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으로 분노를 폭발시키는 남편과 과소비하는 ADHD 아내에게 오은영이 조언을 건넸다.
4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는 남편의 분노가 언제 터질지 몰라 두렵다는 아내와, 남편 몰래 숨겨온 지출 때문에 아내에게 신뢰를 잃었다는 폭탄 부부가 오은영 박사를 찾아왔다.두 사람은 과거 춤 동호회를 통해 만나 부부의 연을 맺었다. 아내는 "연애 시절 남편의 차분함과 든든함 때문에 결혼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어진 영상에서 불같이 화를 내는 남편의 모습이 드러났다. MC 박지민은 "진짜 사나이에 나온 교관님처럼 화내는 남편은 처음 봤다"며 깜짝 놀랐다.
아내는 "남편이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살고 있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남편 또한 "화를 억누르는 방법을 얻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남편은 아내에게 금전적인 부분에 대해서 신뢰가 전혀 없다며 고민을 밝히기도 했다.
남편은 퇴근 후 아이와 함께 놀며 능숙하게 아들을 돌봤다. 반면 퇴근한 아내에겐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아들과 아내를 대하는 태도가 극명한 달랐던 것.남편은 집안일을 전혀 하지 않는 아내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아내는 남편의 말에 억울하다며, 집안을 정리하는 것이 힘든 이유는 "ADHD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아내는 정리를 어려워했다. 주방은 각종 잡동사니와 쓰지 않는 식기들로 가득 쌓여있었다.
남편의 또 다른 불만은 "아내의 금전적인 부분에 대해 전혀 신뢰가 없다"는 것이었다. 신혼 초 아내에게 고정 지출을 제외하고 가계 관리를 맡겼지만, 그 이후 계속 마이너스였다며 아내의 과소비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남편은 과거 아내에게 생일선물을 사라며 현금을 줘도 할부로 구매하고, 대출 받아둔 금액이 있어도 할부로 혼수를 마련해 카드값을 갚아준 전적을 언급하며 두 사람의 실랑이는 계속됐다.
남편은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제가 월급을 400만 원 이상 벌도 용돈을 10만 원도 못 쓰고 있다"고 말했다. 남편이 아내에게 "피부과에서 얼마 썼냐"라고 물었다. 아내는 "900만 원을 썼다"고 답했다. 스트레스를 받아서 셀룰라이트 제거 시술을 받았다는 것. 심지어 아내는 시술이 450만 원이라고 속이기까지 했다.남편은 아내에게 "카드 지출 내역 좀 보자"고 끈질기게 요구한 끝에 지출 내역서를 볼 수 있었다. 남편은 3년 전 결제한 혼수 할부가 여전히 나가고 있고 카드사 리볼빙까지 받았던 것도 확인했다. 아내는 그간 쌓인 할부가 감당되지 않아 리볼빙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다음날 지인과 식사 자리에서도 부부는 아내가 전날 있었던 다툼을 언급하며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대화 도중 아내가 남편에게 시어머니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 보는 것이 어떠냐고 물어봤기 때문. 그런 아내에게 남편은 욕설을 내뱉으며 극도로 흥분했다. 또다시 시어머니 이야기를 꺼낸 아내에게 화가 난 남편은 갑자기 "뒷감당할 수 있냐"며 분노를 참지 못했다. 심지어 발로 의자를 차고 욕설까지 내뱉었다. 흥분한 남편을 진정시키기 위해 제작진이 투입돼 촬영이 중단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남편이 분노를 표출하는 모습에 아내는 "정말 두려웠다"며 눈물을 보였다. 아내가 "남편이 아직까지 폭력을 행사한 적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오은영은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해서 폭력이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편을 '간헐적 폭발성 장애'로 진단했다.
친구와 술을 더 마시고 귀가한 남편은 "이혼하기 싫으면 나와라"라며 자는 아내를 깨웠다. 결국 비몽사몽인 채로 남편과 대화를 나누는 아내. 남편은 아내에게 "3개월 전 이혼 상담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남편은 "당신이 아들을 데려가든, 내가 아들을 데려가든 빨리 결정을 내리자"며 갑작스럽게 통보했다. 아내는 "같이 잘 해보려고 했지 이혼은 생각도 안 하고 있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오은영은 남편에겐 '화 났을 때 시그널'을 만들어 폭발할 것 같을 때 그 신호를 주고 잠시 시간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과소비하는 아내에게는 "카드가 있으면 자꾸 12개월 할부를 할 것 같다. 카드를 잘라라"고 충고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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