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방송화면

MBC ‘무한도전’ 2013년 1월 4일 오후 6시20분

다섯줄요약
MBC ‘무한도전’ 멤버들은 ‘만약에’라는 가정 하에, ‘총각멤버 길과 노홍철이 각각 김숙 혹은 송은이, 장윤주와 결혼을 했다면’을 콘셉트로 이들의 계약 결혼을 성사시키고 만다. 길은 ‘오랜 연인’ 송은이와 ‘새로운 연인’ 김숙 사이에서 흔들린다는 설정에 몰입했고, 노홍철은 실제로도 친한 동생인 장윤주와 달콤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두 멤버의 가상 결혼은 비슷한 포맷의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와 동일한 스토리텔링 방식 속에 꾸며졌다.

리뷰
만약이라는 가정의 힘은 참 무서웠다.

‘무한도전’에 투입된 지 6년 차임에도 여전히 일부에서는 어색하다는 지적이 있었던 길은 지금까지 중 가장 유연하고 능숙한 모습으로 상황극을 이끌어가주었다. 반면, 사기꾼 캐릭터로 어떤 주제 속에서도 멤버들의 머리 꼭대기에서 노는 듯 보였던 지니어스 노홍철은 수줍 열매를 먹고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날 주제는 ‘만약 길이 송은이 혹은 김숙을 결혼 상대로 놓고 갈등한다면’과 ‘만약 노홍철이 장윤주와 결혼한다면’이었다. 주제가 결정된 순간, 두 멤버 모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지만, 이후 가정 속 세상에서 두 사람의 모습은 판이했다.

길은 그의 가상의 연인을 만나러 가는 길목에서 부터 몰입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이후 연상의 연인, 송은이에게 먼저 “은이야”라며 자연스레 부르고, 미리 예약해둔 데이트 스케줄로 그녀를 감동시킨다. 송은이는 처음에는 몰입을 힘들어 했으나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점점 가상의 연인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마음의 문이 열린 것이다.

노홍철은 장윤주를 만난 순간부터 어색해했다. 도리어 장윤주가 그를 쥐락펴락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진지한 질문, “나와 하루라도 함께 하고 싶어?”에 대답을 하지 못하며 쩔쩔 매는 모습은 평소의 노홍철과는 거리가 멀었다.

결혼생활을 시작하기 위해 그의 집에 그녀가 들어서던 순간에도 노홍철은 긴장을 풀지 못했다. 장윤주의 도발적인 발언과 자세에 노홍철은 예능인으로서의 자아를 잃고, 수줍은 남자로 카메라 속에 담겼다.

그런 점에서 가상을 말하려던 ‘무한도전’의 ‘만약에’ 특집은 현실과 가장 맞닿아 있는 모습들 까지도 담아낼 수 있었다.

수다포인트
- 도무지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았던 길숙커플, 길송커플…뭐죠? 이 케미스트리? 이러다 다음 주엔 정말 길탄이가 “나 너 좋아하냐?”라고 말할 것만 같아요.
- ‘맞나?↘’, ‘맞나?↗’ 만큼이나 미묘햇던 ‘뭐야~?’의 액센트.
- 그런데….말이죠. 2014년 히트예감 ‘백허두’ 장윤주 노홍철 커플, 진짜 잘 어울려요. 가상 말고 실제로도 결혼했음 좋겠어요. 나만의 생각은 아닌 것 같은데, 홍홍홍.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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