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유가 거품 붕괴 시점 도달했다" 미국 원유 재고가 계속해서 불어나고 있는 가운데 간밤 국제 유가가 3% 급락하면서 유가 거품이 빠지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고유가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대다수 애널리스트들은 원유 선물 가격이 기술주 거품이 붕괴됐던 지난 2000년 초반과 같은 시점에 도달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IFR에너지서비시스의 팀 에반스 애널리스트는 "(유가가)하늘에서 떨어지고 있다. 이는 댐이 무너졌음을 뜻한다"며 "강세장은 끝났다"고 말했다. 고공 행진을 지속하던 유가의 급락은 수입 물량 증가로 최근 몇달간 미국의 원유 재고가 유가가 배럴당 20달러를 맴돌았던 지난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을 지속하면서 즉각적인 글로벌 수급 우려가 다소 완화됐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는 올 들어 25% 올랐고,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무려 50% 급등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이같은 고유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 역시 제기되면서 '유가 거품' 논쟁은 치열한 상황이다. 오페하이머의 애널리스트인 파델 가이트는 "당분간은 현저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유가는 현 수준을 지속하거나 혹은 더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중국이 와일드카드 가이트 애널리스트는 유가 상승 요인에 대해 "근본적인 수급 요인들보다도 급증하는 중국 수요에 못따라가는 생산 여력과 주요 산유국들에 대한 테러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유가를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그는 "버블이라고 하는 것은 유지할 수 없는 가격이지 소멸함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가격 거품 상황이 20년, 30년 장기간 이어질 수도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올해 석유 소비량이 12% 늘어난 하루 740만배럴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중국은 이미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석유 소비 국가로 급부상한 상태다. 한편 지난 주 골드만삭스가 미국 원유 가격이 2007년까지 배럴당 최고 105달러를 호가할 수 있는 `수퍼-스파이크` 국면을 전망한 보고서가 원유 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심지어는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조차도 유가 100달러 돌파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IMF의 라구람 라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아니라면서도 "공급 차질 문제를 감안한 배럴당 100달러 전망이 이상하게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같은 전망에 대해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와코비아뱅크의 자슨 쉬엔커 애널리스트는 "원유 시장을 흔들만한 거대한 지각 변동 없이는 105달러에 도달할 수 없다"며 "90년대 후반 IT거품과 함께 증시 강세론자들은 다우 지수가 최고 2만선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20001년 1월 11,750선에 고점을 쳤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앨런 그린스펀 연준리 의장은 수요 저하, 재고 증가 등의 시장 스스로의 힘으로 결국 유가 급등세는 진정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만약 거품이 정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면 유가가 펀더멘털적으로 적절한 배럴당 30달러 수준으로 돌아오는데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팀 에반스 애널리스트는 "초과분이 빠져나가는데 수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 본 한경브리핑 서비스는 거래목적으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또한, 정보의 오류 및 내용에 대해 당사는 어떠한 책임도 없으며, 단순 참고자료로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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