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따뜻한 말 한마디’
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 마디’ 1회 2013년 12월 2일 오후 10시다섯 줄 요약
대학 캠퍼스 커플로 결혼한 나은진(한혜진)과 김성수(이상우)는 결혼 생활의 위기를 겪고 있다. 5년 전 성수의 외도를 목격하고 큰 상처를 입은 은진은 이후 전자회사 사장 유재학(지진희)과 만남을 이어오다 이별을 선언한다. 성수의 부친상으로 빈소로 향하던 부부는 차 안에서 크게 다투고 급기야는 이혼 얘기를 꺼내다 교통사고를 당한다. 한편 재학의 아내 송미경(김지수)은 오래 전부터 남편의 외도를 알아채고 은진이 다니는 요리교실에 등록하면서 은진에게 접근한다. 두 아들을 유학보내고 까다로운 성격의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미경은 완벽한 남자라고 믿었던 재학의 외도에 홀로 눈물을 흘린다.
리뷰
빠르고 흡입력있는 전개 속에 자극적으로 비쳐질 수 있는 불륜이라는 소재를 세련되게 풀어간 첫 회였다. 모두 ‘따뜻한 말 한마디’가 그리운 부부지만 어긋난 관계는 이를 허락치 않고 자꾸만 서로를 겉돌게 만든다.
대학시절부터 오랜 연인이었던 남편의 갑작스러운 외도에 더할 수 없는 배신감을 느낀 후 그 또한 잘못된 만남을 가지는 은진이나 ‘완벽한 가장’에서 불현듯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지는 재학, 그런 남편의 모습에 홀로 가슴아파하는 미경 등 각각의 인물의 사연은 이후 전개될 이야기에 개연성을 선사하며 시청자들에게 설득력있게 다가왔다.
스토리는 어느 정도 전형성을 띠지만 그 안에서 갈등하는 인물들의 복합적인 감정선이 세심하게 드러나면서 부부관계에 대한 여러가지 질문거리를 던지게 해 주는 첫 회였다. 특히 “불륜은 상대방의 영혼을 죽이는 것” “미래가 없는 관계는 현재도 즐거울 수 없다” 등 직설적이고 현실적인 대사는 극에 긴장감있게 어우러지면서 리듬감을 부여했다.
배우들의 연기도 과하지 않으면서도 진정성있게 다가왔다. 태생적으로 밝고 순수한 성격이지만 남편에 대한 뿌리 깊은 미움을 지닌 은진, 남편의 외도로 무너져버린 마음을 내색하지 않은 채 조용하면서도 치밀한 계획을 준비하는 미경 등 각각의 캐릭터는 모두 나름의 이유와 개성을 드러냈다.
SBS ‘천일의 약속’ ‘결혼의 여신’ 등 전작에서 주로 반듯한 모범생다운 인물로 분했던 이상우의 변신은 새로웠다. 적당히 이기적이고 속물적이면서 아내와 격렬한 말다툼을 서슴지 않는 성수 역을 연기한 이상우의 연기는 그간의 정형화된 듯한 이미지를 벗어내기에 충분했다.
불륜이라는 소재를 통한 ‘부부 성장 드라마’를 표방한 ‘따뜻한 말 한마디’가 무게감 있는 메시지 속에 순항할 수 있을지 출발은 일단 청신호를 켰다.
수다포인트
- “미래가 없는 관계는 현재도 즐거울 수 없다는 걸 알았어요” 불륜 커플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대사로 제격입니다. 짝짝짝~
- “왜 이렇게 입맛이 없어?”라며 접시 가득 갈비를 뜯고 말린 고구마가 없다며 투정하는 시어머니의 모습은 어디서 많이 봤다 했더니 KBS2 ‘사랑과 전쟁’ 출신 작가의 작품이군요!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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