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변호인’이 여러 악재를 뚫고, 정상에 올랐다. 2013년 51주차(12월 20일~22일) 극장가는 ‘변호인’이 얼마나 폭발적인 흥행을 만들지에 관심이 쏠렸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 그 관심에 걸맞는 흥행 성적을 남겼다. 압도적인 상영관수와 상영횟수를 자랑했고, 2위와의 격차도 무려 100만 차이다. 개봉 첫 주 150만을 훌쩍 넘겼다. 극장가 성수기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평일 3위에 머물렀던 ‘호빗:스마우그의 폐허’는 주말에 힘을 내면서 2위로 올라섰고, 입소문을 타고 있는 ‘어바웃타임’은 200만 돌파와 함께 3위를 유지했다. 주원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캐치미’는 개봉 첫 주 5위로 데뷔했다.

2013년 51주차(12월 20일~22일) 박스오피스 순위.

23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변호인’은 923개(상영횟수 1만 2,316회) 상영관에서 138만 110명을 불러 모았다. 전야 상영을 포함한 5일 동안 끌어 모은 관객 수는 175만 2,162명이다. 개봉 전 별점 테러, 개봉 후 티켓 테러 등 여러 악재도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모든 면에서 다른 영화들이 넘보지 못할 만큼 압도적인 결과를 낳았다. ‘변호인’이 지닌 영화의 힘이 생각 이상으로 대단했다. 절대적인 상영횟수도 횟수지만, 좌석점유율도 60%대를 찍었다. 21일 62.4%, 22이 63.9%로 10위권 내 작품 중 당연히 1위다. 주말 좌석 점유율 60%대 기록은 여름철 성수기 시즌까지 올라가야 찾을 수 있는 성적이다. 개봉 첫 주 성적만 놓고 봤을 때, 5~600만 흥행이 예상된다. 또 ‘설국열차’, ‘관상’ 그리고 ‘변호인’까지, 송강호는 이 3편으로 올해 2,000만 관객과 함께 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모티프로 한 ‘변호인’이 걸어갈 흥행의 길에 관심이 모아진다.

‘호빗’은 466개(4,696회) 상영관에서 38만 1,794명(누적 164만 4,072명)을 모았다. 개봉 2주차 평일 내내 3위에 머물렀던 ‘호빗’은 21~22일 관객을 바짝 끌어 모으면서 2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다. 개봉 첫 주말 9,982회에 달했던 상영횟수는 반토막 났다. 관객 수 역시 54.0%(44만 7,771명) 빠져 나갔다. 서울 지역 CGV와 롯데시네마를 잃으면서 급격히 힘이 빠진 모양새다. 결국 전편의 흥행 추이과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12월 13일 개봉된 ‘호빗:뜻밖의 여정’은 개봉 2주차 주말에 585개(6,035회) 상영관에서 39만 6,885명을 불러 모은 바 있다. ‘호빗:스마우그의 폐허’는 지난해 2주차 주말보다 무려 2,000회 가량 상영횟수가 적었음에도 같은 관객을 동원한 셈이다. 21일 57.2%, 22일 54.7%의 높은 좌석 점유율이 더욱 안타까울 뿐이다. 온전히 개봉됐다면 어찌 됐을까?

입소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어바웃 타임’은 442개(4,808회) 상영관에서 33만 8,699명을 더해 누적 203만 9,617명을 기록했다. 내심 2위까지 노렸으나, 주말에 다소 힘이 떨어졌다. 전주 6,578회였던 상영횟수가 2,000회 가량 줄었지만, 관객 감소는 28.7%(13만 6,456명)에 그쳤다. 좌석 점유율도 50%(21일 56.0%, 22일 50.9%)를 유지했다. 개봉 3주차 주말임을 고려하면, 이 영화의 입소문이 상당히 거세다는 걸 알 수 있다.

영화 ‘집으로 가는 길’(왼쪽), ‘캐치미’ 스틸 이미지.

