들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응답하라 1997’이나 ‘토토가’가 유행하기도 했는데 신화를 대상으로 하는 콘텐츠가 만들어지면 어떨까.
김동완 : 개인적인 생각으로 우리를 추억의 소재로 만드는 드라마가 안 만들어져서 너무 다행이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가 추억 속에 갇혀버린 느낌이다. ‘응답하라 1997’을 정말 좋아했다. 그런데 1997년이 우리 데뷔한 1998년의 바로 1년 전이어서 놀랐다. 추억 속에 갇히기 싫다. 아주 어린 애들은 우리를 늦게 데뷔한 아이돌로 보더라. 그렇게 기억되는 것이 좋다.

Q.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
신혜성 : 지금처럼 하면 될 것 같다. ‘20년을 채워야지’ 하는 마음이 있으면 부담이 될 것 같다. 에릭이 많이 이야기했는데 앨범을 내고 무리하게 방송 스케줄이다 뭐다 강행하면 좋지 않을 것 같다. 일을 좀 즐길 수 있고, 웃으면서 즐겁게 했으면 좋겠다. 지금처럼 꾸준히 하면 20년이 금방 올 것 같다. 그때 되면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에릭 : 활동을 오래하다 보니까 다른 것을 느끼지 못한 것을 보게 된다. 멤버 개인의 팬도 멤버의 성향을 많이 따라가는데 신화를 좋아해주시는 팬들이 우리랑 같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각계 분야에서 유능한 사람들이 많다. 모두 신화를 닮아서 지지 않으려고 노력한 것인가 뿌듯하기도 하고 멋있기도 하다. 우리와 팬이 1차원적인 관계가 아니라 팬 여러분이 우리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멋있게 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신화창조가 쌀 기부 문화도 처음에 만들었고, 신화숲 등 좋은 일을 했는데 우리를 멋있게 보이게 하기 위해서 한 것들이다.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그렇게 팬들과 우리의 관계가 진화해 왔다. 할 수 있는 한 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댄스타이틀로 일관성을 다해서 초심을 가지고 활동할 것이다. 정규 앨범으로 성의 있게 하다보면 우리가 상상치 못했던 또 다른 새로운 그림이 나오지 않을까. 그 누구도 모른다.

신화, 심장 저격을 위한 필요충분조건 (인터뷰①)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신컴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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