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예의 에필로그≫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곳곳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객관적이고 예리하게 짚어냅니다. 당신이 놓쳤던 '한 끗'을 기자의 시각으로 정밀하게 분석합니다.

"하이브 감사팀이 어도어 스타일디렉팅 팀장에 업무 범위를 넘어선 감사를 진행하고 심각한 협박을 하는 등 감사의 권한을 남용해 우리 구성원의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비상식적 행위를 자행했다."

또 물타기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 측이 재차 하이브의 감사 방식을 문제 삼으며 여론 몰이에 나선 모양새다.

민 대표 측은 10일 공식 입장을 내고 "어도어 스타일디렉팅 팀장이 하이브 감사팀의 비상식적인 문제제기에 기반한 불법적인 감사로 고통을 당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당 팀장의 집까지 따라가 노트북과 개인 핸드폰을 요구했다"며 "'협조하지 않으면 경찰서에 가야 한다'는 매우 심각한 수준의 협박을 하는 등 감사의 권한을 남용해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비상식적 행위를 자행했다"고 적었다. 하이브의 감사 목적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방식만을 꼬집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번 감사의 핵심은 어도어 스타일디렉팅 팀장이 광고주로부터 따로 스타일링 비용을 지급받은 바 있는지와 그것이 법적으로나 회사 내규에 저촉되는지 여부다. 그리고 해당 사실을 민 대표가 알고도 묵인했는지가 관건이다. 이는 경영자로서 민 대표의 법적 책임 및 소양과도 직결된다.

먼저 해당 팀장이 회사에서 지급받은 급여 외 광고주로부터 별도로 스타일링 비용을 지금받은 사실은 해당 팀장과 어도어, 하이브의 감사 결과가 일치한다. 이제 중요한 것은 해당 사실이 법적으로 위반 요소가 있냐는 것이다. 나아가 하이브 사규를 위반한 바 있는지가 중요하다.

민 대표 측은 이와 관련 "업계의 통상적인 관례"라고 치부하며 "뉴진스 광고 촬영 진행에 있어 스타일링을 담당하는 외주 인력 활용 대신 내부 구성원이 본 업무를 수행, 광고주로부터 스타일링 비용을 지급받아 왔다"고 반박했다.반면 하이브는 "회사의 정직원이 광고주로부터 직접적으로 수억원 대의 이익을 취하는 관행이란 없다"며 "회사의 매출로 인식돼야 할 금액이 사적으로 건네지고 이를 대표이사가 알면서 수년간 용인해온 것은 관행이 아니라 명백한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표이사로서 민 대표는 불법 수취 금액에 대한 회수나 처벌 등 후속 조치에 전혀 착수하지 않고 있다"며 "당사는 팀장이 수취한 수억 원대의 부당 이익이 어디로 흘러들어갔는지도 추후 조사 과정에서 명확히 밝혀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의 정직원은 근로계약서를 체결할 때 겸직금지약정에 동의해야 한다. 하이브에 재직 중인 기간 동안 다른 직업을 가지면 안된다는 것이다. 앞서, 하이브 내 이와 같은 약정을 위반해 징계 처분을 받은 직원의 사례가 다수 있다는 게 한 관계자의 전언이다. 더불어, 하이브는 명절 등을 앞둔 시기를 포함 매 분기 거래처나 업무 관련 업체에서 금품은 물론이고 사소한 음료수까지도 받지 말고 정중히 거절할 것을 직원들에게 고지해 왔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민 대표는 핵심 사안인 뉴진스 광고 관련 수억 대 불법 수취는 "관행"으로 해명하고, 해당 사안을 파악하려는 하이브의 감사 방식을 꼬투리 잡으며 흠집내기에만 집중하고 있다. 특히, 민 대표 측은 하이브의 감사를 "강압 감사"라고 표현하며 사안의 핵심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형국이다. 민 대표는 직원이 회사의 감사 요청에 응할 의무가 있다는 상식적인 논리를 왜 고려하지 않는지 의문이다. 나아가 민 대표 측은 "현재 해당 팀장은 불안함에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5시간이 넘는 강압적인 상황에서 작성된 개인정보에 대한 이용동의는 철회할 계획이며, 업무방해, 강요에 대한 고소도 고려하고 있다"고 물타기만 하고 있다.

앞서, 민 대표는 같은 패턴의 물타기 수법을 수차례 반복해 왔다. 경영권 탈취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에도 적확한 해명을 하기 보다는 하이브가 뉴진스를 차별했고, 아일릿이 뉴진스를 베꼈다는 등의 흠집내기 방식으로 대응했던 과거가 겹쳐진다.

잊지 말자. 이번 사안의 핵심은 스타일디렉팅 팀장이 뉴진스 광고와 관련 불법 금품 수취를 했느냐이고, 이를 민 대표가 알면서 묵인했느냐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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