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시청자만 허탈하게 됐다. 방송에 나와 전문가에게 자신들의 고민과 갈등 상황을 털어놓고 조언을 구하려 했지만 정작 이를 지켜본 대중들의 공감과 조언은 귀담아 듣지 않는 이들의 태도에 시청자들이 허탈함을 토로하고 있다.
배우 김승현 부녀가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 출연해 부녀 간의 갈등과 곧 태어날 아기 등에 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은 가운데 10일 김승현의 아내 장정윤 작가가 SNS를 통해 복합적인 심경을 고백했다. 그는 방송 직후 SNS에 "그동안 했던 노력들은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다 자라지도 않은 뱃속의 아이는 질투의 대상으로. 남의 집 가정사 속속들이 알지 못하면서 남편은 비정한 아빠로, 나는 매정한 계모로. 평생 희생해 키운 할머니는 손녀를 감정쓰레기통으로 쓴 여자로. 과연 그럴까? 당신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누구의 삶이든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워"라는 글을 게재하며 속상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방송에서 김승현의 딸 수빈 양이 얘기한 것과 다른 내용이 있다며 반박하기도 했다. 수빈 양은 방송에서 장정윤 작가를 엄마가 아닌 언니라고 부른다면서 "솔직히 언니든 아빠든 먼저 다가와줬으면 좋겠다. 나도 셋이 놀러가고 싶다. 밥 한 끼 같이 먹었으면 좋겠다"며 고백했다. 이에 장정윤 작가는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며 "결혼하고 첫해 수빈이 생일에 생일상도 직접 차려줬다. 모든 자리에 할머니 혹은 가족들이 함께 있었다. 셋이 밥 한 번 먹자는 말에 승현의 생일에 만나 밥도 먹었다"라며 방송된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다양한 관점에서 얘기해주시고 저도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이 있어 깨달음도 있었다. 저도 노력한 부분 많은데 억울하지만 구구절절 말하지 않겠다. 이게 제 선택에 대한 책임이다. 다만 가족을 향해 선넘는 말은 피해달라"고 도 넘은 악플은 지양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처럼 방송 출연 이후 오지랖을 자제해달라며 누리꾼과 설전을 벌인 이도 있다. 가수 강원래와 김송 부부 역시 '금쪽상담소'에 출연해 부부 간의 심각한 갈등에 대해 털어놓았다. 이들 부부는 함께한지 35년 째지만 "대화다운 대화를 해본 적이 없다"면서 "남편과 함께 있기 힘들다"고 소통에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심지어는 남편과 대화하는 것조차 싫다며 심각한 갈등을 겪었다고 고백하기도. 김송은 "지금은 남편이 말 거는 것도 싫다"며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니까 오히려 편하다. 이제는 제가 무관심해졌다"며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모습이 전파를 탄 뒤 자연스레 후폭풍도 따라왔다. 방송 직후 많은 누리꾼들은 김송의 SNS에 "참고만 살지 말고 이혼하는 것은 어떠냐"며 "부부 사이가 좋지 않은게 자녀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조언했다. 이에 김송은 "이혼 못 시켜서 다들 안달들이 났다"면서 "제가 이혼가정에서 자라서 자녀에게 100% 상처 간다. 내가 살겠다는데 이혼해라 난리들이실까. 오지랖들 좀 떨지 말라"고 분노했다.
물론 도 넘은 악플과 상황을 모른 채 막무가내로 조언하는 오지랖성 조언은 당사자에게 상처를 줄 뿐이다. 다만 이들이 지적한 내용이 본인들이 방송에서 이야기한 것을 토대로 건넨 공감 어린 조언이 대다수였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부부, 부녀, 새 모녀 간의 갈등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며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 역시 갈등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기 때문.
또한 김송, 강원래 부부와 김승현은 방송 경력만 20년이 넘는 베테랑이며, 장정윤 작가는 방송 작가로 근무했던 만큼 방송의 영향력과 방송 이후의 후폭풍에 대해서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을 터다. 그렇기에 방송 출연 이후의 누리꾼들의 반응을 예상하지 못 했을리 없기에 이같은 반응에 다소 의문이 남는다.
방송을 본 시청자라면 누구라도 우려했을 상황이다. 이를 지켜본 오은영 박사까지 "정신과 의사로 33년 차인데 두 분이 제일 힘든 고객님"이라며 따끔한 충고를 남겼을 정도. 스스로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방송 출연까지 결심해놓고 그 방송을 볼 시청자들의 애정 어린 조언과 쓴소리에는 분노하고 호통을 치는 모습에 많은 이들이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이들이 겪은 갈등은 시청자 탓이 아님에도 마지막까지 시청자 탓으로 돌리고 방송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면서 부인하는 태도에 조언을 건넨 시청자들만 허탈한 상황이 됐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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