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이라는 긴 공백, 방대하고 복잡한 세계관이라는 높은 진입장벽도 무너트렸다. tvN 토일드라마 ‘아라문의 검’이 남녀 주연배우 교체라는 위험성을 딛고 호평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는 배우 이준기와 신세경의 힘이 컸다. 두 사람은 시즌1 송중기와 김지원의 얼굴을 싹 지워내고 새로운 은섬과 사야, 탄야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이준기, 신세경에게 ‘아라문의 검’은 도전과도 같았다. 전작인 ‘아스달 연대기’(2019)는 총 제작비 540억원을 들였음에도 허술한 CG 등으로 혹평을 면치 못했고, 복잡한 설정과 개념들은 시청자들의 이해를 방해했다. 시즌2 역시 비슷한 제작비가 투입된데다 주인공 교체라는 이슈까지 있었기에 주연으로서 부담감과 책임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김영현 작가의 말을 빌려 장동건, 김옥빈의 출연은 거의 빌다시피 설득을 했다고 했을 정도다.
이러한 리스크에도 이준기, 신세경은 ‘아라문의 검’을 선택했다. 이준기는 "이렇게 너무 큰 세계관의 작품에 불러주셔서 너무 부담이 컸고, 대본을 읽는내내 심적 부담도 컸다. 재밌는 신들의 대본을 넘길 때마다 공포심이 느껴질 정도였다. 촬영 10회 차 때까지도 잠을 거의 못 잤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신세경은 역시 "당연히 부담도 있고 어려울 것이란 생각도 많이 했지만, 8년 뒤 이야기에 기대가 많이 됐다. 탄야란 캐릭터가 해낼 것들이 기대돼 '멋지겠다' 싶었다. 개인적으로도 사극을 여러편 해봤지만 또 다른 느낌으로 보여드릴 수 있을 거 같아서 너무 매력적이었다"고 출여 이유를 밝혔다. 베일을 벗은 ‘아라문의 검’에서 두 사람은 부담감이 무새할 만큼 완벽하게 캐릭터를 표현해내 호평을 이끌었다. 평소 액션에 능한 이준기답게 전쟁 장면에서 이준기의 열연이 빛을 발헀다. 1인 2역 역시 송중기 이상의 소화력을 보여주며 사야와 은섬 그 자체로 분했다.
신세경은 압도적인 비주얼로 자체만으로 대제관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여기에 눈빛과 목소리로 대제관의 위엄과 성스러움을 표현했다. 4회 엔딩에서 방울 소리를 내며 등장, 아라문이 보라피라며 ‘흰산의 심장’의 교리를 공인하는 모습에서는 날 선 카리스마도 느껴졌다.
이준기는 그간 사극 작품에서 인생 캐릭터들을 경신해왔다. 영화 ‘왕의 남자’로 이름을 알렸고,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서는 고려 광종으로 분해 가슴 시린 로맨스부터 서늘한 광기까지 보여줬다. 신세경 역시 ‘신입사관 구해령’, ‘육룡이 나르샤’, ‘뿌리깊은 나무’, ‘선덕여왕’ 등 다수의 사극에 출연한 베테랑이다.
두 사람의 합류에 ‘쉽고 시원한’ 전개를 내세웠던 ‘아라문의 검’. 높은 진입장벽에 대한 우려에도 작품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5%대에 멈춰있는 ‘아라문의 검’이 입소문을 타고 상승세를 이뤄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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