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006400)- 악재에 대한 역발상이 유효한 시점...대우증권
▷ 삼성물산 주식 700억원 장내 매입 결의
삼성SDI는 지난 19일 장중 삼성물산(A00083)에 700억원을 출자하기로 이사회 결의하였다. 삼성물산이 자산가치(2004년 예상 BPS : 28,200원)대비 크게 저평가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보유주식의 매각을 고려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금운용의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삼성물산의 2004년, 2005년 예상 ROE 가 각각 1.6%, 4.0%이고 예상배당수익률이 1.9% 라는 점은 삼성물산 지분 매입을 효율적인 운용이라고 보기 어렵게 한다.
이는 시장의 판단과 같이 삼성SDI가 삼성물산의 경영권 방어와 삼성그룹의 백기사 노릇을 떠안게 된 것으로 판단한다. 삼성물산이 삼성전자의 2대 주주(4.02%)이고 삼성전자의 1대 주주인 삼성생명이 의결권에 제한을 받게된다는 점에서 볼 때 삼성그룹의 입장에서 그룹 지분이 12.88%에 불과한 삼성물산에 대한 경영권이 위험에 놓이게 되는 상황은 큰 리스크이다. 이에 대한 사전 차단의 포석이라고 여겨진다. 삼성SDI의 2004년 연말 기준 순부채는 (-)로 차입금보다 보유현금이 더 많고 현금성 자산은 4,500억원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자금 여력이 있는 삼성SDI가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본다.
▷ 향후 전개 방향은...
삼성물산 주식취득이 비영업자산에 대한 투자라는 점에서 주주이익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그러나, 삼성물산 주식취득의 가능성이 제기된 9월초 이래 동사의 주가가 이를 악재로서 반영해왔고 전일 장중 5%가 넘는 급락세를 보임으로 인해 향후 악재로서의 영향력은 높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번 삼성물산 주식 매입이 명백한 주가 악재요인이었다고 보면 역으로 향후 추가적인 악재 출현의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한다. 오히려 동사의 대주주인 삼성전자와 관계에서 호재가 출현할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한다. 삼성SDI의 사업영역은 삼성전자와 끊임없이 마찰을 겪고 있다. 현재로선 추정이 어렵지만 향후 호재 출현의 가능성이 높은 영역은 1) 유기EL 사업부 혹은 2) 새로운 평판디스플레이 기술인 CNT-FED 등으로 판단한다.
1) 유기 EL : 유기 EL의 경우 대형 시장을 놓고 삼성SDI와 삼성전자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치는 영역이다.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후 삼성SDI는 중소형 OLED 사업을 그룹 내에서 주도적으로 진행한다고 밝혔으나 여전히 대형시장에 대해서는 명확한 사업관계 설정이 안되어 있다. 아직 생산수율, 대형 디스플레이에 요구되는 수명 등의 문제로 인해 유기EL의 대형화 가능성이 높지는 않으나 양산시 TFT-LCD, PDP 등을 위협할 중요한 디스플레이임은 분명하다. 유기 EL이 대형화되기 위해서는 능동형 OLED가 필수적인 만큼 후판기술은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증착과 모듈화에 대해서는 삼성전자와 삼성SDI 양사가 동시에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2) CNT-FED : 전계방출 디스플레이(FED : Field Emission Display)는 브라운관이 하나의 전자총에서 방출된 주사를 통해 화면을 표시함에 비해 음극판 위의 아주 작은 전자방출 튜브가 화소수만큼 분포되어 있는 구조이다. 평판화가 쉽고 브라운관과 유사한 구조로 인해 화질이 우수하다. 그러나, 고전압 구동이 필요하고 음극팁의 노화, 화소수 확대에서 아직 기술적으로 난점을 가지고 있다. 일본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FED 진영은 탄소나노튜브(CNT : Carbon Nano Tube) 혹은 필름 프린팅을 이용한 SED(Surface Conduction Electron Emitter Display) 등을 통해 저전압구동과 안정된 수명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 중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종합기술원이 CNT-FED 연구를 진행 중인데 현재 60인치 디스플레이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FED는 브라운관과 유사하나 CNT을 합성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증착기술이 필요해 삼성전자와 삼성SDI간 갈등의 소지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향후 삼성종합기술원의 양산 파트너로서 삼성SDI가 유력하게 부각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이는 삼성SDI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중 위협적인 경쟁자로 부각되고 있는 OLED와 FED에서 모두 유력한 사업구도를 가지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 주가는...
삼성SDI의 2004년 하반기 실적 모멘텀은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경기에 대한 내성 또한 강한 회사이다. 가장 나쁜 실적이 예상되는 2004년 4분기에도 분기별 EPS는 15,220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삼성SDI의 2005년 예상 PBR은 1.1배로 역사상 최저점에 근접해 있다. 삼성SDI의 현 주가는 전년도 종가(141,000원) 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현 수준의 주가에서는 악재에 대한 역발상이 유효하다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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