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관상’에서 수양대군 역할을 맡았던 배우 이정재

조선 최고 관상가 내경(송강호)은 자신이 대종상에서 가장 빛날거란 것을 알았을까? 영화 ‘관상’이 제50회 대종상 시상식에서 6개의 트로피를 챙기며, 가장 빛나는 영화로 우뚝 섰다.

‘관상’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KBS홀에서 열린 제50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음악상, 의상상 등 총 6개의 영예를 안았다. ’관상’은 개봉 당시 작품적인 면에서 평단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기 보다 송강호, 조정석, 이정재 등 배우들의 호연에 더 높은 평가가 이뤄졌다. 하지만 대종상은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조연상 등 주요 트로피를 모두 ‘관상’에게 안기며 최고의 영화로 등극시켰다.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까지 안긴건 다소 이례적이다.

남우주연상도 이례적으로 공동 수상을 남겼다. ‘관상’의 송강호와 ‘7번 방의 선물’의 류승룡은 영화 ‘투캅스’의 안성기, 박중훈이 제32회 대종상시상식에서 공동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송강호는 ‘살인의 추억’, ‘공동경비구역 JSA’에 이어 세 번째로 대종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또 류승룡은 지난해 대종상 남우조연상에서 올해는 남우주연상으로 우뚝 섰다.

1,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영화 역대 흥행 순위 3위에 오른 ‘7번 방의 선물’은 남우주연상, 시나리오상, 기획상, 심사위원특별상 등 총 4개의 트로피를 들었다. ‘관상’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장 많다. ‘관상’과 ’7번방의 선물’, 두 작품이 차지한 대종상은 무려 10개. 지난해 대종상이 15개 트로피를 수집한 ‘광해’의 축제였던 반면 올해에는 한 작품에 몰아주진 않았다. 하지만 수상 기준을 지나치게 흥행순위에 둔 것이 아니냐는 인상을 남겼다.

여우주연상은 엄정화에게 돌아갔다. 엄정화는 영화 ‘결혼은 미친짓이다’, ‘호로비츠를 위하여’, ‘댄싱퀸’으로 3번 여우주연상 도전을 했지만 늘 강력한 경쟁자 덕에 아쉽게도 늘 실패로 끝났다. 그래서 이번 수상이 더욱 큰 의미를 남겼고, 그 어느 때보다 뭉클했다. 엄정화는 “다른 어떤 것보다 정말 대종상을 받고 싶었다. 정말 감사드린다. 태웅아, 나 상 받았다”며 기쁜 마음을 전했다.

‘늑대소년’에서 한국의 강한 엄마 역을 소화해낸 장영남이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장영남은 ‘공정사회’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날 그녀는 수상 소감을 전하며 자신의 임신 사실을 밝혀 큰 관심을 끌었다. 장영남은 “엄마 역할을 많이 했는데 하늘에서 내려준 쑥쑥이가 복덩이인가 보다. 거짓말하지 않는, 녹슬지 않는 배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남우조연상은 ‘관상’에서 팽헌 역으로 관객을 울고 웃게 한 조정석이 받았다. 690만 관객을 끌어드려 큰 인기를 얻은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김수현이 남우신인상을 거머줬다. 김수현은 “이렇게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통해서 수상할 수 있게 돼서 기쁘다”며 “학교도 졸업해야 하고, 작품 활동도 해야 하고, 군대도 갔다 와야 한다. 앞으로 7년동안 잘해보겠다”고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다음은 전체 수상 목록:


최우수작품상: ‘관상’

감독상: ‘관상’의 한재림

남우주연상: ‘관상’의 송강호- ’7번 방의 선물’ 류승룡

여우주연상: ‘몽타주’의 엄정화

남우조연상: ‘관상’의 조정석

여우조연상: ‘늑대 소년’의 장영남

신인감독상: ‘내가 살인범이다’의 정병길

신인남우상: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김수현

신인여우상: ‘짓’의 서은아

시나리오상: ’7번 방의 선물’의 이환경 감독

촬영상: ‘베를린’의 최영환

조명상: ’베를린’의 김성관

편집상: ‘설국열차’의 최민영-김창주

음악상: ‘신세계’의 조영욱

기술상: ‘타워’의 컴퓨터그래픽 디지털 아이디어 손승현

기획상: ’7번 방의 선물’

미술상: ‘설국열차’의 앙드레넥바실

의상상: ‘관상’의 신현섭

영화발전공로상: 배우 황정순- 정일성 촬영감독

심사위원특별상: ’7번 방의 선물’의 갈소원

하나금융그룹 인기상: ‘관상’의 이정재

글. 이은아 domino@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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