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돈의 화신> 24회 2013년 4월 21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이중만(주현) 살인사건의 전모를 드러내는 다큐멘터리의 방영으로 지세광(박상민) 일당의 음모가 세상에 드러나게 된다. 전지후(최여진)가 이차돈(강지환)에게 지세광의 횡령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를 제공함으로써, 차돈은 세광의 횡령과 살인 모두를 밝히는데 성공한다. 권재규의 총에 의해 총상을 당한 지세광은 은비령의 도움으로 살아나지만, 은비령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도망치자는 제안을 거절한다. 이차돈을 향한 증오심을 거두지 못한 지세광은 끝까지 차돈을 죽이려고 하다 실패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리뷰

결국 기나긴 복수의 여정이 끝이 났다. 이차돈은 막바지에 들어 지세광을 향해 자신은 ‘복수’가 아닌 ‘죗값을 치르게 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차돈의 마음 속에 일말의 ‘사적인 복수심’이 없었다고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자신이 공적인 위치에 있는 검사이기 이전에, 자신의 부모를 죽게 한 장본인을 눈 앞에 두고 한 순간도 자연인 이차돈인 적이 없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 모든 극을 이끌어온 힘이 온전히 ‘정의를 수호하는 법조인의 모습’이라고 믿는 이가 얼마나 있을까. 그렇게 우기기 보다는 ‘정의’ 운운하여 개인의 원한을 좀더 ‘그럴싸하게’ 보이게끔 한 외형적 장치라고 고백(!)하는 것이 훨씬 솔직해 보일 것이다.

이 드라마는 돈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그 아래와 위를 점할 수 있는 다른 요소들을 배치하려고 노력했다. 그 자체로서의 돈으로는 그 어떤 일도 가능하고, 목적으로서의 돈으로는 그 누구도 무릎 꿇게 만들었다. 돈이 곧 권력이고, 돈이 곧 정의로 둔갑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인물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그러나 결국에는 돈 이외의 ‘고귀한 정의’와 ‘타협하지 않는 공정함’이 돈 보다 위에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말았다. 그것도 “대한민국 판사”와 “대한민국 검사”의 이름으로.

세상에 돈보다 강한 가치와 신념이 있다는 식의 결말 자체에 대해 불만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전까지는 극중에서 돈에 휘둘렸던 검사가 어느덧 ‘정의의 사도’로 둔갑할 수 있는 까닭은 (드라마가 설파하고 있는 것처럼) 그가 결코 “대한민국 검사”이기 때문이 아니라, 성장을 하고 있는 인간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인생과 드라마라는 이야기가 결국에는 거친 욕망을 다듬어나가는 여정이라고 한다면, ‘절대적 의미의 정의’도 ‘절대적 의미의 악인’도 없다는 것을 금새 깨닫게 될 것이다. 이를 어찌되었든 거부하려고 하지만 않는다면 그 깨달음은 좀더 빨리 올 터인데, ‘정의롭고자 하는 드라마’의 엔딩에 바라는 것 치고는 너무 과한 것 같기도 하다.

수다포인트

-사랑하는 남자의 죗값을 치루게 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기로에 서서 고뇌하는 전지후. 그 와중에도 안주를 가지런히 준비해 함께 술을 마시는 마인드라니… 소품팀 스탭들이 지나치게 신경 써 주신 것 아닌가 모르겠어요. 차라리 안주 없이 병나발을 부는 게 훨씬 절절해 보였을 텐데 말이죠.
-마지막 회라 옥의 티가 좀 있네요. 이차돈과 통화 후 은비령이 이차돈에게 주소를 문자로 보내줘야 하는데, 지세광이 바로 핸드폰 배터리를 빼버렸네요. 그래도 이차돈은 그들의 은신처로 잘 찾아왔고요. 위치추적 서비스를 사용했을 수도 있다고요? 네, 그래도 이때까지 은비령 은신처를 찾아내는 데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위치추적이 왜 이번에만 됐을까요? 게다가 지세광은 은비령을 향해 시종일관 겨누고 있던 총구를 왜 갑자기 내려놨으며, 은비령이 어떻게 총알을 빼낼 수 있었을까요? 지세광이 술김에 총도 놔두고 화장실이라도 다녀왔나 보죠? 그런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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