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현이 치열하게 살아왔던 20~30대를 회상했다.
1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의 주인공 추자현을 만났다.'당신이 잠든 사이'는 행복했던 3년차 부부에게 아내의 선택적 기억 상실이라는 불행이 닥친 후, 한없이 자상했던 남편의 의심스러운 행적들을 추적해 가는 미스터리 로맨스. 추자현은 일도 가정도 평탄했지만 교통사고로 선택적 기억 상실증을 앓게 되는 덕희 역을 맡았다.
최근 추자현은 장항준 감독이 진행하는 유튜브 예능에 출연해 "살면서 들은 가장 충격적인 소리는 '고생 안 했을 것 같다'는 말이었다"고 고백했다.
이에 대해 추자현은 "주변에서는 '그때 힘든 걸 겪었기에 지금의 네가 있다'는 위로의 말을 한다. 만약 10~20대 때 힘든 일을 겪고 나중에 성공하는 삶과, 그때 사랑받고 나중에 평범하게 사는 걸 택하라면 저는 후자를 택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20대 때 많이 사랑 받지 못했고 풋풋하지 못했던 것 같다. 풋풋하고 러블리한 20대 후배들을 보면 부럽다. 장항준 감독님은 그때의 저를 알았기 때문에 '나이 차이가 안 느껴질 정도로 성숙했다'고 잘 말씀해줬지만, 다른 각도로 보면 어린 애가 너무 어두웠다. 대중은 갓 데뷔한 20대 신인 친구들의 싱그럽고 청초한 모습을 좋아하는데 저는 그때 그러지 못했다. 제 예전 필모그래피를 보면 나이보다 어둡고 느와르적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지금 너무 감사하다. 얻은 것도 많고 좋은 가정도 꾸렸다. 좋은 남편도 만났다. 하지만 그때를 다시 하라고 한다면 힘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어떤 점이 힘들었냐는 물음에 추자현은 "20대는 다들 힘들다. 저희는 연예계에 있지 않나. 20대 때 인기를 많이 얻어 스타덤에 올라간 친구들은 어린 나이에 큰 무게를 견뎌야해서 힘들다. 20대 때 데뷔했지만 아직 기회가 안 온 친구들은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를 마냥 기다려야 한다는 게 힘들다. 이건 연예계뿐만 아니라 20대에 사회생활을 시작한 모두가 힘들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이어 "부모님, 가족들, 친구들에게 위로 받으며 막연하게만 보이는 20대를 버텼다. 제가 풋풋한 느낌이 없었다. 홀로 연예계에 들어와서 힘들었던 게 '추자현은 너무 세다'는 말이 상처였다"고 털어놓았다. 또한 "요즘에는 콘텐츠, 플랫폼이 많아지도 유튜브도 생기면서 자신의 다양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통로가 많아졌다. 고정적 이미지가 생겨도 벗어날 수 있는 장치가 있다. 하지만 예전에는 하나에 이미지가 굳혀지만 계속 그런 것만 들어온다. (다양한 연기에) 목 말랐던 것 같다. '나도 잘할 수 있는데' 답답해했다"고 덧붙였다.
'당신이 잠든 사이'는 오는 20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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