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험을 좋아한다. 똑같은 것은 싫다.”
이쯤 되면, 말 달려 빈 땅에 깃발을 꼽던 카우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스트 한류스타로 그 누구도 토를 달기 어려운 배우. 배우를 넘어서, 이제 가수로 영역을 개척해 음악파트너 빅브라더와 프로젝트 그룹 팀에이치(Team H)로 일본 4개 도시와 중국, 태국, 대만에서 공연을 마쳤다.
‘아시아 프린스’를 넘어 ‘월드 프린스’를 넘본다는 말을 농담처럼 슬쩍 던져 놓고는, 차근차근 준비해나가는 치밀함에서, 데뷔 20년을 넘긴 내공이 엿보인다. 아역으로 드라마 <여인천하> <정 컴미>등에 출연한 뒤 ‘어른’이 된 지 이제 10년. 2003년 시트콤 <논스톱 4>로 성인 연기에 도전하고, 2006년 드라마 <황진이>로 ‘잘 자라주어 고마운’ 배우로 발돋움하나 싶더니, 영화 <즐거운 인생> <이태원 살인사건> <도레미파솔라시도> <아기와 나> <너는 펫> 등의 필모그래피와 드라마 <미남이시네요> <매리는 외박중> <사랑비>로 아시아를 호령하고 있다.
이제 미주 지역 공연을 앞두고 있는 장근석의 성공 비결은, 타협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일본 싱글 < Let me Cry (Normal Ver.) (Single) >에도 한국 작곡가를 고집하며 일본 스태프를 설득하고, 일본 방송에서 “김치찌개를 사랑한다”고 외치는 뚝심이다. 여성 못지않은 가녀린 라인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터프함마저 있다.
항상 에너지가 넘쳐 보이는 그에게도 지치는 순간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 고비고비를 함께 해 주는 힐링 뮤직들을 꼽아줬다. 어울림 직한 시간과 장소가 생생히 떠오르는 그의 소감과 함께 감상해보자.
1.윤종신의 <10집 Behind The Smile>
“수록곡 ‘You Are So Beautiful’이 마음에 들어요. 가사가 직설적이고 솔직한 표현이 가슴에 와 닿아요. 종신이 형의 꾸미지 않은 목소리도 노래와 잘 어울리고요. 리메이크해서 제가 녹음해보고 싶은 곡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꼭 불러보고 싶은 곡이죠. (웃음)”
윤종신이 2005년 내놓은 10집 앨범이다. 데뷔 15년이었고, 시트콤과 하림 제작 등을 거쳐 자신의 앨범을 오롯이 세상에 내 놓은 건, 4년만이었다. 1960~1980년대 발라드 스타일을 담은 앨범이기도 하고, 윤종신의 가수 활동 초창기의 감성이 담긴 앨범이기도 하다. 정석원, 클래지콰이, DJ솔스케이프 등이 참여해 뮤지션의 면면도 화려하다.
2.Robbie Williams의
“Robbie Williams와 Nicole Kidman의 ‘Somethin’ Stupid’는 뮤직비디오가 환상이죠. 로비 윌리엄스는 배우를 해도 될 정도로 눈빛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요즘 같은 봄 날씨에 드라이브하면서 듣기 딱 좋은 곡이 아닐까요?”
테이크댓의 멤버 로비 윌리암스의 베스트 앨범이다. 1990-2010년의 곡들을 모은 앨범이다. 이제는 40대가 된 보이밴드 멤버의 역사를 담은 앨범인 셈이다. ‘Somethin’ Stupid’는 국내 모 광고의 배경음악으로도 유명하다.
3.Jamiroquai의
“자미로콰이(Jamiroquai)의 ‘Seven Days In Sunny June (Radio Edit)’은 언제 들어도 마음을 릴렉스 하게 주는 곡입니다. 금요일 밤에 클럽으로 향하는 느낌을 주는 곡이죠. 낮이든 밤이든 마음을 신 나게 해주는 명곡이라고 생각합니다.”
장근석은 자미로콰이가 2008년 내한한 당시, 공연장을 직접 찾아 즐기기도 했다. ‘Seven Days In Sunny June’은 부드러운 느낌에 그루브가 살아있는 곡이다.
4.라디(Ra. D)의 <1집 My Name Is Ra. D>
“라디(Ra. D)는 커플송으로 나중에 유명해진 가수이지만 내가 중3 때인 2002년 즈음 1집으로 데뷔했었죠. 하지만 당시 큰 이슈를 받지 못했었죠. 이유는 시대를 너무 앞서 갔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때의 앨범은 지금 들어도 고급스럽습니다. 모든 곡들이요. ‘넌 내게 했던 얘기를’은 가사가 특별하기에 좋아합니다.”
최근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라디의 데뷔 앨범이다. 일명 감성R&B코드를 내놓는 라디는 이승기의 ‘연애시대’, 원더걸스의 ‘비 마이 베이비’ 리믹스 버전 등에도 참여했다. 리듬감이 살아있는 흑인음악으로 최근 각광받고 있다.
5.god의 <4집 Chapter4>
“이 앨범에 수록된 ‘길’은 진짜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 올 때마다 듣는 곡입니다. 아티스트란 직업은 정말 극한의 고통이 오는 순간이 있어요. 그럴 때 조용히 눈을 감고 정자세로 앉아 듣는 곡이죠. 가사에 철학이 들어있기에 내 삶을 다시 되돌아보게 되는, 그러면서 나의 미래를 그려보게 되는 곡입니다.”
2001년 발매된 [Chapter4]는 god의 ‘Chapter’시리즈에 속한다. 장근석도 필청곡으로 꼽은 ‘길’은 박진영이 작사 작곡한 노래로, 박진영 특유의 감성에 god의 보컬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무한한 가능성의 20대 한류스타
장근석이 고른 곡들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2011년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이 발표한 ‘한류 동향 보고서’에서 배용준의 뒤를 잇는 새로운 한류스타로 인정받은 그가 아닌, ‘자연인 장근석’이 보이는 것만 같다. 해외 콘서트를 연 뒤 클럽에서 디제잉을 즐기기도 하는 그는, 푸르른 20대다.
사진제공. 트리제이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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