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메리칸 허슬’ 스틸 이미지.

영화 ‘아메리칸 허슬’이 제7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화려한 빛을 냈다. 올해 골든글로브 최다 노미네이트로 주목 받았던 이 작품은 작품상, 여우주조연상 등 주요 3관왕을 독차지했다. 아카데미 전망까지 밝게 했다.

제7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12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LA 비버리힐튼 호텔에서 진행됐다.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가 주최하는 이 시상식은 아카데미 시상식 못지않은 권위를 자랑한다. 다른 시상식과 달리 작품상과 남녀주연상은 드라마 부문과 뮤지컬코미디 부문으로 나눠서 시상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총 7개 부문 최다 노미네이트로 관심을 끈 ‘아메리칸 허슬’은 뮤지컬 코미디 부문 작품상을 차지했다. 주연을 맡은 에이미 아담스와 조연 제니퍼 로렌스는 여우주조연상을 휩쓸었다. 지난해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으로 제니퍼 로렌스에게 골든글로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긴 데이빗 O. 러셀 감독은 올해도 어김없이 여배우들에게 트로피를 마구 안겨주고 있다. 특히 제니퍼 로렌스는 제78회 뉴욕비평가협회 시상식, 제26회 시카고 비평가협회상 등 각종 시상식에서도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수집 중이다. 올해 아카데미도 유력해 보인다. 또 데이빗 O. 러셀 감독은 영화 ‘파이터’로 멜리사 레오와 크리스찬 베일에게 각각 아카데미 남녀조연상을 안긴 바 있다. 이쯤 되면 데이빗 O. 러셀 감독과 작업하기 위해 줄 선 할리우드 여배우들이 가득할 것 같다.

1970년대 하원의원에 의한 수뢰사건 때 FBI의 함정 수사에 사기꾼 멜빈 와인버그가 협력해 진상을 폭로한 실제 사건을 영화로 옮긴 ‘아메리칸 허슬’은 크리스찬 베일, 에이미 아담스, 브래들리 쿠퍼, 제니퍼 로렌스, 제레미 레너 등 호화 캐스팅을 자랑한다. 북미에선 누적 1억 달러를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전작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의 흥행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또 각종 시상식을 휩쓸고 있는 만큼 흥행 전망도 밝은 편이다. 국내에선 2월 20일 개봉된다.

하지만 아쉽게도 여배우들에게 트로피를 안겨주는 대신 감독 본인은 감독상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감독상은 영화 ‘그래비티’의 알폰소 쿠아론 감독에게 돌아갔다. 데이빗 O. 러셀을 비롯해 ‘12년 노예’ 스티브 맥퀸, ‘네브래스카’ 알렉산더 폐인, ‘캡틴 필립스’ 폴 그린그래스 등 쟁쟁한 후보를 제쳤다.

드라마 부문 작품상은 ‘노예 12년’. ‘아메리칸 허슬’과 함께 총 7개 부문 최다 노미네이트로 이름을 올린 ‘노예 12년’은 작품상에 만족해야만 했다.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은 우디 앨런 감독의 ‘블루 재스민’에서 열연한 케이트 블란쳇이 영예를 안았다. 화려하게 부활한 ‘그래비티’의 산드라 블록의 도전을 이겨냈다.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은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의 매튜 맥커너히가 수상했고, 같은 작품에서 여장남자로 분한 자레드 레토는 남우조연상을 차지하며 위력을 떨쳤다. 뮤지컬 코미디 부문 남우주연상은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가져갔다. 디카프리오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다섯 번째 호흡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애니메이션상은 디즈니의 완벽한 부활을 알리고 있는 ‘겨울왕국’이다. ‘크루즈 패밀리’, ‘슈퍼배드2’가 후보로 경합했지만, ‘겨울왕국’을 상대하기엔 버거웠다. 이 외에 각본상에는 ‘허’의 스파이크 존스, 음악상(Best Original Score)에는 ‘올 이스 로스트’ 알렉스 에버튼, 주제가상(Best Original Song)에는 ‘만델라: 롱 워크 투 프리덤’ OST ‘Ordinary Love’(U2)가 각각 차지했다. 이탈리아 영화 ‘더 그레이트 뷰티’가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평생공로상에 해당하는 골든글로브 세실 B. 데밀 상은 우디 앨런 감독에게 돌아갔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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