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범, 뱃사공/ 사진=박재범 온리팬스/카더가든 SNS 갈무리

"어느새부터 힙합은 안 멋져." 악뮤 이찬혁의 가사처럼, 힙합을 멋있지 않게 만드는 이들이 속속 생기고 있다. 힙합을 이끄는 장본인들이 힙합의 멋을 떨어뜨리는 모순적인 행보가 두드러진다.

가수 박재범은 지난달 30일 신곡 'McNasty'(맥네스티)를 발매했다. 그는 컴백을 홍보할 수단으로 성인 플랫폼 격인 '온리팬스'를 택했다. '온리팬스'는 유료 구독형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으로, 포르노 사이트는 아니지만 유료 구독의 폐쇄성을 이용해 성인용 콘텐츠를 사고파는 용도로 주로 쓰인다. 이에 성인 플랫폼을 양지화한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박재범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진 않았다.

사진=박재범 'McNasty' MV 갈무리

신곡 뮤직비디오에 AI 백종원을 등장시키기도 했다. "너의 몸맨 좋은 재료 나는 백종원처럼 요리해"라는 가사에 맞춰 AI로 만든 백종원의 모습이 나온다. 가수들이 뮤비에 AI 기술을 활용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실존 인물로 하는 건 드문 경우다. 이번에는 성인 플랫폼으로 인해 논란이 일었던 만큼 실존 인물을 엮는 데는 더 신중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케이/사진=텐아시아 사진 DB

식케이도 힙합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데 한몫했다. 식케이는 대마 소지 및 흡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식케이 측 법률대리인은 지난 4월 "의뢰인은 서울용산경찰서에서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대마)로 수사를 받았고, 기사에 언급된 바와 같이 위 사건은 서울서부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됐다. 의뢰인은 대마 단순소지, 흡연혐의에 대해 자수하였으며, 해당 혐의에 대해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끼/ 사진 제공=일리네어레코즈


돈 자랑을 일삼던 도끼는 돈 문제로 논란이 됐다. 도끼는 2022년 세금 3억원을 내지 않아 국세청의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지난 2018년 4월부터 건강보험료 2천 2백만원을 체납한 사실이 알려졌다. 재력을 자랑하던 도끼였기에 더욱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 그는 대중의 비판에 '체납'이라는 제목의 곡을 발매하는 것으로 대응, 분노를 샀다.
뱃사공/ 사진=온라인 커뮤니티/카더가든 SNS 갈무리

래퍼 뱃사공도 힙합을 멋지지 않게 만든 이 중 한 명이다. 그는 2018년 여자친구가 자는 사이 신체 일부를 촬영하고 지인 10여 명이 있는 대화방에 올린 혐의(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용·반포)로 지난해 4월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뱃사공은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재판부는 "피해자가 극심한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그는 옥중에서 새 앨범을 발매해 대중에게 뭇매를 맞았다. 또, 실형을 살고 나온 후 '출소 인증샷'을 찍는 듯한 모습이 온라인상에서 확산해 또 한 번 논란이 됐다. 사진에는 출소한 뱃사공을 영상 카메라도 찍는 이의 모습이 담겨 '출소가 콘텐츠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뱃사공은 이후에도 실내에서 흡연 중인 모습이 공개되는 등 꾸준히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한때 쇼미더머니 열풍이 불었다. 이에 따라 구조적으로 래퍼들이 과거보다 대중적으로 큰 주목을 받게 됐다. 자신의 노력과 재능도 성공 요인 중 하나였겠지만, 환경적 요인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대중적 인기를 얻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그럼에도 일부 래퍼들은 관심과 인기를 등에 업고 교만한 태도를 보였다. 자신의 영향력을 고려하지 않고 경솔하게 행동하기도 했다. 결국 힙합을 그 자체로 터부시하게 만드는 분위기를 만드는 건 소위 '네임드 래퍼'들이다. 진정한 멋짐은 겸손 가운데서 나온다는 것을 깨달을 때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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