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을 딛은 박세리 전 국가대표 감독부터 모델이지만 새로운 도전을 예고한 이현이와 송해나까지 2024 파리하계올림픽 KBS 방송단이 힘차게 첫 걸음을 내딛었다.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신관에서 '2024 파리하계올림픽 KBS 방송단' 발대식이 열렸다. 이날 발대식에는 이번 올림픽 중계방송의 메인 MC를 맡은 이현이와 송해나, 해설위원 박세리, 김준호, 김정환, 기보배, 이원희가 참석했다. 이날 박세리 해설위원은 감독이 아닌 KBS에서 첫 해설을 맡은 데에 "제가 요즘에 이런 저런 일이 있어서 쉽지 않은 시간이긴 했지만 열심히 시작하고 있다. 타 방송에서는 해설을 경험한 적이 있지만 KBS와는 처음이다. 올림픽 감독으로는 두 차례 선수들과 함께 현장에서 있었지만 올림픽 감독이 아닌 해설로는 처음"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박세리는 "걱정이 되는 것은 아무래도 선수들과 거리감이 있다 보니까 선수들이 갖고 있는 현장감과 해설을 하면서 들려드릴 수 있는 것들을 시청자 분들에게 정확히 잘 전달드릴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 최대한 선수 입장에서 생각해서 조금 더 명쾌하고 깔끔하게 해설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보시는 분들께서도 아무래도 일반적인 대회 보다는 올림픽이 갖고 있는 무게가 다를 거라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서 좋은 해설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고 답했다.모델 이현이와 송해나는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중계의 MC를 맡게 된 소감을 밝혔다. 이현이는 "이번 올림픽이 파리에서 개최되는 만큼, 기존 아나운서가 아닌 모델인 우리를 데리고 가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파리가 우리에게 익숙하고 패션으로도 유명하지 않나. 파리는 패션과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 그래서 패션도 소개해드리고 올림픽 현장에서 패셔너블하고 스타일리쉬한 것들을 저희의 룩을 통해서 소개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송해나는 "'KBS 함께 투게더 앙상블'이라는 슬로건처럼 스포츠인과 스포츠인이 아닌 이들에게도 함께 잘 모르는 용어들을 쉽게 전달해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준호 해설위원은 "저는 개인적으로 선수를 은퇴한지 얼마 안 됐기에 1등 2등 성적 물론 중요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아직까지 우리나라 문화 자체가 성적 제일주의인 것 같은 느낌이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그는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분위기 자체가 올림픽 가기전에 메달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 인터뷰를 많이 하지 않나. 모든 선수들이 똑같은 입장과 위치라고 생각한다. 메달 가능성이 있던 없던 간에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시면 감사하겠다. 결과에 관한 해설은 저희가 하고 선수 입장에서는 부담이 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해설을 맡은 소감을 전했다.
박세리 해설위원은 "오랫동안 많이 느꼈던 부분이긴 한데 선수들 같은 경우에는 성적이 다 말하지 않나. 성적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문화가 많이 차지할 텐데 어느 누구도 노력 없이 그 자리에 가진 않는다. 누구나 다 열심히 하고 똑같이 열심히 해도 실력이 좋아서, 운이 좋아서 갈 수도 있고 인지도가 높아지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세리 해설위원은 "올림픽이라는 대회 같은 경우에는 4년에 한번씩 열리는 경기이기 때문에 선수들에게도 부담이 되고 큰 대회이기도 하다. 나라를 대표해서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대표하는 선수인 만큼 메달 색깔도 물론 중요하다. 선수들의 꿈이고 바램이고, 4년 이라는 시간을 1분 안에 쏟아부어야 하는 것은 굉장히 대단한 일"이라며 "(선수 시절) 오랫동안 언론도 그렇지만 성적에 너무 연연해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꽤 컸다. 그래서 선수들이 인터뷰 할 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어렵더라. 노력을 했는데 결국에는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게 죄짓는 것도 아닌데 못마땅한 부분도 많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2020년 도쿄 올림픽 부터는 달라진 분위기를 느꼈다고 한다. 박세리 해설 위원은 "저번 올림픽 부터는 굉장히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것을 알았다. 모든 선수들의 노력을 알아주는 분위기가 됐더라. 물론 성적도 중요하만 올림픽에 출전하는 자격을 따는 게 메달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그렇겠지만 조금 인식이 달라졌으면 하는 생각"이라며 "(해설은) 어느 쪽으로 치우치거나 기울지는 않을 것 같다. 해설하면서도 잘못된 부분은 찝어서 얘기를 하겠지만 그 과정을 가지고는 얘기하지 않을 것 같다. 그 선수의 노력과 성적에 관해서는 인정해줘야 할 것은 인정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분위기 부분에서는 달라졌으면 한다. 그렇다면 희망을 갖고 스포츠계를 끌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바램을 드러냈다.
송해나와 이현이는 SBS '골때리는 그녀들'에 출연해 축구 선수로서 활약 중이기도 하다. 이현이는 "경기가 자주 있으면 한 달에 한 번이다. 연예인인데도 불구하고 일주일에 네 번 훈련을 한다. 이걸 해보면서 느낀 게 업으로 하는 스포츠 선수들을은 얼마나 노력을 하나 싶더라"면서 "우리는 예능인데도 경기가 있으면 이틀 간 잠을 못잔다. 그런데 4년 간 준비를 한 선수들은 얼마나 부담감이 크겠나 싶었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사실 우리나라 1등인것 아닌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냐"고 말했다.
스포츠 예능을 통해 바라보는 시선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이현이는 "원래 결과주의적인 사람이었는데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피 땀 눈물을 흘린 선수들이 너무 예쁘고 고맙더라. 우리나라 모든 국민들이 1인 1스포츠를 해서 각자 스포츠를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들이 얼마나 열심히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이라고 생각한다. 저 역시 반은 예능인 반은 스포츠인으로 살면서 선수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낼 예정"이라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이어 송해나는 "저는 축구선수로서는 최악의 선수다(웃음). 그런 저에게도 응원을 해주신 분들도 굉장히 많았다. 이번에 굉장히 적은 선수들이 간다고 들었다. 적은 선수들이 가는 만큼 메달을 딸 수 없다는 것도 알고 계실 거라 믿는다. 그래도 열심히 격려해주신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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