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너무 경솔했어"" src="https://imgtenasia.hankyung.com/webwp_kr/wp-content/uploads/2013/04/AS10SCkPLcPnuXy3AYGldu3pGlWDK1NY.jpg" width="555" height="564" align="top" border="0" />
MBC <백년의 유산> 27-28회 2013년 4월 6일-7일 밤 9시 50분
다섯 줄 요약
철규(최원영)가 평가하는 채원(유진)의 모습과 주리(윤아정)의 이중적인 태도를 우연히 보게 된 세윤(이정진)은 그 동안 자신이 알고 있던 채원의 모습이 어쩌면 오해가 아니었을까 의심을 시작한다. 이에 불안을 느낀 주리는 점점 더 채원을 압박해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를 씌우고, 이에 의구심을 가진 세윤은 직접 사건의 전말을 알아보기 시작한다. 한 편 채원에 대한 철규의 집착을 의심하는 홍주(심이영)는 뒷조사를 시작한다.
리뷰
주리(윤아정)의 말 몇 마디를 철썩 같이 믿으며 채원(유진)의 모습을 의심하던 ‘얇은 귀’ 세윤(이정진)이 한 주 만에 명탐정으로 변신했다. 주리의 이야기에 넘어가 결국 약혼까지 결심했지만, 철규(최원영)의 증언과 주리의 이면 몇 가지를 보게 된 세윤은 갑자기 채원을 구하는 재벌 2세 왕자님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그 변신의 시작 역시 ‘일관되게’ 얇은 귀다. 다짜고짜 회사로 찾아와 채원의 역성을 드는 철규의 말로 시작된 주리에 대한 의심은 결국 세윤이 방 회장네 남매의 말 몇 마디에 오락가락하는 줏대 없는 모습을 반증하는 데 그쳤다. 거기에 채원을 몰아 붙이는 주리의 모습을 본 건 철저하게 우연에 근거한다. 아무리 ‘착한 끝은 없어도, 악한 끝은 있다’지만 세윤이 채원에 대한 오해를 쌓아갔던 이유가 어처구니 없는 모함이었던 것만큼이나, 그 오해가 풀어지는 과정 역시 우연과 빈약한 말 몇 마디인 것이다. 결국 빈약한 근거로 전개에 힘을 잃은 극의 탄력은 급격히 늘어졌다.
극이 논리적이든 아니든, 그 속도감과 탄성만은 인정할 만 했던 <백년의 유산>은 비로소 자신들의 장점을 다 하면서 힘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여 주인공 채원은 여전히 자신에게 닥친 위기와 극복을 스스로 이뤄내지 못한다. 채원에게 닥치는 위기와 극복은 오로지 주리와 세윤의 선택에 좌우된다. 무기력하게 앉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것은 철규와의 결혼 생활 때와 달라진 것이 전혀 없는 셈이다. 심지어 드라마 속에서 철규가 채원을 두고 ‘순진하다’라고 하거나 채원 스스로가 ‘바보 같다’고 하는 것은 결국 제작진도 채원 캐릭터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아는 것’이 첫 번째라고 봤을 때, 적어도 이 문제가 해결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가져볼 법한 대목이다. 아직 수면 아래에 남아있는 어른 세대의 인연과 채원과 세윤의 남은 이야기들이 과연 <백년의 유산>을 다시금 살려낼 수 있을 것인가. 남은 카드의 방향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과연 그 카드들이 남은 20부작의 이야기를 채워내고도 남음이 있을지, 이제부터가 주말극의 진짜 힘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수다 포인트
- 철규와 주리의 증언 몇 마디에 오락가락 하는 세윤. 역대 귀 얇은 남자 주인공으로는 최강급인듯.
- 방귀남이 이 나라 모든 남편들의 공공의 적이었다면, 양춘희는 이 나라 모든 아내들의 ‘공공의 적’이 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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