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 8회 2013년 4월 23일 화요일 밤 10시
다섯 줄 요약
사내 연애의 정황이 담긴 쪽지 하나가 발견되고, 주리(정유미)는 그 당사자가 혹시 무팀장(이희준)일까 노심초사한다. 사내체육대회 날 계약 재심사를 앞둔 박봉희(이미도)의 임신 사실이 밝혀지고, 상부에 보고 하겠노라 펄펄 뛰는 장규직(오지호)을 잠재우기 위해 미스김(김혜수)이 자신과의 씨름 내기를 제안한다. 그리고 장규직은 미스김에게 보기 좋게 메다 꽂힌다.
리뷰
이제 반을 찍었다. 남은 길이 반이고 온 길이 반이다. 헌데 그 길이 오십보백보처럼 느껴진다. 오십은 백의 절반임에도, 그 차이가 별스런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물론 요즈음의 드라마가 호랑이 등에 올라타 앞뒤 안보고 달리기만 하는 쪽에 가까운 행태를 보여 왔고, 그것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긴장을 풀고 편안한 마음으로 시청할 수 있는 드라마의 속도감은 <직장의 신>의 미덕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천천히 걷기를 지향할 때는 천천히 걸음으로써 풍경 하나하나가 오감에 닿는 순간의 가치와 깊이를 느끼는 것일 게다. 헌데 이 드라마에 그런 쾌감이 있던가. 오로지 명랑한 장난과 독보적인 한 캐릭터의 향연으로 매회 70분을, 그리고 지금까지 총 8회 치 이야기를 끌고 나갔다. 매회 각기 다른 에피소드로 진행되는 것이 본 드라마의 특성임을 차치하더라도 결국 종착지까지 가는 길이 주는 재미와 감동이 있어야 한다. 미스김은 어떤 여자고, 장규직은 왜 저런 인간이 되어야만 했고, 정주리는 과연 비정규직의 현실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이들 모두는 결국 무엇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지, 이야기가 이어지고 변주되고 커지고 깊어지면서 어느 덧 하나의 작은 세계로서 완성돼야 할 것이다. 헌데 매회 소진되는 느낌이다. 다음회로 가지고 갈 감정이란 것이 만나면 싸우는 미스김과 장규직의 억하심정 그리고 인물 몇몇의 멜로뿐이다. 그 멜로조차 주인공의 멜로는 대개 낚시로 끝난다. 매회 등장하는 주리의 내레이션에서도 어떤 감정의 변화나 진전을 느끼기 힘들다.
결국 과정의 문제다. 과정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로 성장하기에 조직 자체가 너무 성글다. 또한 과정을 지난하게 만드는 서사 패턴의 반복도 한몫을 차지한다. 이 드라마의 서사진행은 한 마디로 기승전‘내기’다. 그리고 승부의 끝은 누구 하나가 일부러 져 주는 데 있다. 서사는 모자라고, 인물들의 표정 연기가 공간을 채운다. 겉만 핥지 등장인물의 내면으로 내시경 푹 들이미는 순간이 없다. 무슨 회사에서 툭 하면 내기인가. 내기는 이제 그만 하는 걸로 저랑 내기하셨음 합니다만.
수다 포인트
- 멜로 산통 브레이커 미스 김씨. 사실 장규직 같은 찌질이에겐 언니가 아까워요. 장규직은 언제쯤 찌질의 탈을 벗고 괜찮은 남자의 속내를 보여줄 것인가!
