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경의 인서트》
장동윤·이주명 주연 '모래에도 꽃이 핀다'
국내 최초 씨름 드라마, 시청률은 1% 대
영화와 달리 흥행 문턱 못 넘는 이유
/사진=텐아시아 DB

《강민경의 인서트》
드라마 속 중요 장면을 확대하는 인서트처럼,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가 방송가 이슈를 조명합니다. 입체적 시각으로 화젯거리의 앞과 뒤를 세밀하게 살펴보겠습니다.

국내 드라마 최초로 씨름을 소재로 한 ENA 수목드라마 '모래에도 꽃이 핀다'가 베일을 벗었다. 현재 4회까지 방송됐지만, 시청률은 1%대다. 스포츠를 소재로 한 드라마가 흥행 문턱을 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모래에도 꽃이 핀다(이하 모래꽃)'는 20년째 떡잎인 씨름 신동 김백두(장동윤 분)와 소싯적 골목대장 오유경(이주명 분)이 다시 만나며 벌어지는 청춘 성장 로맨스. 2006년 개봉한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 이후 17년 만에 씨름을 소재로 한 작품. '모래꽃'은 국내 드라마 최초로 씨름을 소재로 한 작품이기도 하다.

12월 20일 첫 방송 된 '모래꽃'의 시청률은 1.5%다. 2회는 1.4%, 3회는 1.5%를 기록했다. 12부작으로 이루어진 '모래꽃'은 아직 반환점을 돌지 않았다. 국내 최초 씨름을 소재로 한 드라마라는 점에서 관심을 받았지만, 시청자의 마음을 확 사로 잡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인 셈. 물론 시청률 반등 기회는 있으나 장담할 수 없다.그동안 스포츠를 소재로 한 드라마와 영화는 많았다. 드라마 '닥터 챔프', '스토브리그', '라켓소년단',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 '스물다섯 스물하나', '멘탈코치 제갈길', 영화 '국가대표', '코리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말아톤', '카운트', '드림', '리바운드' 등이 있다.

배드민턴을 소재로 한 '라켓소년단', 배드민턴을 소재로 한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 빙상을 소재로 한 '멘탈코치 제갈길'의 시청률은 한 자릿수였다. 특히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 최고 시청률은 1.9%였으며 0.9%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다만 '닥터 챔프'와 '스토브리그'는 스포츠 드라마로 분류되긴 하지만, 직업에 포커스를 맞췄다고 보는 게 맞는 듯하다.

드라마 '스토브리그', '라켓소년단', '멘탈코치 제갈길', 영화 '국가대표' 포스터 /사진제공=SBS, tvN
'닥터 챔프'는 정형외과 의사인 김연우(김소연 역)가 태릉선수촌에 입성한 뒤 미묘한 삼각 러브 라인을 그려냈다. 최고 시청률은 13.7%를 기록했다. '스토브리그'는 만년 꼴찌팀인 드림즈 야구팀에 신임 단장 백승수(남궁민 역)가 부임하면서 발생하는 사건과 해결 과정을 그렸다. '스토브리그' 최고 시청률은 19.1%였다.

스키점프를 소재로 한 영화 '국가대표'는 839만 명을 동원했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401만 명, 마라톤을 소재로 한 '말아톤'은 419만 명을 불러 모았다. 스포츠 영화가 모두 흥행한 건 아니지만, 드라마와 비교했을 때 조금 더 제작이 많이 된 편이다. '닥터 챔프'와 '스토브리그'를 제외하면 스포츠 드라마 시청률 성적은 저조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한 관계자는 "단시간이 아닌 장기간 몰입해서 볼 만큼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소수다. 스포츠 장르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볼 수 있을 것 같은 막연한 진입 장벽이 있다. 스포츠 소재의 드라마라고 하면 잘 안 보게 되는 경향이 있고, 플롯이 약간 뻔하겠다는 생각도 든다"라고 말했다.

스포츠 팬들 역시 응원하는 팀의 극적인 경기를 볼 때마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다'라는 표현을 쓴다. 이들은 TV나 모바일로 경기를 시청하기도 하고 직접 현장에 가서 경기를 보기도 한다. 대신 차이점은 있다. 현장에서 직접 보면 박진감 넘치고, 응원 분위기에 동화돼 아드레날린이 분출한다.

대부분의 드라마는 짧으면 12회, 길면 16회로 이루어진다. 영화의 특성상 2시간 안에 모든 것을 다 보여줘야 하지만, 드라마는 길게 호흡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실제 스포츠 경기처럼 2시간 내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영화와 달리 긴 호흡으로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드라마는 장기간 시청자의 몰입과 유입이 필요하다. 또한 스포츠 물은 일반 드라마보다 장르적 특성이 강하고 해당 스포츠에 대한 인지 선호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위해서는 다양한 요소가 작용한다"라고 전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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