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조선 총잡이’

비 온 뒤 땅은 굳는다. KBS2 ‘조선 총잡이’의 이준기를 단단한 영웅으로 만든 이면에는 ‘눈물’이 숨어 있었다. 극중 ‘만월의 흑포수’라 불리며 민중의 영웅으로 거듭나고 있는 박윤강 역의 이준기는 이번 작품에서 특히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감정연기로 짜릿한 액션 쾌감을 넘어 감동을 선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준기만의 매력이 빛난 눈물 연기를 꼽아보았다.

4회. 아버지의 죽음. 회한의 눈물.
아버지 박진한(최재성)의 죽음 앞에 그는 무너졌다. 총에 맞아 죽어가면서도 “미안하다”며 아들에게 용서를 구한 아버지. 윤강은 이를 악물고 참았지만 터지는 눈물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미 목숨이 끊어진 아버지를 끌어안고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 오열했던 박윤강의 눈물은 아버지에 대한 회한과 미안함에서 비롯됐다. 그리고 그가 한량에서 무사가 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8회. 누이의 뺨을 내려치고 삭힌 눈물.
일본인 상인 한조로 신분을 위장했지만 애타게 윤강을 찾았던 동생 연하가 그를 못 알아 볼 리 없었다. 정체가 발각되지 않기 위해 윤강은 누이를 만나 벅차오른 감정을 짓누르고 따귀를 올려 부쳤다. 그리고 누이를 부정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에 대한 분노와 슬픔에 주저앉아 오열했고, 누이를 구해내기 위해서라도 복수의 과업을 성공시키리라 다짐했다.

12회. 수인과 눈물의 키스. 참고 참았던 사랑의 눈물.
정수인(남상미)은 일본인 한조가 박윤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대역죄인의 신분이었던 윤강은 자신 때문에 수인이 위험에 빠지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었다. “난 이미 낭자를 잊었소”라며 마음에도 없는 말을 내뱉었지만, 이내 곧 그의 발걸음은 수인을 향했고 수인을 끌어안았다. 그토록 기다렸던 순간. 긴 입맞춤과 함께 윤강과 수인은 서로를 그리워하며 참고 참았던 눈물을 모두 쏟아냈다.

14회. 복수의 끝. 허망한 눈물.
아버지의 원수 최원신은 윤강의 총에 맞아 절벽으로 떨어졌고 이대로 길고 긴 복수는 결말을 맞이하는 듯 했다. 최원신을 삼켜버린 강물을 바라보며 털썩 무릎을 꿇은 박윤강은 오랫동안 참아왔던 감정을 폭발시켰다. 그토록 원하던 복수였지만, 가슴 속 응어리가 풀리지는 않았다. 그리고 복수의 끝엔 허망함만 남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윤강의 시선이 민중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18회. 가네마루의 희생.
야마모토(김응수)가 보낸 수행원이 쏜 총에 맞고 쓰러진 가네마루(오타니 료헤이). 윤강을 대신해 목숨까지 희생했다. 일본에서부터 윤강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던 가네마루였기에 윤강의 슬픔은 더욱 깊었다. 그러나 “돌아가신 부모님께 가는 겁니다”라며 오히려 그를 위로하며 죽어간 가네마루. 윤강의 눈물은 주체할 수 없이 흘러내렸다. 친구의 고귀한 죽음 앞에 그의 총구는 이제 조선의 기득권을 향하고 있다.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사진제공. KBS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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