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비정상회담’

‘비정상회담’이 이번엔 각국의 취업 백태를 통해 한국 청춘들의 자화상을 보여줬다.

지난 15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비정상회담’에서는 가수 존박이 한국 대표로 출연해 청년 취업에 대한 안건을 상정했다. G11은 각국의 취업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한국에서 겪은 경험 등을 이야기하며 토론에 나섰다.

이날 ‘비정상회담’은 전국 시청률 4.964%(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로 전주(4.894%)보다 0.1%포인트 상승하며 자체최고시청률을 보였다. 특히 이날 방송은 동시간대 방송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4.6%)를 제치고 동시간대 시청률 2위를 차지, 지상파를 넘어서는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다.

우선 비정상들은 한국에서 이력서에 사진을 꼭 첨부해야 하는 사실이 의아했다고 털어놨다. 해외에서는 외모적인 것을 바탕으로 차별을 당할 수 있기에 사진을 요구하는 일이 없다는 것이었다. 사진 뿐아니라 개인의 인적사항이 드러날 만한 내용을 대부분 제외되고 관련 경력이나 자격증 등에 대해 주로 작성하며, 고용주 또한 이를 더 중요시한다는 것. 사진은 물론 키와 몸무게, 식구들의 학력까지 적어 내야하는 한국과 확연히 비교됐다.

미국 대표 타일러는 “한국에서 인터십을 지원했는데 이력서에 사진을 붙이라고 해서 놀랐다. 미국에서는 차별이라고 생각해 고소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사진을 요구하지 않는다. 꼭 외모적인 차별이 아니라 성별, 나이, 인종, 출신국가 등을 드러내지 않는 방식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외모 차별에 대한 이야기는 한국의 취업 성형으로 이어졌다. 대부분의 외국인 출연자들은 취업을 위해 성형수술을 받는 일부 한국인들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비정상이라고 생각하는 멤버들은 9명이었고 중국과 일본, 호주 대표 3명만 정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타일러는 “외모를 본다는 말은 지원자들이 실력과 상관없는 외모 가꾸기를 해야한다는 것인데, 이는 성형수술을 해야한다는 식으로 조장하는 것과 같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물론 최종 면접에 올라온 3명이라면 그 중 외모가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하지만 서류전형부터 외모로 차별을 당해 실력과 상관없이 탈락하는 사람들이 생긴다는 말”이라며 소신을 밝혔다.

청년들이 대학생 때문에 취업을 위해 일명 ‘스펙쌓기’에 열중하는 현상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몇몇 비정상들은 한국의 학생들이 영어시험을 필수적으로 본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고백했다. 한국에서 대학을 다닌 샘 오취리는 졸업을 위해 토익이 필수라 시험을 봐야했다고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탈리아 출신 알베르토는 “모든 사람들이 같은 스펙을 준비하려고 하는 게 문제다. 어떤 사람은 노래를 잘하고 다른 사람은 정리를 잘하고, 사람 만나는 걸 잘한다. 직무에 맞는 스펙을 가진 사람을 뽑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어에 대해서도 “이탈리아에서 주변에 통역가가 되려는 사람 아니고서는 토익이나 토플 등의 영어 시험을 보는 사람이 주변에 많지 않다. 물론 무역 관련 등의 부서라면 영어 실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영업이나 재무 등 국내 부서에서는 영어 능력이 꼭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타일러는 “미국에서는 한국과는 달리 자격증 보다는 경험을 위주로 본다. 예를 들어 대학교에 들어가기 전 1년 정도 입학을 유예하고 봉사활동을 하거나 해외에 나가서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자신의 의지에 따른 특별한 경험을 중시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 대표 장위안은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난 때문에 전공과 관련된 일을 하기는 힘들다”며 이 때문에 중국 학생들도 컴퓨터 자격증을 따는 등 여러 자격증을 준비한다”고 밝혀 한국과 비슷한 풍경을 소개하기도 했다. 독일의 다니엘 또한 “한국에 오기전 저도 불안하니까 뭐라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에 여러 자격증을 딸까 생각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한국 뿐 아니라 해외 각국에서도 취업난이 문제가 되고 있었다. 이탈리아 대표 알베르토는 “이탈리아는 청년 실업률이 44%를 넘었다. 3명 중 2명이 직업이 없는 것”이라며 “취업난이 심해 자기 회사를 차리거나 부모님 돈으로 산다”고 밝혀 놀라게 했다.

반면 유럽에서 가장 낮은 청년 실업률의 독일은 체계적인 교육 과정이 눈길을 모았다. 독일 출신 다니엘은 “독일은 청년 실업률이 유럽에서 제일 낮다. 7.7%밖에 안 된다”고 밝히며 “독일은 학생들이 모두 대학에 들어가려고 하지 않는다. ‘마이스터’라는 제도가 있어서 자신만의 기술을 인정 받을 수 있다. 굴뚝 닦는 사람도 이 자격증을 따면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는다”고 소개했다.

이 같이 각국의 다양한 취업 백태는 한국과 닮은 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었다. 당연시 여겨졌던 일들이 여러나라의 상황과 비교해보니 당연하지 않은 것임을 느낄 수도 있었고, 분야에 관계없이 자신만의 기술을 지닌 사람을 인정해주는 독일의 문화가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비정상들의 눈을 통해 좀 더 다양한 시각으로 한국을 볼 수 있어 의미 깊은 시간이었다. 다음 방송에서는 또 어떤 주제에 대해 흥미로운 토론이 전개될 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 JTBC ‘비정상회담’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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