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부터) 그룹 아일릿, 세븐틴, 밴드 QWER/사진=텐아시아 사진DB


강인한 모습을 전면에 내세우는 '쇠맛'이 주류를 이루는 사이,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청춘들의 이야기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그룹 아일릿, 세븐틴, 밴드 QWER은 최근 이들의 '청춘 드라마' 서사를 내세워 대중의 감정을 보듬고 향수를 자극해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그룹 아일릿 브랜드 필름/사진제공=빌리프랩
아일릿은 24일 하이브 레이블즈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약 9분 분량의 ''I'LL LIKE YOU' Brand Film'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서 멤버들은 차례대로 자신을 소개하는 가운데, 자신들만의 힐링 이야기를 판타지적 요소를 섞어 풀고 있다. 예컨대, 자유를 느끼기 위해 독수리가 되거나 화성에 가고 싶다는 식으로 서술하며 비현실적인 애니메이션으로 영상을 구현해 동화 같은 감성을 자아냈다.

아일릿은 해당 영상을 통해 일종의 세계관과도 같은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EK. 하지만 초능력이나 사이버펑크와 관련된 세계관 위주인 현 가요계에서 특이하게 '청춘', '동화'라는 키워드를 연상케 하는 이야기를 끌어와 대중의 시선을 끌었다. 대중들은 아일릿의 브랜드 필름에 대해 "아일릿 특유의 청순, 몽환, 동화, 마법 소녀 느낌이다", "너무 예쁜 청춘이다", "청춘영화, 동화 같아 너무 예쁘다"는 등 호평을 내놓고 있다.

그룹 세븐틴/사진= MBC M '세븐틴 프로젝트 - 데뷔 대작전', 플레디스 제공
같은 날 세븐틴도 미니 12집 발매를 앞두고 게재된 오피셜 포토가 과거 이들의 청춘을 그려내 대중과 팬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들의 게재한 사진 중 바닷가에 불꽃놀이를 배경으로 13명이 줄지어 앉아있는 사진이 그 주인공이다.

세븐틴은 데뷔 일인 2015년 5월 26일을 앞두고 같은 달 2일부터 MBC M '세븐틴 프로젝트 - 데뷔 대작전' 7부작을 방영해 데뷔 준비 과정을 세상에 공개했다. 그 과정에서 이들이 속초 해수욕장 모래밭에 나란히 앉아 "나중에 누가 변하면 여기 속초 다시 와서 여기에 던지자", "세븐틴 대박 나자, 우리는 할 수 있다"라는 말을 나눈다.

9년 전 데뷔를 앞둔 이들의 모습을 떠오르게 하는 오피셜 포토가 등장하자 팬들은 열광했다. 일부 대중들은 멤버들의 뒷모습을 통해 "정말 앉은 순서까지 똑같게 한 거 맞나 보다. 눈물이 난다"라고 추측하고 있다. 세븐틴이 이번 앨범을 통해 '힐링'을 주제로 노래할 것임을 예고한 만큼, 사람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위로를 건네는 음악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진=타마고 프로덕션 제공


QWER은 지난 23일 미니 2집 'Algorithm's Blossom'(알고리즘스 블러썸)의 타이틀곡 '내 이름 맑음'으로 컴백했다. 그룹 (여자)아이들의 멤버이자 프로듀서인 전소연이 작곡, 작사, 편곡 전 과정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이 곡은 화자의 이름이 '맑음'인 설정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일기 형식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세븐틴과 마찬가지로 QWER의 '내 이름 맑음'은 안 괜찮은 상황에서도 언제나 괜찮아야 하는 현대인의 공감대를 자극하는 힐링을 주제로 한 곡이다. 더불어 뮤직비디오는 청량하고 맑은 감성으로 연출해 아련함을 더했다. 팬들의 해석에 따르면 이 뮤직비디오는 멤버들이 각각 한 사람의 인격인 것으로 연출한 동화와 같은 이야기를 갖고 있다.

대중들은 "괜찮은 척 살아가는 요즘을 위로해주는 것 같아 눈물이 난다", " 가을 감성에 어울리는 벅참이 있는 노래"라며 긍정적인 평을 내놓고 있다. '내 이름 맑음'은 발매 하루 만에 24일 오후 3시 기준 멜론 메인 차트인 TOP100 차트 56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대중적 관심을 받고 있다.

아일릿, 세븐틴, QWER은 모두 이들만의 서사와 음악을 통해 사람들의 아픔과 향수를 자극해 대중의 마음을 노리고 있다. 관계자들은 여기에 밴드와 그룹 뉴진스의 부흥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블랙핑크, 여자아이들, 에스파 등 강인한 나와 우리의 서사를 그리는 게 주류를 이루던 중 밴드 붐이 일며 청춘의 힐링 서사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나아가 뉴진스가 과거 향수를 자극하는 것에 대중 수요가 있다는 걸 보여주면서 해당 수요를 모두 겨냥하는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괜찮은 척 살지 않아도 괜찮다는 위로와 과거를 그리워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담아 현시대 대중을 위로하는 이들의 서사가 앞으로 어찌 이어질지 지켜볼 만하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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