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장인의 주가조작 의혹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승기 본인이 벌인 행위가 아님에도 연일 비판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이승기측은 장인어른의 문제인 만큼 "가족은 건들지 말아달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스스로 선택한 리스크"라는 비판적 시각도 여전히 적지 않다. 이승기 스스로 음악 활동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위기를 타개해야 한다고 연예계 관계자들은 입모아 말하고 있다.
이승기 소속사 빅플래닛메이드는 16일 공식 입장을 내고 "데뷔 20주년을 맞은 아티스트로서 팬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서고자 고심하는 이승기 씨를 위해 가족만은 건드리지 말아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번 사안은 이승기 씨가 결혼하기 전의 일들이며, 가족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다"고 덧붙였다.
이날 허위 공시로 주가를 조작해 수십억원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이승기의 장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승기의 장인은 유명 연예인인 아내 견미리와 중국계 자본이 회사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는 등 호재성 내용을 허위로 공시해 주가를 부풀린 혐의를 받고 있다.1심은 이승기의 장인 이씨에게 징역 4년에 벌금 25억원을 선고했으나, 2심은 이씨와 대표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유상증자에 참여한 자금의 출처를 허위로 공시한 것은 자본시장법 위반이라고 봤다.
이승기는 지난해 4월 배우 견미리의 딸 이다인과 결혼했다. 두 사람은 올해 2월 득녀했다. 이들의 결혼을 앞두고 견미리의 남편이 과거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됐다는 의혹이 다시 불거졌다. 견미리 측은 지난해 2월 법률대리인을 통해 견미리 부부는 주가조작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다면서 허위사실 유포에는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소속사의 입장문은 부정적인 여론에 불을 붙였다. '가족만은 건드리지 말라'는 호소에 '피해자의 가족은 안 소중하냐'는 반론이 제기되는 건 불 보듯 뻔했다. 소속사가 입장문을 냈음에도 여론은 싸늘한 상황이다.다만 장인의 논란은 이승기가 연루된 일이 아니다. 물론 이런 사건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도 이씨의 딸과 결혼을 했다는 점에서 비판의 소지가 있다. 그러나 1심과 2심, 대법원의 판결까지 갈리는 상황인 만큼 이승기가 이 사건의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기엔 무리가 있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가족의 사생활 문제로 곤란한 상황에 처한 연예인은 이승기뿐만 아니다. 래퍼 마이크로닷은 부모의 '빚투' 문제로 사실상 연예계에서 퇴출당했다. 그는 6년 간의 활동 중단 끝에 지난해 9월 6년 만에 공식 석상에 섰다. 그는 지난해 8월 MBN '특종세상'에 출연해 고깃집에서 일하며 부모님의 빚을 변제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마이크로닷 총 13명의 피해자 중 12명과는 합의했고 나머지 1명에게도 2025년까지 합의된 금액을 모두 주기로 약속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전만큼 활발하게 활동하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이승기는 장인의 흠을 이유로 결혼 이후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눈총을 받고 있다. 결혼 이후 득녀하며 새로운 가정을 꾸렸지만 여전히 장인장모 리스크로 힘들어하고 있다. 이승기가 그간 활동하며 쌓아 왔던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승기가 사랑하는 이를 그 상대의 부모 때문에 포기하긴 어렵다. 자녀까지 낳고 새로운 가정을 꾸린 마당에 더이상 돌아갈 길도 없다. 결국 자신의 강점인 음악 활동을 통해 한 명 한 명 팬들의 마음을 돌려 세우는 밖에 없다. 가족을 사랑하는 그가 이젠 팬사랑을 보여줄 때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