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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성장호르몬이 나오고 있고 풋풋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니 아직 성인은 아니에요. 농익은 사랑노래보다는 ‘사랑이 뭘까? 사랑하고 싶다’ 이런 노래를 부를 때인 거죠. 잘 모르시겠죠? 보여드릴게요. 비트 주세요.”(이찬혁)

이찬혁의 말처럼 23일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악동뮤지션의 첫 전국투어 콘서트 ‘악뮤캠프’는 풋풋함으로 가득 찼다. 하지만 풋풋함과는 어울리지 않는 음악적인 기발함, 그리고 욕심도 보였다. 이문세의 ‘붉은 노을’을 멋지게 편곡해 들려주는 음악은 앨범 ‘플레이(PLAY)’에 담긴 노래들만큼이나 놀라웠고, 팬의 가슴 아픈 사연에 눈물을 멈추지 못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아이였다.

악동뮤지션이 여행을 떠났다가 공연을 연다는 내용을 설명하는 도입부는 마치 ‘구름빵’과 같은 어린이뮤지컬을 보는 것 같았다. 실제로 이날 공연장에는 가족단위 관객들, 그리고 어린 관객들이 상당히 많았다. 아이유 콘서트에 아저씨들의 함성이 많은 것처럼 아이들의 함성이 크게 들렸다. 공연 초반은 뮤지컬처럼 진행됐다. ‘기브 러브(Give Love)’ ‘200%’ ‘길이나’ ‘헤븐트 멧 유 옛(Heaven’t Met You Yet)’에서 찬혁 수현은 백댄서들과 상황 극을 하듯이 연기와 안무를 함께 구사하며 노래했다. 그 모습이 꽤나 능숙하고, 또 능청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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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뮤지션을 세상에 알린 ‘K팝스타’의 경연 곡들을 메들리로 듣는 순서도 마련됐다. 이찬혁은 “우리 집 침대에 앉아서 자작곡을 연주해 유튜브에 올리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이런 큰 무대에 서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하면서도 ‘K팝스타’ 시절에 찍었던 사진들을 부끄러워했다. 그리고 ‘다리 꼬지마’를 연주하자 그 시절 추억이 슬슬 피어올랐다. 그것은 관객과 악동뮤지션이 함께 공유한 추억이었다.

밴드 사운드로 편곡된 노래들은 세련미를 더했다. ‘라면인건가’는 마치 자미로콰이의 멜로디에 라면을 먹는 아이 다운 가사를 담은 이색적인 곡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런 점이 바로 악동뮤지션의 매력이었다. 둘은 서로의 솔로 타임에서 댄스와 함께 노래를 선보였다. 찬혁은 자이언티의 ‘베베이(Babay)’, 수현은 에이핑크의 ‘노노노’를 선곡했다. 둘다 가만히 앉아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곡보다 춤을 추며 노래하는 순서가 월등히 많았다. 한창 즐겁게 뛰면서 노래한 이들은 “이제 ‘악동’의 모습은 많이 보여드렸으니 ‘뮤지션’이 될 차례”라며 의자 앉아 ‘가르마’ ‘안녕’ ‘얼음들’ 등 잔잔한 노래를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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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의 귀여운 멘트는 관객을 더욱 즐겁게 했다. 찬혁이 유성은, 정성하와 함께 변진섭의 노래 ‘희망사항’의 가사를 ‘엉덩이보다 마음이 예쁜 여자, 저작권료 보고 접근하지 않는 여자, 내 동생 보다 코 높은 여자’라고 개사해 부르는 모습, 수현은 ‘나는 달라’를 부르기 위해 나온 이하이의 비치는 의상을 지적하며 “의상이 이게 뭐야! 가리고 있어”라고 쏘아붙이는 모습은 관객들을 미소 짓게 했다.

이날 공연에서 깜짝 공개한 이문세의 ‘붉은 노을’ 악동뮤지션 버전은 꽤 기발하고 신선한 리메이크였다. (조금 과장을 보태면 빅뱅의 ‘붉은 노을’보다 오만 배는 좋더라) 찬혁은 “방송에 나올 뻔했다가 편집 당했고, 음원으로 나올 뻔 했는데 사정이 있어서 못 나온 곡이다. 이 곡을 듣는 건 공연에 온 여러분들의 특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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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공연이 끝나고 앵콜이 나오기까지 약 5분이 걸렸는데 그 사이에 공연장을 나가는 이가 보이지 않았다. 그 정도로 만족도가 높은 공연이었다. 앵콜에서 마련된 2NE1의 ‘내가 제일 잘 나가’에서는 본 공연에서 못 다 보여준 끼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찬혁은 “여러분의 시선을 받으면서 이렇게 우리 노래를 들려드릴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고 가슴이 벅차다”고 첫 콘서트에 대한 소감을 말했다. 수현은 “우리를 보고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초심을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여러 분이 우리가 음악을 하는 이유를 알려주셨다”라고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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