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르
토르
망치와 아이돌. 극장으로 관객을 끌어 모으는 힘은 망치가 우세했다. 서울 지역 CGV를 손에 넣은 ‘토르:다크월드’가 최승현을 가볍게 제압하며 누적 200만 돌파 기쁨을 누렸다. 2013년 45주차(11월 8일~10일) 극장가는 대학수학능력평가를 끝낸 첫 번째 주말. 수능 이후 여고생의 발걸음이 대거 이어질거라 ‘굳게’ 믿었던 ‘동창생’은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서인국, 이종석을 내세운 ‘노브레싱’도 수능 반전은 없었다. 개봉 4주차 주말을 보낸 ‘그래비티’는 관객 감소율을 30% 이내로 방어하며 안정적인 흥행을 이어갔다.

2013년 45주차(11월 8일~10일 박스오피스 순위
2013년 45주차(11월 8일~10일 박스오피스 순위
2013년 45주차(11월 8일~10일 박스오피스 순위

11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토르:다크월드’가 711개(상영횟수 1만 1,140회) 상영관에서 65만 5,484명(누적 202만 1,851명)의 관객을 불러 모아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약 170만 관객을 동원한 전편의 성적을 가볍게 넘어섰다. 최승현 주연의 ‘동창생’은 660개(1만 195회) 상영관에서 42만 6,701명(누적 68만 9,620명)을 동원하며 개봉 첫 주 2위로 데뷔했다. 당초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거라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무려 20만 이상 격차를 보이며 ‘토르’의 싱거운 승리로 끝났다. 모든 지표에서 ‘토르’가 우세했다.

6일 ‘동창생’이 개봉과 함께 12만 5,671명(588개관, 3,087회)의 관객을 모으며 1위로 올라섰다. 반면 ‘토르’는 7만 5,180명(595개관, 3,108회)으로 5만 여의 격차를 보였다. 7일 역시 ‘동창생’이 13만 737명(636개관, 3,241회), ‘토르’가 9만 5,276명(584개관, 3,084회)으로 ‘동창생’이 우세를 이어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동창생’의 분위기가 좋았다. 주말 박스오피스 1위가 보이는듯 했다. 하지만 8일 상황이 급변했다. ‘토르’가 전날 보다 20% 관객수를 늘리며 11만 3,523명(683개관, 3,461회)을 동원한 반면, ‘동창생’은 전날 보다 20% 관객수 감소와 함께 10만 3,176명(660개관, 3,296회)을 모으는데 그쳤다. 상영횟수도 7일에는 ‘동창생’이 우위에 있었으나 8일부터는 ‘토르’에게 넘어갔다. 결국 8일 이후로는 격차가 더욱 벌어지며 승거운 승부로 막을 내렸다.

‘토르’는 극장 부율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CGV 측과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서울 지역 CGV를 얻었다. 이로 인해 개봉 첫 주(1만 1,406회)와 비슷한 상영횟수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관객 감소율도 20.8%(17만 2,122명)로 방어했다. 안정적인 흥행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좌석점유율에서도 ‘토르’는 9일 38.0%, 10일 35.6%를 기록했고, ‘동창생’은 9일 24.5%, 10일 22.4%에 불과했다. ‘토르’는 대규모 개봉 영화 중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며 전체 10위권 내 이름을 올렸고, ‘동창생’은 10위권 밖에서 이름을 찾아야만 했다. ‘토르’와 달리 ‘동창생’은 개봉 2주차에 상당수의 상영횟수를 떠나보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화 ‘그래비티’, ‘노브레싱’ 스틸
영화 ‘그래비티’, ‘노브레싱’ 스틸
영화 ‘그래비티’, ‘노브레싱’ 스틸

