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닐로 레아
기발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재즈 공연들이 몰려온다. ‘자유로운 음악’인 재즈는 어떤 그릇에 담느냐에 따라 그 매력이 팔색조처럼 바뀐다. 기획하기에 따라 대중들에게 가깝게 다가갈 수도, 멀찍이 떨어질 수도 있는 장르. 신선한 아이디어의 공연들은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한다. 재즈와 아이돌의 만남, 재즈와 아리아의 만남, 재즈와 골목의 만남, 그리고 재즈 올스타의 공연이 팬들을 기다린다.나르샤·호란이 함께 하는 전제덕과 SAZA최우준의 무대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과 기타리스트 SAZA최우준은 이달 28일과 29일 서울 올림픽홀 뮤즈라이브에서 합동 콘서트를 연다. 국내 대중음악계에서는 드물게 연주자로서 탄탄한 입지를 다진 ‘환상의 투톱’이 뜬 것. 재즈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인 연주자 간의 호흡을 맛볼 수 있는 무대다.
최우준, 전제덕(왼쪽부터)
2004년 데뷔작 〈우리 젊은 날〉을 발표한 전제덕은 지난 10여 년 동안 왕성한 활동을 선보이며 국내 최고의 하모니카 연주자 반열에 올랐다. 2007년에 〈Saza’s Groove〉로 데뷔해 국내 재즈 록 계열에서 독보적인 솔로 기타리스트로 인정받은 SAZA최우준은 최근 보컬을 겸비한 블루스 연주자로 호평을 받고 있다.둘은 지난해 함께 네팔 음악 봉사활동을 떠난 것을 인연으로 이번 합동 콘서트를 열게 됐다. 각자의 오리지널 곡 외에 재즈, 팝, 가요를 아우르는 레퍼토리를 새로운 편곡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협연을 기념해 ‘록 메들리’를 야심차게 준비했다. 공연에는 국내 정상급 재즈 연주자들인 윤석철(건반), 정영준(베이스), 이도헌(드럼)이 함께 한다. 이와 함께 클래지콰이의 호란,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나르샤가 게스트로 참여할 예정이다.
성당에서 만나는 재즈
재즈로 해석한 오페라 아리아를 성당에서 들어볼 수 있는 공연도 열린다. 피아니스트 다닐로 레아와 트럼펫터 플라비오 볼트는 13일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공연을 갖는다.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꼽히는 서울주교좌성당은 뛰어난 어쿠스틱 잔향을 자랑해 수많은 음반이 녹음된 장소이기도 하다.
플라비오볼트로, 다닐로레아 (왼쪽부터)
이탈리아 출신인 다닐로 레아와 플라비오 볼트로 듀오는 작년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에서 한국 팬들과 처음 만났다. 둘은 독일 ACT 레이블에서 발매된 〈Opera〉 등을 통해 유명 오페라의 아리아를 재즈로 재해석한 연주를 들려줬다. 이런 재즈와 오페라의 만남은 국내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Opera〉 앨범은 프로젝트 성으로 기획된 앨범이기에 그 이후에 다닐로 레아와 플라비오 볼트로의 듀오 공연이 꾸준히 열리지 않았다. 이번 공연을 주최한 플러스히치 측은 “단 한 차례 공연으로 그치기에 둘의 만남은 너무도 인상적이었다. 그리하여 플러스히치와 일본의 코튼클럽 제팬이 협력해 전 세계에서 오직 한국과 일본만을 위해 다닐로 레아와 플라비오 볼트로의 듀오 공연을 다시 준비하게 됐다”고 전했다.오페라 아리아의 아름다움을 재즈의 즉흥연주로 풀어나가는 이번 공연은 재즈 팬과 클래식 팬을 골고루 만족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성당이라는 공간이 만들어내는 소리의 향연은 귀와 마음을 동하게 할 것이다.
골목에서 만나는 재즈
골목에서 재즈가 뿜어져 나오는 ‘제2회 골목 재즈 페스타’는 14일과 15일 서울 낙성대길 초입과 라이브클럽 재즈앨리, 모베터블루스에서 개최된다. 두 개의 클럽은 약 1분 거리. 행사 첫 날인 14일 오후 3시부터 6시 반까지 재즈 앨리와 모 베터 블루스 사이 거리에서는 재즈 선율이 행인들의 발길을 붙잡을 예정이다.
골목재즈페스타 포스터.
두 개의 클럽에는 정성조 퀸텟, 류복성 밴드, 정중화 JHG, 찰리 정 블루스 밴드와 웅산, 조윤성 & KoN 콜라보레이션 등 국내 정상급 재즈 연주자들이 무대에 오른다. 거리에서는 탱고 바이올렛, 양영목과 안 바쁜 사람 둘, 블루 이글스 등 6팀이 공연한다. ‘골목 재즈 페스타’를 기획한 박창덕 재즈앨리 대표는 “큰 규모의 페스티벌이나 대기업 행사가 아닌 일반인들이 접할 수 있는 일상의 공간에서 재즈공연을 해보자는 취지에 연주자들이 공감해 이번 행사가 열리게 됐다”고 말했다. 작년에 열린 1회 행사는 두 개 클럽이 매진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거리공연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출동! 재즈 올스타
재즈 팬들이 직접 선정한 올스타 밴드의 공연을 볼 수 있는 ‘리더스 폴 콘서트 2013’은 21일과 22일 양일간 LIG아트홀 강남에서 개최된다. 재즈월간지 ‘재즈피플’이 2007년부터 진행해온 ‘리더스 폴’은 올해의 재즈 연주자들을 팬 투표로 선정하는 행사로 이정식, 말로, 웅산, 곽윤찬, 손성제, 송영주, 배장은, 전성식, 서영도, 오종대, 박주원 등이 뽑힌 바 있다.
‘리더스 폴 콘서트’ 한웅원, 최진배, 써니 킴, 고희안, 리차드 로, 최우준(왼쪽뒤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번 ‘리더스 폴 콘서트’에는 무려 8,000여명이 투표로 선정한 고희안(피아노), 최진배(베이스), 한웅원(드럼), 최우준(기타), 리차드 로(색소폰), 써니 킴(보컬)이 팀을 이뤄 공연을 한다. ‘리더스 폴 콘서트’의 매력은 평소 한자리에서 보기 힘들었던 정상급 연주자들의 앙상블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 이번 공연에서는 작년에 타계한 재즈 피아노의 거장 데이브 브루벡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Take Five’를 연주하는 순서도 마련된다. 리더스 폴과 함께 올해의 루키로 선정된 ‘2013 라이징 스타’들인 김마리아(피아노, 보컬), 신동하(베이스), 이소월(드럼), 조영덕(기타), 유종현(색소폰)도 게스트로 무대에 오른다.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편집. 홍지유 jiyou@tenasia.co.kr
사진제공. JNH뮤직, 플러스히치, LIG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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