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SBS 금토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
SBS ‘나의 완벽한 비서’ 완벽한 CEO 한지민에게 위기가 암시됐지만, 두렵거나 불안하지 않았다. 완벽한 비서이자 완벽한 남자 이준혁 덕분이다.

지난 25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 (연출 함준호·김재홍, 극본 지은) 8회에서는 짜릿한 사내 비밀 연애를 시작한 지윤(한지민)과 은호(이준혁)의 일과 사랑이 시종일관 미소를 유발했다. 특히 방송 말미, 지윤을 압박하는 투자자 우회장(조승연)을 막아선 은호의 엔딩은 환호성을 불러일으켰다.

이날 시청률은 전국 10.9%, 수도권 10.6%, 순간 최고 12.3%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채널 경쟁력과 화제성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인 2049 타깃 시청률도 3.9%를 나타내며 토요일 전체 프로그램 중 1위를 수성했다. (닐슨코리아 제공)
/사진 =SBS 금토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
혼자가 익숙했던 지윤과 딸 별(기소유)이가 전부였던 은호는 복잡하게 생각 않고 서로 좋아하는 마음만 보기로 했다. 그리고 사내에선 공과 사를 확실히 구분하기로 했다. 하지만 재채기와 사랑은 감출 수 없다는데, 두 사람도 흘러 넘치는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은호의 비밀 수신호에 지윤은 “티 좀 내지 말고 똑바로 합시다”라며 정색하다가도,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직원들 몰래 서로에게 비밀 윙크를 날렸고, 외근할 땐 손을 잡았다. 심지어 퇴근 모드에 돌입하면 대표실 테라스에서도 백허그와 입맞춤으로 과감한 애정 표현도 했다. 복사기도 다 안다는 사내 비밀 연애가 언제까지 지켜질 수 있을지 모를 정도로, 지윤과 은호는 짜릿한 연애를 이어갔다.

두 사람은 일도 완벽하게 해냈다. 이날 방송에서는 변호사 선우(김신록)의 이직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네 시 이후 재택에 수임도 절반으로 줄이고 주니어 변호사 2명을 전담으로 붙여달라는 조건은 그녀가 아무리 유능해도 조율이 쉽지 않았다. 그 배경에는 이혼 소송으로 인한 양육권 분쟁이 있었다. 선우는 남편의 바람으로 이혼하는데도 일 때문에 아이한테 소홀하다는 이유로 공격을 당했다. 그래서 일을 줄여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입증해야 했다. 그런데 그녀가 돌연 이직도 아닌 퇴사를 선택했다. 아들 태윤(권은성)이 아빠랑 같이 살고 싶다고 결심했기 때문이었다.

태윤에게도 사연이 있었다. ‘피플즈’로 지윤을 찾아온 태윤은 “우리 엄마 일 시켜주세요”라고 간절히 부탁했다. 일전에 선우가 지윤과 나눴던 대화를 듣고는, 일을 놓치고 싶지 않은 엄마가 자기만 없으면 일을 계속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것. 아들을 위해 기꺼이 희생을 선택한 선우, 어려도 엄마를 깊이 생각하는 태윤, 두 모자의 눈물의 포옹을 본 지윤은 사내 변호사를 추천했다.홀로 딸을 키우는 힘든 과정을 겪어 엄마의 자격으로 아파하는 선우의 심경에 누구보다 공감한 은호가 특별히 신경 써 마련해 놓은 자리였다. 출근 시간이 규칙적이고 로펌에 비해 소송이나 재판도 적은 데다가, 전문성도 확장시킬 수 있는 딱맞춤 포지션으로 선우를 이직시킨 지윤과 은호. 그렇게 일도 육아도 모두 지켜주며 프로젝트를 성공시켰다.

그런데 이날 방송 말미, 지윤의 위기가 암시됐다. 투자자 우회장의 인사 추천을 지윤이 신뢰와 공정성의 이유로 거절한 게 그 발단이었다. 우회장은 자신이 주최하는 행사를 바로 전날 통보하는 어깃장을 놓았고, 지윤은 잡혀 있던 일정을 다 정리해야 했다. 지윤은 그가 이런 일을 벌이는 의도를 잘 알기에 불안했다. ‘피플즈’ 대주주 우회장은 마음만 먹으면 회사를 쥐고 흔들 수 있었다. 은호는 “대표님 아니면 피플즈를 이렇게 이끌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어요. 너무 잘하고 있어요”라며 흔들리는 지윤을 꽉 잡았다. “나 좀 퇴근시켜 달라”는 애교는 결국 굳어 있던 지윤을 웃게 했다.

하지만 행사장에서 만난 우회장은 만만치 않았다. 그는 수수료 받으면 필요한 사람 찾아주는 게 헤드헌터라며, 지인들의 사윗감과 개인 골프 강사를 찾아달라 지윤을 조롱했다. 심지어 화가 난 지윤이 자리를 뜨려 하자 “끝까지 있어. 주제 파악할 정도의 머리는 되는 것 같은데”라고 찍어 눌렀다. 폭발할 것 같은 긴장감이 솟던 그때, 은호가 자신의 실수로 일정 정리를 못해 지윤이 당장 가봐야 한다며 막아섰다.

우회장이 충성심이 과하다 비꼬자 “비서는 자신이 모시는 분이 최우선이라고 배워서요”라는 멋진 한방도 선사했다. 행사장에 참석한 모두가 놀랐지만, 시청자들은 든든한 언덕이 돼 준 은호에게 환호했다. 우회장을 비롯해 지윤을 어떻게든 끌어내리려는 ‘커리어웨이’ 대표 혜진(박보경)까지, 앞으로 지윤의 가시밭길이 예측될지라도, 완벽한 안심 케어가 기대되는 엔딩이었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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