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역린’ 속 정재영의 의미심장한 대사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역린’ 언론시사회 이후, ‘중용’의 구절을 인용한 상책 역의 정재영 대사가 깊은 여운을 남기며 주목받고 있다.

정재영이 맡은 상책은 왕의 서책을 관리하는 내관으로 학식이 뛰어나며 정조를 가장 가까이에서 모시는 역할이다. 신하들과 경연을 통해 실질적인 학문에 대해 역설하던 정조(현빈)는 신하들에게 ‘중용’ 스물 세 번째 장을 외울 수 있는지를 시험한다. 아무도 이에 대답하지 못하자, 정조는 “상책은 알고 있느냐”고 묻는다. 갑작스러운 정조의 말에 망설이던 상책은 이내 ‘중용’의 구절을 나지막이 읊는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상책을 통해 전해지는 ‘중용’ 스물 세 번째 장의 대사는 작은 것에도 정성을 다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여운을 남기는 메시지로 시대를 관통하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초기 대응 부실 논란에 휩싸인 세월호 참사와 연관,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역린’은 정조 즉위 1년, 왕의 암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살아야 하는 자, 죽여야 하는 자, 살려야 하는 자들의 엇갈린 운명과 역사 속에 감춰졌던 숨막히는 24시간을 그린 영화다.

글.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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