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뮤지션의 우승으로 SBS < K팝스타> 시즌2가 7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여기, 시즌2 종료를 기념하며 < K팝스타>를 사랑하는 시청자가 모였다. 그러나 < K팝스타>를 바라보는 이들의 생각은 서로 다르다. 각각 시즌1의 팬과 시즌2의 팬이라고 자처하는 이들의 대화를 들어보자. 닉네임 지민샤릉님과 악뮤홀릭님을 소개한다.


롤링인더딥 vs 다리꼬지마



지민샤릉 : 시즌1의 우승자 박지민을 보고 떠올리는 것은 무엇보다 시원하게 올라가는 고음이에요. 박지민이 부른 아델의 ‘Rolling in the deep’은 CNN에 소개되기도 했어요. TOP10의 면모만 봐도 이미쉘, 백아연, 윤현상 등등 가창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많아요. 그런데 시즌2를 보면 개성에 너무 중점을 둔 나머지 가창력이 불안정해요. 악동뮤지션도 막상 생방송에서는 음정이 불안할 때가 많았어요. 개성만 너무 강조한 것 아닐까요?

악뮤홀릭 : 지금 K팝스타 출신 중 가장 인기 있는 사람은 누구죠? 이하이입니다. 이하이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목소리의 개성’덕분이에요. 시즌2는 그 점을 잘 포착한 것 같아요. 악동뮤지션의 개성 있는 자작곡은 발표할 때마다 음원 차트 1위를 휩쓸었습니다. 게다가 앤드류최, 성수진같이 가창력을 중시한 TOP10도 물론 있었으니 가창력 반, 개성 반으로 균형이 잘 이뤄졌습니다!



‘공기 반 소리 반’은 어디로 사라졌나



지민샤릉 : 시즌2가 개성과 가창력을 모두 살렸다고 생각한다 해도 심사위원의 존재감이 시즌1에 비해 미미했어요. 시즌1은 심사위원 세 명이 각자 자기의 심사평에 전문성을 잘 살렸어요. 특히 박진영씨의 ‘공기 반 소리 반’ 심사평은 유행어가 되기도 했죠. 하지만 시즌2는 보아의 프로듀싱 능력만 부각됐을 뿐 다른 심사위원들은 부족했어요. 박진영이 “대중성이 부족하다”고 혹평한 악동뮤지션의 ‘라면인건가’는 다음날 바로 음원차트 1위를 했어요. 오히려 엉뚱하게 방예담에 대한 심사평을 “전문가인 우리가 보기에 잘한다”고 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어요.

악뮤홀릭 : 그 이유는 개성이 강한 참가자들이 주로 출연했기 때문에 심사위원들이 가진 전문적인 기준 하나로만 평가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슈퍼스타K > 시즌3 당시, 윤종신은 버스커버스커에 대해 “내가 고리타분하게 이 팀을 바라본 게 아닌가 오랜만에 반성했다. 이 팀은 기본과 정석에서 벗어나 있는 팀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아무리 전문가라도 개성을 평가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에요. 그만큼 이번에는 창의적이고 실력 있는 팀이 많이 출전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아니겠습니까? 어깨에 힘을 빼고 < K팝스타>를 감상합시다.



확 바뀐 생방송 형식? 살아있네!



지민샤릉 : 저는 시즌2에서 바뀐 생방송 형식은 좋아요.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들에서는 모든 참가자들이 동시에 무대를 펼치고 탈락자를 마지막에 정해서 지루한 면이 많았어요. 1:1 배틀을 도입하면서 긴장감도 높이고 심사위원들이 무대를 보고 즉각적으로 승리와 패배를 결정하기 때문에 인기투표의 요소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가능해졌어요. 하지만 TOP5부터는 다시 점수제로 진행되면서 이전과 똑같아진 건 아쉽네요.

악뮤홀릭 : 1:1 배틀이 심사위원 점수제로 바뀐 건 참가자가 어느 정도 있어야 하는 배틀의 한계를 보여주긴 합니다. 또 어떤 팀과 배틀을 하느냐에 따라 다음 라운드 진출에 영향을 주기도 하죠. 이에 대한 형평성에 대한 문제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말씀하셨듯이 < K팝스타>의 새로운 방식은 지루하지 않고, 문자투표의 이점도 적절히 살렸습니다. 생방송의 생생함이 살아있어요. 경연이 가지는 평가방식의 한계를 어느 정도 극복한 모습이죠. 제작진의 고민이 돋보였습니다.



모두가 알아보도록, < K팝스타>의 크레센도를 위해



지민샤릉 : < K팝스타>시즌1이 좋았던 이유는 무엇보다 참가자들의 성장과정이 눈에 보였기 때문이에요. 본격적인 심사 이전에 심사위원과 1:1로 면담을 하고 쇼케이스를 진행하면서 끊임없이 피드백이 오고 갔어요. 그 과정에서 박지민의 ‘Rolling in the deep’이 탄생했어요. 시즌2도 마찬가지에요. 시즌3에서도 참가자들의 성장과정을 더욱 잘 보여주었으면 좋겠어요. 다만, 팝송 좀 그만 불러주세요. < K팝스타>의 K는 ‘Korea’아닌가요? 시즌2의 결승전마저도 팝송을 부르다니요!

악뮤홀릭 : 피드백을 하는 과정에서 솔로로 참가한 사람들이 새로운 팀을 이루어 시너지를 높인 것이 눈에 띕니다. 시즌1의 ‘수펄스’라는 걸출한 걸그룹은 반짝 결성됐다가 결승전은 각자 솔로로 진출했어요. 시즌2에는 ‘라쿤보이즈’, ‘YouU’ 등 ‘K팝스타’표 그룹이 만들어져서 성적도 좋았습니다. 게다가 < K팝스타>는 그저 노래만 잘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대중들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는 사람들을 발굴했다는 점이 최고입니다. 노래 잘하는 사람들은 <보이스코리아>, <위대한 탄생>에 많이 있잖아요. 앞으로도 < K팝스타>에서 ‘매력학과’ 전공한 많은 사람들을 보고 싶습니다.



대한민국을 흔들었던 오디션 프로그램의 열풍은 이제 많이 꺼졌다. 그러나 < K팝스타>는 희미해져가는 열풍 속에서도 새로운 의미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즌1과 시즌2, 각각의 성격이 뚜렷하고 제작진도 여러 가지 방식을 도입하면서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피로감을 씻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 K팝스타>는 시즌3를 추진할 지에 대해서 논의 중이라고 한다. 앞으로 나올 시즌3에는 무엇을 극복하고 무엇을 트렌드로 내세울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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