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샤벳 쇼케이스 현장 수빈, 아영, 지율, 세리, 우희, 가은(왼쪽부터)

‘눈 말고 다리를 봐/손을 놓고 나를 안아/고민은 그만/아끼지마’ 미니앨범 타이틀곡 ‘내 다리를 봐’ 후렴구.

정말 뜨거웠다. 흰 살결을 그대로 드러낸 채 빠른 음악에 맞춰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그녀들을 보다가, 이제야 ‘여름이 왔구나’하고 실감했다.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열린 쇼케이스 현장은 “내 다리를 봐”라고 외치는 달샤벳 덕분에 후끈 달아올랐다.

작년 하반기 ‘있기 없기’로 인기를 얻은 달샤벳이 미니앨범 를 발표했다. 데뷔한지 2년이 넘었지만 7개월만의 컴백에 아직은 무대가 익숙지 않은지 그들의 얼굴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것도 잠깐, 새 앨범의 인트로 곡 ‘달샤벳 걸스’의 전주가 흐르자 이내 능숙한 표정연기를 펼치며 자신들의 이름을 연호했다. 다음은 타이틀 곡 ‘내 다리를 봐’의 차례. 후렴구로 접어들자 도처에서 “아”하는 낮은 탄식이 터져 나왔다. 치마로 보였던 의상이 학이 날개를 펼치듯 양옆으로 풀어지며 그녀들의 아찔한 각선미가 그대로 노출됐다.

달샤벳 쇼케이스 현장

물론 벨크로 테이프로 이어붙인 양날개 속에 핫팬츠를 입은 상태이긴 했지만, 맨살을 그대로 드러낸 달샤벳의 모습은 취재진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달샤벳은 진행을 맡은 MC딩동의 지휘에 따라 한명씩 포즈를 취해보였다. 그들이 ‘마릴린먼로 춤’이라 부르는 다리노출 포즈, 달샤벳 공식포즈, 그리고 취재진을 위한 하트포즈 까지. “준비 많이 했네”라는 기자들의 탄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올 법했다. 각 멤버들이 허벅지, 발목, 손목 등에 새겨 넣은 타투도 시선을 끄는 요인이었다.

달샤벳의 리더 세리는 “이번 앨범은 휴가철에 신나게 들을 수 있는 ‘섬머 앨범(Summer Album)’으로 준비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파격적인 퍼포먼스에 대해 지율은 “다리를 예쁘게 보이는 동작이 무엇일지 고심했다”며 “안무가가 마릴린 먼로가 출연하는 영화 <7년만의 외출>을 보다가 치마가 바람에 날리는 장면에서 착안해 안무를 구성했다. 또 춤을 본 스타일리스트가 안무에 맞는 치마를 제작해 줬다”고 귀띔했다.

섹시한 느낌은 확실히 전달됐지만 선정적이란 비판도 피할 수 없었을 터. 얼마 전 SBS에선 ‘내 다리를 봐’가 심의반려 판정을 받아 논란이 일었다. 아영은 “말은 정말 해석하기 나름인 것 같다”며 “심의반려 판정이 난 것에 대해 조금 당황했지만 각 방송사마다 심의규정이 다르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모두 수정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달샤벳은 왜 그러한 위험을 감수하며 ‘다리’를 보라고 외치는 것일까. 아영은 “처음에는 ‘정말 다리가 예쁘냐’ 혹은 ‘보기 싫다’하는 댓글이 달릴까봐 걱정도 됐다”며 “근데 ‘내 얼굴을 봐’하면 그게 더 망언일 것 같아서 위험을 감수하기로 했다(웃음)”고 전했다. 수빈은 “작사가와 함께 많이 생각을 해봤지만 얼굴, 손 등의 다른 부위가 개인의 취향을 타는 것에 비해 다리는 명확한 기준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사실 가사 속 ‘다리’가 의미하는 것은 자신감이다”고 답했다. 또 아영은 “적극적인 여성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달샤벳은 ‘Supa Dupa Diva’ 때부터 이런 모습을 표현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왔다. 이것 또한 달샤벳만의 차별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달샤벳 쇼케이스 현장 수빈, 아영, 지율, 세리, 우희, 가은(왼쪽부터)

다리를 노출하는 퍼포먼스가 타이틀곡의 핵심이기에 몸매관리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듯했다. 수빈은 “휴식기를 가지며 많이 먹었더니 팬들이 사진과 영상을 찍어서 보내왔다(웃음)”며 “다리 스트레칭을 중심으로 다이어트를 해서 5kg을 감량했다”고 밝혔다. 세리는 “감량만 하면 근육이 빠져서 탄력이 없어 보이니까 웨이트 트레이닝도 병행해야 한다”며 즉석에서 다리 마사지법을 설명해보이기도 했다. 일명 ‘마릴린 먼로 춤’에 대해 아영은 “소녀시대의 학다리 춤이 좋아서 많이 따라 췄었다”며 “비교가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도 나름대로 ‘다리’ 춤을 만들었기에 많이 따라 춰주시면 좋겠다(웃음)”는 은근한 자신감을 드러내보였다. 또 수빈은 “보자기와 찍찍이(벨크로 테이프)만 있으면 쉽게 따라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냐”며 “커버 영상도 많이 올라왔으면 좋겠다”는 말을 보탰다.

세리는 “우리가 6곡 중 4곡에 작사·작곡을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이번 기회에 ‘달샤벳도 작사·작곡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2년 반 활동하긴 했지만 신인이라는 마음으로 계속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달샤벳에게 이번 앨범은 두 번째 데뷔라고 생각한다”는 포부도 밝혔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편집. 홍지유 jiyou@tenasia.co.kr

사진제공. 해피페이스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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