반면, 개봉 2주차 주말을 보낸 ‘집으로 가는 길’은 큰 폭의 하락세를 맞았다. 467개(5,131회) 상영관에서 27만 5,822명(누적 143만 279명)을 불러 모은 게 이번주 성적이다. 1만 74회였던 상영횟수가 절반 가량 줄었고, 관객도 55.1%(33만 8,463명) 감소했다. 그러면서 순위도 2위에서 4위로 하락했다. ‘호빗’, ‘어바웃 타임’에 비해 상영횟수는 더 많지만, 22일 좌석수는 23만 1,439석으로 26만 9,711석의 ‘호빗’, 23만 5,472석의 ‘어바웃 타임’ 등에 비해 적다. 규모가 작은 관을 중심으로 상영됐음을 알 수 있다. 40%를 넘지 못했던 좌석 점유율이 21일 44.3%, 22일 43.3%를 기록했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드라마 ‘굿닥터’로 주가를 높인 주원이 주연을 맡아 기대를 모은 ‘캐치미’는 517개(6,068회) 상영관에서 21만 784명(누적 30만 916명) 동원에 그쳤다. ‘변호인’ 다음으로 많은 상영관수와 상영횟수다. 30% 미만(21일 27.5%, 22일 27.0%)의 좌석 점유율이 발목을 잡았다. 호평보다는 혹평이 더 우세한 게 현실이다. 상영횟수를 지키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분위기로는 100만 관객 돌파도 어렵다.

6~8위까지는 겨울방학 시즌임을 확인시켜주는, 신규 애니메이션 3편이 나란히 자리 잡았다. ‘다이노소어 어드벤처 3D’가 463개(2,405회) 상영관에서 18만 7,907(누적 19만 9,973명)으로 선두를 끌었고, ‘비행기’와 ‘세이빙 산타’가 각각 408개(2,331회) 상영관 9만 496명(누적 10만 3,399명), 297개(1,293회) 상영관 8만 1,134명(누적 9만 4,942명)을 모았다. 특히 ‘다이노소어 어드벤처 3D’는 21일 60.2%, 22일 61.5%의 좌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맹위를 떨쳤다. 10위권 작품 중 ‘변호인’과 함께 60%대 좌석 점유율을 기록한 ‘유이’한 작품이다. ‘세이빙 산타’도 21일 53.2%, 22일 52.2%의 높은 좌석 점유율을 보였다. 상영횟수가 적은 게 아쉬울 뿐이다. 반면, ‘비행기’는 30%대 좌석 점유율에 그쳤다.

‘변호인’ vs ‘용의자’, 크리스마스의 승자는 누구?

영화 ‘용의자’ 스틸 이미지.

52주차 (12월 27일~29일) 극장가는 ‘변호인’과 ‘용의자’의 대결로 압축된다. 또 주말 승부에 앞서 25일 크리스마스가 끼어 있는 상황. 이에 ‘용의자’는 24일 개봉을 예고했다. 오전 10시 통합전산망 기준, 예매율에서는 31.2%의 ‘변호인’이 21.7%의 ‘용의자’에 앞서 있는 상황. ‘달달한’ 남자에서 ‘거친’ 남자로 변신한 공유의 모습이 눈에 띄는 작품이다. 북한 소재의 영화가 다시 한 번 먹힐지 관심이다. ’어바웃 타임’도 19.0%로 상위권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컬투가 더빙을 맡은 애니메이션 ‘썬더와 마법저택’은 ‘다이노소어 어드벤처 3D’와 경쟁구도를 형성한다. ‘다이노소어’가 4.0%, ‘썬더와 마법저택’이 3.5%의 예매율을 기록 중이다. 또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로 세계를 사로 잡은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신작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가 관객을 만난다. 이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베레니스 베조는 올해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 외에 윤진서 주연의 ‘그녀가 부른다’ 등이 개봉된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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