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한도전’ 방송 화면 캡처

MBC ‘무한도전’ 377회 2013년 5월 3일 오후 6시 25분

다섯 줄 요약
‘무한도전’ 앞으로의 10년을 준비하기 위해 차세대 리더를 뽑는 ‘선택 2014’의 막이 올랐다. 어느덧 9년을 맞이한 ‘무한도전’ 멤버들은 지난 추억을 떠올리며 감상에 젖는다. 이후 출마 선언에 나선 여섯 명의 멤버는 각기 다른 공약을 내놓고 선거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 또 이미지 메이커, 정치 전략가 등의 지원을 받은 멤버들은 본인의 공략을 설명하고 질문에 답하는 토론회를 개최한다.

리뷰
기획의 승리였다. 지금 이 시점에 선거 특집을 꺼내놓은 것은 6·4 지방선거를 30여 일 앞뒀다는 점에서도 의미하는 점이 컸지만, 시청률 하락, 세월호 침몰 참사, 멤버 길의 하차 등으로 무거웠던 분위기를 쇄신하며 새판을 짜는 효과를 불러왔다.

“앞으로의 10년을 이끌 차세대 리더를 뽑는다”는 기획으로 꾸며진 ‘선택 2014’가 실제로 6·4 지방선거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은 정치권의 노력과는 별개로 선거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키는 효과를 불러왔다. 예능프로그램의 특성상 다소 희화화돼 표현된 감은 있지만, 공약 설명, 후보 검증, 비방 금지 등 선거 과정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며 정보성도 살렸다.

또 각 멤버들의 시선을 통해 ‘무한도전’의 지나온 9년을 돌아보게 함으로써 별도의 ‘9주년 특집’ 편 없이도 자연스레 지난 추억을 곱씹게 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후 각자 자신의 입장에서 내놓은 공약은 향후 ‘무한도전’의 방향성을 짐작게 하는 기능을 했다.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공개하거나 출연자가 시청자들의 반응에 민감하다는 사실을 알린 것도 ‘선택 2014’를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또 다른 즐거움을 느끼는 대목일 터였다.

투표를 통해 시청자가 앞으로 프로그램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직접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은 ‘무한도전’이 9년간 명맥을 유지해올 수 있었던 힘을 보여준다. 여러 대내외적인 문제들로 한 차례 홍역을 앓았던 ‘무한도전’이 ‘선택 2014’와 함께 앞으로의 10년을 바라볼 새로울 동력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수다 포인트
- “나 홀로 탈출해서는 안 된다”는 말, 세월호 침몰 참사가 떠올라 가슴이 먹먹했던 건 저뿐인가요.
- 서로 헐뜯고 욕하는 건 ‘무한도전’의 미덕(?)이라지만, ‘선거’라는 이름을 붙이자 묘하게 현실 정치가 떠올라 서글퍼지네요.
- 물의를 빚은 멤버의 하차를 모르쇠 편집으로 넘어가지 않고 정면 돌파하는 ‘무한도전’의 진정성에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MBC ‘무한도전’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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