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용식탁' 정지선이 유산의 아픈 기억을 이야기했다.
4일 방송된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 – 4인용식탁'(이하 '4인용식탁')은 '중식 여성 스타 셰프 1호' 정지선 편으로 절친 여경래, 별, 정준하가 함께했다.
이날 정지선은 여성 셰프로서의 고충과 엄마로서의 안타까운 사연을 털어놨다.정지선은 과거 폐쇄적이었던 주방 문화 때문에 2005년 요리를 위해 어머니의 반대에도 중국 유학을 떠났다. 중국어로 1,2,3,4도 모른 채 떠나 3개월 만에 언어를 습득했지만, 중국 유학은 쉽지 않았다. 그저 깡으로 버텼다고.
하지만, 유학 후에도 취업이 어려웠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이력서 보지도 않고 탈락했다. 그때 여경래 셰프의 추천 덕분으로 정지선은 호텔 요리사로 처음 취직했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에서 여경래는 "정지선이 중식계 국내 일인자가 될 거다. 지선이가 짱이다"라고 제자바보 면모를 드러낸바.
호텔 중식당에서 일하는 경험은 소중했지만 "시집가면 애 낳고 끝인데 왜 요리를 하냐"는 등의 심한 차별과 무시로 정지선은 결국 퇴사했다.
여성 요리사로서 취업의 어려움을 알게 된 정지선은 면 뽑는 기계에 손가락이 빨려 들어가 30바늘 꿰맸을 때도 아픔보다 죄송함이 더 컸다고 전했다. 또 회복 기간이 길어지면 해고당할까 봐 두려웠다고 토로했다.이에 더해 정지선은 "셰프 12년 차 때 임신 사실을 숨겼다. 임신 4개월 때까지 요리대회 출전을 했다. 동료들이 임신 사실을 알면 해고될까봐 불안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정지선은 임산부 셰프에게 부정적인 주방 문화를 견디기 위해 "입덧이 있었는데, 생쌀, 얼음, 흰밥, 김을 먹고 버텼다. 지금 먹으라고 하면 못 할 것 같다"고 회상했다.
올해 5월 임신 9주차에 둘째를 유산했다는 소식을 알린 정지선은 "가족들이 다 기대했는데 너무 미안했다. 뱃속이 이상해서 검진을 해보니 아이가 숨을 안 쉰다고 하더라. 나는 건강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마흔 넘어 가진 아이라 약했나보다"며 가슴 아파했다.
정지선은 "유산에 큰 충격을 받았지만, 바빠서 이틀 뒤 수술을 했다. 유산 소식에 남편은 기대했다는데 아쉽다고 했지만, 괜찮다는 말은 못 들었다. 아들은 통곡을 했다. 속상했다"면서 "내가 아이를 못 지킨 죄인 같았다"는 말과 함께 눈물을 보였다.
김은정 텐아시아 기자 e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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