- 동료의 결혼식, 오늘 같은 날 서른이 넘으면 까칠해지기 마련인데… 우리 모두 마음의 결을 따라 뉴칼레도니아슈퍼모이스처라이징하이드라리치크림을 펴 발라보아요. 끄응…
- 그나저나 첫 회에 밥집 주인으로 나왔던 명계남 찡은 이제 안 나오나요? 미스김만의 아지트 같았던 그곳이 분명 그녀에게 상징적인 장소가 아닐까 기대했는데…
글.꿀벌(TV리뷰어)
다섯 줄 요약
사내 연애의 정황이 담긴 쪽지 하나가 발견되고, 주리(정유미)는 그 당사자가 혹시 무팀장(이희준)일까 노심초사한다. 사내체육대회 날 계약 재심사를 앞둔 박봉희(이미도)의 임신 사실이 밝혀지고, 상부에 보고 하겠노라 펄펄 뛰는 장규직(오지호)을 잠재우기 위해 미스김(김혜수)이 자신과의 씨름 내기를 제안한다. 그리고 장규직은 미스김에게 보기 좋게 메다 꽂힌다.
리뷰
이제 반을 찍었다. 남은 길이 반이고 온 길이 반이다. 헌데 그 길이 오십보백보처럼 느껴진다. 오십은 백의 절반임에도, 그 차이가 별스런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물론 요즈음의 드라마가 호랑이 등에 올라타 앞뒤 안보고 달리기만 하는 쪽에 가까운 행태를 보여 왔고, 그것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긴장을 풀고 편안한 마음으로 시청할 수 있는 드라마의 속도감은 <직장의 신>의 미덕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천천히 걷기를 지향할 때는 천천히 걸음으로써 풍경 하나하나가 오감에 닿는 순간의 가치와 깊이를 느끼는 것일 게다. 헌데 이 드라마에 그런 쾌감이 있던가. 오로지 명랑한 장난과 독보적인 한 캐릭터의 향연으로 매회 70분을, 그리고 지금까지 총 8회 치 이야기를 끌고 나갔다. 매회 각기 다른 에피소드로 진행되는 것이 본 드라마의 특성임을 차치하더라도 결국 종착지까지 가는 길이 주는 재미와 감동이 있어야 한다. 미스김은 어떤 여자고, 장규직은 왜 저런 인간이 되어야만 했고, 정주리는 과연 비정규직의 현실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이들 모두는 결국 무엇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지, 이야기가 이어지고 변주되고 커지고 깊어지면서 어느 덧 하나의 작은 세계로서 완성돼야 할 것이다. 헌데 매회 소진되는 느낌이다. 다음회로 가지고 갈 감정이란 것이 만나면 싸우는 미스김과 장규직의 억하심정 그리고 인물 몇몇의 멜로뿐이다. 그 멜로조차 주인공의 멜로는 대개 낚시로 끝난다. 매회 등장하는 주리의 내레이션에서도 어떤 감정의 변화나 진전을 느끼기 힘들다.
결국 과정의 문제다. 과정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로 성장하기에 조직 자체가 너무 성글다. 또한 과정을 지난하게 만드는 서사 패턴의 반복도 한몫을 차지한다. 이 드라마의 서사진행은 한 마디로 기승전‘내기’다. 그리고 승부의 끝은 누구 하나가 일부러 져 주는 데 있다. 서사는 모자라고, 인물들의 표정 연기가 공간을 채운다. 겉만 핥지 등장인물의 내면으로 내시경 푹 들이미는 순간이 없다. 무슨 회사에서 툭 하면 내기인가. 내기는 이제 그만 하는 걸로 저랑 내기하셨음 합니다만.
수다 포인트
- 멜로 산통 브레이커 미스 김씨. 사실 장규직 같은 찌질이에겐 언니가 아까워요. 장규직은 언제쯤 찌질의 탈을 벗고 괜찮은 남자의 속내를 보여줄 것인가!
- 동료의 결혼식, 오늘 같은 날 서른이 넘으면 까칠해지기 마련인데… 우리 모두 마음의 결을 따라 뉴칼레도니아슈퍼모이스처라이징하이드라리치크림을 펴 발라보아요. 끄응…
- 그나저나 첫 회에 밥집 주인으로 나왔던 명계남 찡은 이제 안 나오나요? 미스김만의 아지트 같았던 그곳이 분명 그녀에게 상징적인 장소가 아닐까 기대했는데…
글.꿀벌(TV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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