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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세라는 고령의 나이에 촬영 중 건강 이상으로 대본을 보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배우 이순재가 결국 KBS 수목극을 살리고 있다. 극 중에서 치매 위기를 맞은 김용건 역시 시청률을 견인하는 데에 큰 몫을 하면서 KBS 수목극에 새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다.

이순재와 김용건이 나란히 KBS 2TV 새 수목드라마로 편성을 확정 지은 드라마 '개소리'에 주연으로 복귀를 알렸다. '개소리'는 활약 만점 시니어들과 경찰견 출신 '소피'가 그리는 유쾌하고 발칙한 노년 성장기를 담은 시츄에이션 코미디 드라마다.한순간에 갑질 배우로 추락한 이순재가 탐정견 래브라도 리트리버의 말을 알아듣게 되면서 벌어지는 코믹 전개를 그린다. 극 중에서 이순재는 전국민에게 사랑받던 국민 배우에서 한순간에 '갑질 배우'로 추락해 거제도에 머무르게 된다. 김용건은 이순재의 절친했던 동료 배우로 등장하게 된다. 이 둘 모두 극 중에서 자신의 이름과 같은 동명의 캐릭터로 분하면서 방영 전부터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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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막극에서 주연을 맡았던 것을 제외한다면 드라마 주연은 2017년 MBC '돈꽃' 이후 7년 만이다. 이에 대해 이순재는 제작발표회에서 "드라마 출연이 뜸했는데 드라마가 들어와서 두말없이 오케이 했다"고 오랜만에 복귀하게 된 소감을 전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김용건에 의해 촬영 중 건강 이상을 겪게 됐다고 밝혀지기도 했다. 김용건은 "이순재 선배님이 ‘개소리’ 촬영 중 건강이 안 좋으셔서 저희 뿐만 아니라 모두가 걱정했다. 대본이 안 보이셔서 큰 종이에 쓰기도 했고, ‘개소리’ 통해서 정말 하셔야 되겠다는 완고한 그런 모습이 귀감이었다. 재무장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에 이순재는 "대본은 배우라면 다 외워야 된다. 대사조차 못외우는 건 배우가 아니다"라면서 "건강 때문에 글씨를 조금 크게 쓰긴 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최근에 방영된 회차에서 김용건은 일상 속에서 실수를 남발하며 곤란한 상황을 겪으며 치매가 의심될 만큼 저하된 기억력 때문에 낭패에 빠진 모습을 보였다. 용건은 남의 차량을 타고 전혀 엉뚱한 장소로 이동하는가 하면, 달력에 표시해둔 중요한 날짜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기억해내지 못하는 등 심상치 않은 증세를 보이며 치매를 의심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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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에서도 동명의 배역을 맡은 탓일까. 이순재가 갑질 배우라는 오명을 얻은 것과 김용건이 치매 의심을 받는다는 사실이 소소하게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또한 연기 경력 68년차인 배우 이순재가 주연을 맡으며, 탄탄한 연기력과 신선한 전개로 그간 4%대를 넘지 못했던 KBS 수목극에도 초록불이 켜졌다. '개소리'는 첫 방송 시청률4.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면서 전작 '완벽한 가족'의 자체 최고 시청률 3.1%보다 1.1% 높은 수치를 보였다.

앞서 '완벽한 가족'은 2년 만의 KBS 수목극의 화려한 부활을 알렸지만 2% 중반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다소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개소리'는 전작의 후광 효과 없이 첫 화부터 자체 최고 시청률인 4.2%를 달성하면서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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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직까지는 극초반으로 첫회 이후 시청률은 3%대로 진입하며 하락하고 있긴 하지만, 이순재와 김용건 두 배우의 연기 경력 69년, 59년 도합 128년의 관록이 KBS 수목극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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