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 슈가가 팬에게 죄송하다는 말뿐 별다른 말 없이 경찰서를 떠났다. 팬들의 탈퇴 요구에 대한 취재진의 질의 등에도 연이어 답변하지 않으면서 대중의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슈가는 음주운전 혐의 관련 조사를 위해 사회복무요원 근무를 마치고 오후 7시 45분께 서울 용산경찰서에 출석했다. 이날 조사는 약 3시간에 걸쳐 이뤄졌다. 경찰은 조사에서 적발 당시 음주량과 타고 있던 기기가 무엇이었는지를 중심으로 음주운전 경위를 묻고 관련 혐의를 폭넓게 살폈다. 오후 11시경 조사를 마치고 나온 슈가는 "정말 죄송하다. 저의 잘못된 행동으로 많은 상처와 실망을 안겨드린 점 정말 너무나도 죄송하단 말씀 드리고 싶다. 너무나도 크게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다.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다. 사랑해주신 많은 분들께 죄송하다. 그리고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겠다"며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이어지는 취재진의 질의에는 조사 시작 전과 마찬가지로 응답하지 않았다.
앞서 오늘 오후 7시경 취재진 앞에 선 슈가는 "일단 굉장히 죄송하다. 많은 팬분과, 많은 분께 정말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고, 성실히 조사에 임하고 오겠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슈가는 음주 운전 경위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별다른 답변 없이 포토라인에 선 지 단 1분 만에 경찰서에 들어갔다. 단 세 문장으로 이뤄진 사과는 20여 초 만에 끝났다.
대중들은 유튜브 실시간 채팅과 온라인 플랫폼 'X'(트위터) 등을 통해 슈가의 태도가 무성의하다며 이는 팬과 멤버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지적하기에 나섰다. 한 방탄소년단의 팬은 슈가가 경찰서를 떠나는 과정에서도 "죄송하다"는 말만 연달아서 하자 "죄송하다는 말 좀 그만하고 다른 말 좀 하면 안 되냐"며 분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들 역시 이번 포토라인에 대해 슈가가 진심이 담긴 사과로 여론을 진정시킬 마지막 기회라고 평가했던 만큼, 슈가의 이러한 행보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슈가의 음주운전 문제를 놓고 BTS 팬클럽인 '아미'는 분열하고 있다. 국내 팬들을 중심으로 슈가 탈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만, 완전체 활동을 중시하는 슈가의 해외 팬들은 BTS 탈퇴를 막아야 한다며 주장해 인터넷 상에서 '아미'들끼리의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슈가가 포토라인에 서서 향후 활동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않음은 팬들에 대한 배려도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슈가는 지난 6일 늦은 밤 서울 용산구 한남동 거리에서 음주 상태로 전동 스쿠터를 타다가 넘어지면서 경찰에 적발됐다. 슈가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227%로, 면허취소 기준(0.08% 이상)을 크게 웃돌았다.
슈가는 지난해 9월부터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내년 6월 소집 해제를 앞두고 있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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