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으로 만든 이효리와 박명수의 ‘페스티벌’ 지도

여름에는 무더위를 시원하게 달래줄 뮤직 페스티벌들이 잔뜩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올 여름 페스티벌에는 다소 생소한 얼굴이 등장해 관심을 모은다. 이효리와 박명수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왜 페스티벌에 출연하게 됐을까.

1. 이효리의 영토확장, ‘싱어송라이터’ 타이틀도 내꺼!

먼저 이효리는 6월 15일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뮤즈 인시티 페스티벌’(이하 ‘뮤즈 인시티’)에 참가한다. 올해 첫 회를 맞이하는 ‘뮤즈 인시티’는 여성 뮤지션만 출연하는 페스티벌이다. 보사노바를 대표하는 리사 오노, 광고음악계에서 화제를 모은 렌카, 데미안 라이스의 옛 연인 리사 해니건, 홍대 3대 여신 한희정, 요조, 타루 그리고 실력파 보컬 윤하까지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뮤즈 인시티’에서 이효리는 밴드, 댄서 등 총 15인조로 무대를 구성해 화려한 볼거리로 페스티벌을 압도할 예정이다.

자신만의 음악을 시도하고 있는 이효리는 그 연장선으로 뮤지션의 영역을 다지고자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효리는 가수 활동 뿐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의 MC로 방송 전반에서 활약을 보이며 신드롬을 일으킨 톱가수다. 이미 ‘보는 음악’으로 대표되는 주류 가요계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다. 이효리는 다른 아이돌처럼 인기 작곡가의 곡을 통해 컴백을 했어도 화제를 모을 수 있었을 테지만 정규 5집 을 통해 싱어송라이터가 되고 싶은 열망을 표현했다. ‘미스코리아’로 자신이 작곡한 노래를 처음으로 앨범에 실었고, 16개의 수록곡 중 9곡의 작사에도 참여했다. 김태춘, 고고보이스 등 인디뮤지션들의 참여도 두드러진다. 페스티벌은 ‘드림콘서트’나 단독 콘서트처럼 가수를 좋아하는 팬들이 모이기보다 음악 자체를 즐기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 뮤지션들이 관객과 제대로 소통해야 즐길 수 있는 무대. 페스티벌의 영역에 발을 들여 놓는 이효리의 가능성을 기대해본다.

2. 박명수의 영토확장, DJ왕국 진출

박명수는 가수, 작곡에 이어 이제는 DJ의 영역에도 진출한다. 올 초 MBC 예능 <블라인드 테스트 180°>에서 처음 디제잉을 접한 박명수는 그 후에도 전문적인 DJ 교습을 받으면서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코리아’(이하 ‘UMF’) 무대에 서는 것이 목표라고 공공연히 말해왔다. 6월 14,15일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리는 ‘UMF’는 DJ매거진에서 4년 연속 TOP 100 1위를 차지한 아민 반 뷰렌을 비롯해 아비치, 아프로잭, 칼 콕스, 케스케이드 등 세계적인 DJ들이 참가하는 페스티벌이다.

박명수는 개그맨과 MC의 영역에서 확실히 자리 잡은 박명수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은 불혹의 나이를 훌쩍 넘겼음에도 계속됐다. 정규 앨범을 9집까지 발표했으며 2012년에는 MBC <무한도전>을 통해서 작곡가로서 실력까지 인정받았다. 그 중 ‘강북멋쟁이’는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하면서 대중적인 인기도 끌었다. 그런 박명수가 DJ까지 도전한다는 건 ‘한 번 해볼까?’라는 치기 어린 도전이라기보다 음악을 사랑하는 열정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비록 방송을 통해 얻은 인지도가 음원 성적이나 페스티벌 참여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지만 박명수의 이번 도전은 실력을 떠나 팬들에게 깜짝 선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야금야금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는 박명수가 세계적인 DJ들이 모인 페스티벌에서 어떤 존재감을 뽐낼지?

글.편집.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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