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슈팅스타》
김지원 텐아시아 가요팀 기자가 '슈팅스타'처럼 톡톡 튀고 시원하게 가요계를 맛보여드립니다.아이돌 그룹의 전원 재계약 소식이 속속 들려온다. 가요계를 둘러싼 여러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아이돌 그룹의 수명도 길어졌다. 한때 가요계를 꽉 잡았던 3세대 그룹도 재결합에 나섰다.
그룹 스트레이 키즈는 전속 계약 만료 기간을 한참 앞두고 전원 재계약 소식을 전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내년 초 전속 계약 만료를 앞두고 방찬, 리노, 창빈, 현진, 한, 필릭스, 승민, 아이엔 스트레이 키즈 멤버 전원이 재계약을 완료했다"고 지난달 17일 밝혔다. 이로써 이들은 20대 청춘 대부분을 멤버들과 함께 보내게 됐다. 멤버들은 자체 콘텐츠에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외치기도 했다. 재계약을 마친 스트레이 키즈는 미국 대형 음악 페스티벌 '롤라팔루자 시카고'에 헤드라이너로 출연해 성장 서사를 이어나갔다.
이들의 재계약 소식에 앞서 트와이스와 데이식스의 전원 재계약이 있었다. 2016년 데뷔한 트와이스는 2022년 JYP와 전원 재계약을 맺었다. 걸그룹이 '마의 7년'을 넘기는 건 흔한 사례가 아니었기에 더욱 시선이 쏠리는 소식이었다. 이들은 재계약 이후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또, 완전체 활동을 기반으로 개개인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시도하는 중이다. 오는 9월에는 막내 쯔위가 솔로 앨범을 내고, 10월에는 유닛 미사모가 컴백한다. 다현은 대만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리메이크 작품을 통해 연기에 나선다.
데뷔 10년 차에 전성기를 맞이한 데이식스도 빼놓을 수 없다. 당시 영케이, 원필, 도운이 군복무 중인 상황 속에서도 데이식스는 의견을 한데 모았다. 그 사이 '예뻤어',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등이 음원 차트를 역주행했다. 전원이 군 복무를 마치고 미니 8집 'Fourever'(포에버)를 발매한 후 개최한 첫 콘서트에는 총 3만 4천여 명의 관객이 함께했다. 이들은 올여름 각종 페스티벌에 출격하며 열일 행보를 보였다.
유독 JYP 소속 아티스트들이 연달아 전원 재계약을 맺으며 소속사가 아티스트를 탄탄하게 서포트한 영향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물론 JYP의 체계적인 매니지먼트도 재계약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겠지만, 가요계 배경에 핵심적인 원인이 있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타 소속사의 방탄소년단과 세븐틴 등도 재계약을 체결하며 그룹을 지켰다.
대중성과 코어팬덤 모두 갖췄던 2세대 아이돌과 달리, 3세대부터는 코어팬덤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빅뱅, 원더걸스, 소녀시대 등 2세대 대표주자들은 멤버 개개인의 인지도 역시 그룹의 인기만큼이나 높았다. 반면 세계관 등을 도입하기 시작하며 대중성에서는 한 발짝 멀어진 3세대는 그룹이 큰 인기를 누려도 멤버 개개인의 인지도가 과거와 같지는 않은 상황이 됐다. 아이돌을 소비하는 이들이 마니아층에 국한됨에 따라 4, 5세대 그룹들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지금도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는 중이다.
워너원, 아이오아이, 모모랜드 등 꽤 인기를 끌었던 그룹 출신들도 그룹 활동 종료 후 홀로서기에 나서자 호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러한 선례를 토대로 아이돌 당사자들도 '뭉쳐야 산다'는 인식을 지니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흩어졌던 그룹들도 다시 모이는 모양새다. 한때 '초통령'으로 통했던 그룹 B.A.P 출신 방용국&정대현&유영재&문종업은 다시 뭉쳐 6년 만에 함께 앨범을 냈다. 멤버들은 지난 8일 열린 쇼케이스에서 이번 앨범이 끝이 아니라며 활동을 이어갈 것을 예고했다.
그룹 멤버들 간 관계성은 아이돌 그룹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솔로 활동에서는 얻을 수 없는 요소라는 점에서 더 값지다. 아티스트 개인의 IP가 예전 같지 않은 요즘이다. 재계약은 그룹 활동의 장점을 적극 활용하면서, 청춘을 함께 보낸 동료들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됐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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