‘그래비티’는 385개(4,962회) 상영관에서 24만 4,622명(누적 270만 6,979명)으로 3위에 올랐다. 서서히 하락 중이다. 6,232회였던 상영횟수도 1,300회 가량 감소했다. 하지만 개봉 4주차 주말을 보냈음에도 관객 감소율은 28.3%(9만 6,394명)에 불과했다. 300만까지 약 30만 정도 남았지만 관객 감소율을 봤을 때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 성공적인 복귀를 알린 이준익 감독의 ’소원’은 118개(861회) 상영관에서 1만 6,654명(누적 268만 7,513명)으로 8위에 올랐다. 상영횟수 등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노브레싱’은 급격한 하락을 맞이했다. 326개(2,715회) 상영관에서 5만 6,353명(누적 41만 1,454명)을 동원했다. 개봉 첫 주 7,648회였던 상영횟수는 무려 5,000회 가량 줄어들었다. 관객수 역시 70.5%(13만 4,448명) 급감했다. 다음주 박스오피스 성적표에서 10위권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어 보인다. 서인국, 이종석, 소녀시대 유리 등 ‘핫’한 스타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관객 동원도 힘들었을 거라 판단해야 할 것 같다.

‘더 퍼지’, ‘세이프 헤이븐’, ‘디스 커넥트’ 등 신규 외화들의 성적

일년에 한 번, 12시간 동안 모든 범죄를 허용한다는 신선한 설정이 눈길을 끄는 ‘더 퍼지’는 232개(2,036회) 상영관에서 6만 7,934명(누적 10만 534명)으로 개봉 첫 주 5위에 자리했다. 신규 개봉된 외화 중에선 가장 큰 규모로 개봉된 작품. 당연한 결과일까. 신규 외화 중 흥행 성적 1위다. ‘디어 존’, ‘길버트 그레이프’ 등을 연출한 라세 할스트롬 감독의 ‘세이프 헤이븐’이 133개(861회) 상영관에서 1만 5,741명(누적 2만 4,391명)으로 9위에 올랐고, 인터넷과 SNS의 심각한 부작용을 그린 ‘디스커넥트’는 113개(672회) 상영관에서 1만 571명(누적 1만 6,795명)으로 10위를 기록했다.

‘소녀’ ’8월의 크리스마스’ 등 작지만 알찬 영화들

영화 ‘소녀’ ’8월의 크리스마스’ 스틸
영화 ‘소녀’ ’8월의 크리스마스’ 스틸
영화 ‘소녀’ ’8월의 크리스마스’ 스틸

흡사 ‘렛미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소녀’는 73개(597회) 상영관에서 9,082명(1만 3,255명)을 불러 모으며 개봉 첫 주 11위에 랭크됐다. 아쉽게 10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다양성 박스오피스 순위에서는 1위다. 15년 만의 재개봉돼 화제를 모은 한석규, 심은하 주연의 ’8월의 크리스마스’는 71개(609회) 상영관에서 7,162명(누적 1만 1,133명)이 관람했다. 다양성 박스오피스 2위에 해당한다. ‘배슬기 신성일의 파격 멜로’라는 자극적인 홍보 문구를 내세운 ‘야관문’은 90개(434회) 상영관에서 2,363명(누적 4,394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김기덕 감독이 제작한 ‘붉은 가족’은 전국 8개관(142회)에서 개봉돼 1,211명(누적 2,273명)이 다녀갔다.

‘친구’의 후광 ‘친구2′ vs 웹툰의 파워 ’더 파이브’

‘친구2′ ‘더 파이브’ 스틸
‘친구2′ ‘더 파이브’ 스틸
‘친구2′ ‘더 파이브’ 스틸

46주차(11월 15일~17일) 극장가에는 ‘친구2′와 ‘더 파이브’, 두 편의 한국영화가 출격한다. ‘친구2′는 2001년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던 ‘친구’의 후속작. 곽경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유오성이 다시금 준석 역을 맡았다. 그리고 ‘젊은 피’ 김우빈이 강렬한 인상을 드리운다. ‘더 파이브’는 동명 웹툰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김선아의 변신이 돋보인다. 일단 예매율은 ‘친구2′가 우세다. 11일 오전 10시 통합전산망 기준, ‘친구2′는 20.3%로 1위를 기록 중이다. ‘더 파이브’는 아직 미비한 상황이다. 두 작품 외에 명작 ‘터미네이터2′가 재개봉된다. 또 ‘블랙가스펠’, ‘카운슬러’, ‘노란코끼리’ 등 다양한 영화들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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