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우리 생활에서 다양한 신조어가 생산되며 사용되고 있다. 그 신조어 중 ‘쎈캐’라는 말이 있다. 강렬한 쌍시옷과 키읔의 조화로 어감부터 심상치 않은 이 단어는 ‘센 캐릭터’의 줄임말이다. 그렇다. 말 그대로 강하고 센 성격이나 성질을 갖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뜻을 가진 쎈캐를 떠올린다면 왠지 모르게 다가가기 힘들고 뭔가 무섭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쎈캐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한 이유도 그런 것이다. 하지만 쎈캐 안에서도 의외로 온순한 반전매력과 솔직 털털한 모습을 보이는 캐릭터들은 오히려 치명적인 매력으로 다가오고 있다.

H.O.T. ‘아이야’ 무대 (위), 신화 ‘요(yo)’ 무대

아이돌에서도 쎈캐는 존재한다. 아이돌하면 신비롭고 샤방샤방한 모습이 우선적으로 떠오른다. 하지만 아이돌 안에서도 강렬하고 쎈, 이른바 쎈캐 콘셉트의 역사는 1세대 시절부터 시작됐다.

아이돌의 조상님으로 일컬어지는 H.O.T.도 ‘캔디’에서 귀여운 털장갑을 끼기도 했지만 쎈캐를 자주 선보였다. 특히 ‘아이야’에서 문희준은 금속성 손톱을 착용하고, 멤버들은 사회 비판 메시지를 담은 강렬한 가사의 곡을 선보였다. 신화 역시 카리스마 있고 강한 모습을 선보였다. 신화는 ‘요(Yo!)’에서 당시 학생들의 마음을 대변한 솔직하고 당당한 생각을 노래했다. 이와 함께 김동완의 파격적인 메이크업은 화제가 되며 말 그대로 ‘쎈’ 아이돌의 모습을 보였다.

베이비복스(위), 디바

쎈캐의 모습은 보이그룹 뿐만이 아니었다. 걸그룹에서도 베이비복스는 여전사 콘셉트로 등장했다. 당시 상큼하고 발랄한 요정 느낌의 걸그룹이 대부분이었지만 베이비복스는 쎈 언니들의 이미지를 선보였다. 베이비복스는 타 걸그룹보다 다소 진한 화장과 컬러 렌즈를 착용하는 비주얼적 면모와 ‘킬러(Killer)’, ‘인형’ 등 노래를 통해 진취적이고 센 여성의 모습을 보였다. 베이비복스와 함께 디바도 쎈캐 걸그룹이었다. 디바는 신나는 비트의 댄스 음악을 바탕으로 시원시원한 모습을 선보였다. 특히 멤버 비키는 예쁘장한 외모에 과감한 삭발 헤어스타일을 감행해 화제가 됐다. 디바 역시 쎈 캐릭터였지만 털털하고 솔직한 매력으로 사랑을 받았다.

빅뱅

이들에 이어 그룹 빅뱅이 쎈캐 아이돌의 바톤을 이어 받았다. 빅뱅은 아이돌, 특히 보이그룹으로는 색다른 콘셉트로 등장했다. 빅뱅은 멋있고 신비로운 소녀들의 우상을 넘어 스트릿 패션과 차별화된 래핑을 선보이며 신선한 모습을 선사했다. 강한 타투에 스모키 화장 등을 선보이며 쎈캐의 모습을 보인 빅뱅은 닮고 싶고, 따라 하고 싶은 모습으로 스타일의 중심이 되며 최고의 아이돌 그룹으로 자리잡았다. 빅뱅의 등장은 많은 아이돌이 트렌드를 이끄는 스타일링을 선보이고 강렬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 하나의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말 그래도 센, 쎈캐는 어쩌면 호감과 친근감을 얻기에는 다소 위험한 캐릭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쎈캐 아이돌이 계속해 등장하고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솔직함과 시원함이 그 원천일 수 있다. 하고 싶은 말을 대신 시원하게 해주며 꾸밈 없이 솔직한 그들의 모습에 대중은 흥미를 느끼고 열광한다. 틀에 박힌 가공된 모습이 아닌 있는 그대로 자유로운 느낌의 쎈캐 아이돌은 다가가긴 힘들지만 당당한 매력에 한번 더 주목이 갔고 그 매력을 통해 대중의 사랑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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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최진실 true@tenasia.co.kr
사진. MBC ‘음악캠프’ 방송화면 캡처, 베이비복스 3집 재킷, 디바 3집 재킷, YG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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