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전’에서 우왕의 최후를 연기한 박진우
KBS1 대하사극 ‘정도전’(극본 정현민, 연출 강병택 이재훈)에서 배우 박진우가 연기하고 있는 우왕이 사실상 폐위나 다름없는 상황을 맞닥뜨리며 불우한 최후를 맞았다.지난 6일 방송된 ‘정도전’ 28회에서는 이성계(유동근)를 중심으로 한 회군파가 최영(서인석)을 몰아내고 유동정벌에 마침표를 찍는 전개가 펼쳐진 가운데, 우왕이 보위에서 쫓겨나 유배를 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위화도에서 말머리를 돌린 이성계는 개경으로 돌아와 요동정벌을 주장했던 최영과 맞섰고, 결투 끝에 결국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 일로 최영이 유배를 가는 것은 물론, 동시에 우왕 또한 강력한 후견인을 잃고 그의 위치는 일순간에 위태롭게 흔들리고 말았다.
특히 회군파는 새 왕을 옹립할 것을 주장했는데, 이로 인한 우왕의 공포감은 극에 달했다. 군왕의 명을 거역하고 말 머리를 돌린 이성계와 회군파를 괘씸하게 여겼던 우왕은 폐위 소문에 신하들에게 ‘용서’를 비는가 하면, 두려움 끝에 역습을 계획하며 살아남기 위한 최후의 선택을 감행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은 결국 이성계에게 발각 당했고, 우왕 또한 최후의 순간을 맞게 됐다. 우왕은 자신을 믿지 않고 역습을 감행했다며 분노하는 이성계에게 “그대를 믿었던 자들의 최후를 뻔히 아는데 과인이 어찌 너를 믿을 수 있겠느냐?”라며 반발했고 “목을 자르든, 사지를 자르든 어디 니 마음대로 해보란 말이다. 이게 니가 원하던 것 아니었더냐!!”라는 말로 조롱했다.
이 일로 우왕은 보위에서 쫓겨나 강화도 별궁으로 옮겨졌고, 상왕으로 추대되며 사실상 폐위나 다름없는 상황을 맞게 됐다. 왕의 자리에 있었지만 어느 것 하나도 제 뜻대로 할 수 없었던 비운의 왕의 최후였다.
박진우는 이런 우왕을 연기하며 그간 억눌린 압박과 분노를 일그러진 표정과 증오심 가득한 눈빛으로 담아냈다. 비록 무기력하고 연약한 왕의 일생이었지만 시대적 상황과 정치적 관계에 끼인 채 질식해버린 인물의 비애와 그 최후를 인상적으로 표현했다는 평가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KBS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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