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서동주가 코미디언 고(故) 서세원의 외도 당시 심경을 밝혔다.
지난 17일 첫 방송 된 tvN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에서는 전 국민을 놀라게 만든 존속살해 사건이 다뤄졌다. 이날 다룬 사건은 2011년 당시 고3 수험생 준수(가명) 군이 집 안에 시신을 방치해오다 붙잡힌 사건이었다. 피해자는 준수 군의 어머니였고, 준수 군은 자고 있던 어머니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방문을 본드로 접착시켜놓았다가 8개월 만에 사실이 알려져 법적 처벌을 받게 됐다.
준수 군은 어머니의 가혹한 체벌과 훈계에 시달려왔다. 준수 군은 이날 방송에서 아버지의 외도 후 어머니의 공부 압박과 체벌이 더욱 심해졌다고 고백했다.
그는 "아버지가 다른 여자가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문을 확 닫았다. 그때 마음속으로 확 선을 그었다"고 고백했다. 준수 군은 "어머니는 '좋은 학교 들어가서 네 아빠한테 복수해야한다', '아버지는 나의 인생에서 한 게 없다고 말해줘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하셨다"면서 "아버지에 대한 속상함이 커질수록 더 저한테 간절하게 밀어붙이셨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공부가 싫어졌다"고 말했다. 결국 "외고 입시에 떨어졌고, 7번 아이언이 매로 바뀌었다"면서 당시 체벌 도구였던 7번 아이언이 공개돼 충격을 안겼다.
서동주는 "배신감 들었을 것 같다"며 "제가 준수의 마음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 저희 아버지도 여러 일이 있으셨으니까"라고 공감했다.
서동주는 '아버지의 외도를 알게 된 후 어땠나'라는 제작진의 물음에 "올 게 왔구나, 화내고 슬프고 울고불고 이런 감정이 아예 없었다"면서 "영화에서 보면 부들부들 떨면서 주인공들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화내는데, 저는 그게 안 되더라"고 털어놨다.이어 그는 "감정의 스위치가 딱 꺼진 느낌이었다"는 그는 "'그래 아빠는 그럴 줄 알았어' 하고 넘어갔다"고 덧붙였다.
서동주는 고 서세원, 서정희의 딸이다. 고 서세원이 아내 서정희를 폭행했다는 논란이 일고 두 사람은 결국 2015년 이혼했다. 이후 서세원은 2016년 23세 연하의 해금 연주자와 재혼했다. 그러나 지난해 고 서세원은 캄보디아의 한 병원에서 향년 67세로 세상을 떠났다.
서동주는 부모님의 이혼 후 서세원과 절연했지만, 아버지의 사망 소식에 캄보디아로 출국해 다른 유족들과 장례를 논의했으며, 한국에서 엄수된 영결식에 상주로 참석해 딸로서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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