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그림 생성형 AI 'ImagineArt' 산출물


《이민경의 사이렌》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연예 산업에 사이렌을 울리겠습니다. 보이지 않는 문제를 지적하고, 연예계를 둘러싼 위협과 변화를 알리겠습니다.

인공지능(AI)에 의한 커버, 작곡 등 음악 산업 내 AI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AI 관련 저작권법 제정 움직임이 시작됐다. 하지만 AI 산출물과 창작물을 구분하는 명확한 기준이 현실적으로 마련되기 어렵다는 게 맹점으로 꼽힌다. 법안이 마련되더라도 실제론 적용이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25일 텐아시아의 취재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연말까지 AI 관련 저작권법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향후 저작권 분쟁 가능성을 인지한 정부가 선제적으로 법안 마련에 나서 미래 현장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것.

문체부 측은 "AI와 관련한 저작권법을 최대한 빠르게 정립하고자 한다. 연말까지 법안 마련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이번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의원실과 의논해 입법을 지원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생성형 AI 저작권 안내서'
지난해 12월 배포된 '생성형 AI 저작권 안내서'에 따르면, AI에 의한 산출물은 인간의 창작물이 아니기에 저작물로서 인정받지 않는다. 고로 저작권 또한 주어지지 않는다. 다만, 작업 과정에서 인간의 창작성이 부가된 경우 부분적으로 저작물성 및 저작권이 인정된다. 고로 저작권료 분배에 있어 AI의 몫은 미지급금으로 남아 별도 분배가 이뤄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저작권료 분배를 위해서는 특정 저작물이 AI 산출물인지, 그렇다면 AI가 얼마나 기여했는지 정도를 판별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 기술적으로 AI 산출물과 인간 창작물을 구분할 수 있어야 분배나 보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 설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진=그림 생성형 AI 'ImagineArt' 산출물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와 문체부는 창작물과 AI 산출물의 구분이 법안 마련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입을 모았다.

음저협 관계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산출물 표기제'를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AI 활용 시 콘텐츠 내 가시적·비가시적 표기가 필요하다. 향후 구체적인 기술 방안에 대해 워킹그룹(협의체)에서 적극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창작자의 양심에 따른 신고 외에 AI 활용 여부를 기술적으로 판별할 방법은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제작자가 AI 산출물을 참고해 음원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직접 창작했을 경우, 그 창작물에 AI가 활용됐다는 어떤 객관적 증거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음저협 관계자는 이러한 우려에 대해 "현재로서는 구별할 수 있는 기술도 없을뿐더러 현실적으로 모두 구별해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이에 협회 측 우려도 크다"며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하지만 최소한의 법적 근거 마련은 필요하다. 콘텐츠 생성 이후 단계에서 검수하거나 역추적해 AI 활용 여부는 구분할 수 없지만, 제작 단계에서 제작자가 직접 표기하길 의무화하는 법안이 있어야 한다. 현재 이에 관한 법안이 발의돼 국회에서 계류 중"이라고 호소했다.

최소한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미래 AI 산출물 저작권료 오분배 등 분쟁 발생 시 원활히 해결 가능하다는 음저협의 호소는 타당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제시된 법안의 맹점이 너무도 치명적이다. 발의된 법의 요소를 비껴가기가 너무도 쉬워 실무에서 해당 법안의 실효성이 전혀 없을 수 있다는 것.

방안은 없지 않다. AI가 최초로 산출했지만, 인간이 수정·편집한 결과물에 대해서는 AI 개입 정도와 상관없이 인간의 몫으로 묶어서 인정해주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AI 산출물 표기가 된 결과물을 곡의 요소로 직접 사용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기술적으로 AI의 개입 정도를 명확히 파악할 수 없다면 인간의 창작성을 우선시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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