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시그널4' 박철환 PD./사진=채널A
"김지영 씨는 정말 헤어지고 나왔어요. '하트시그널 4'에 출연하려고 헤어진 게 아니라 헤어지고 나온 거예요. 저희는 인터뷰를 통해서 어떤 연애를 했는지, 어떻게 헤어졌는지 다 알고 있었어요. 아니라고 입장은 밝혔지만, 시청자분들이 감정적으로 해소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지영 씨의 진정성이 드러나는 회차를 기다렸어요"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DDMC에 위치한 채널A 미팅룸에서 박철환 PD와 '하트시그널 4'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2017년 첫 공개된 시즌1부터 어느새 시즌4까지 달려온 채널A '하트시그널' 시리즈. '하트시그널 4'는 청춘 남녀들이 ‘시그널 하우스’에 머물며 서로 ‘썸’을 타고, 연예인 예측단이 이들의 심리를 추리하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은 만큼 시즌마다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하트시그널 4' 역시 방영도 전에 여성 출연자가 남자친구가 있는 상태로 촬영에 임했다는 주장이 나와 구설에 올랐다. 또한 방영 후에는 '김지영 편집 분량 몰아주기', '최종커플 유이수와 신민규의 서사 부족' 등의 혹평을 듣기도 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원조 리얼 연애 프로그램의 인기는 여전했다. 최종 두 커플이 탄생한 '하트시그널 4' 마지막 회는 최고 시청률 3%대를 돌파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OTT 티빙에서도 실시간 최고 점유율 87.5%를 기록했다.

"후련하고 시원섭섭하다"고 말문을 연 박철환 PD는 "에필로그까지 작업해서 넘기는데 아쉬웠다. 한 달 동안 열심히 찍고 출연자들의 감정도 세세히 기록한다. 프로그램이 끝나면 다시 못 들여다 보지 않나. '충분히 잘 살렸나'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하트시그널' 시리즈는 연예인 못지않은 출연자들의 비주얼, 분위기 있는 필터, OST로 설렘을 자극한다. 출연자들을 섭외하는 기준에 관해서 묻자 박 PD는 '진정성'을 강조했다."방송에 나와서 뭔가를 보여줘야겠다는 의지가 없어야 한다. 사전 인터뷰할 때 얼마나 자연스럽고 진정성 있는지를 제일 많이 본다. 약 15주라는 긴 기간 동안 시청자들이 편안하게 몰입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예쁘고 잘생기면서도 자연스러운 느낌이 드는 분을 찾았다"

'하트시그널4' 박철환 PD./사진=채널A
사전 인터뷰에서는 무슨 이야기를 할까. 박 PD는 "하트시그널은 출연은 도시에 사는 청춘남녀가 기준이다. 첫사랑부터 최근 만났던 사람까지 연애 이야기를 주로 많이 하고 직업 커리어에 대해서도 물어본다"며 "인터뷰를 바탕으로 저희끼리 누가 이어질까 상상을 많이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상했던 매칭이 이뤄진 적은 없다고. 박 PD는 "예측이 성공했던 시즌이 한 번도 없다. 막상 촬영에 들어가면 예측대로 흘러가는 일이 없다. 최종 결과는 더욱 그렇다. 그래도 누가 제일 인기 있을 것 같은지는 맞힌다. 매력도는 예상대로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채널A
이번 '하트시그널 4'의 최고 인기 남녀는 신민규와 김지영이었다. 그래서일까. 김지영에게 편집 분량을 몰아줬다는 시청자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여기에 김지영이 '어장 관리'를 했다는 의견까지 더했다. 이에 박철환 PD는 "출연자들의 서사를 어떻게 풀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며 "김지영 씨의 서사이기도 하지만 이후신 씨, 한겨레 씨, 김지원 씨 서사이기도 하다. 세분의 마음을 따라가다 보면 지영씨의 서사로도 이어진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그널 하우스 입주 규칙에 '마지막 날 고백한다'가 있다. 고백해버리면 같이 살 수가 없다. 본인은 하면 뭔가 될 것 같고, 속 시원할 것 같지만 서로 불편한 상황에 부닥친다"며 "출연자도 딱 거절하면 편하다. 근데 그렇게 하면 이 사람은 이제 할 수 있는 게 없지 않나. 감정적으로 고립되어 버린다. 상대방의 감정에 대한 배려다. 매 시즌 서사가 많은 분이 제일 마음고생하신 분들이다"라고 김지영의 입장을 대변했다.

'하트시그널4' 박철환 PD./사진=채널A
'하트시그널'은 계속 달릴 예정이다. 시즌4는 종영했지만 오는 9월 1일 '하트시그널 4' 입주자들의 최종 선택 이후 이야기가 담긴 '애프터 시그널'이 방송된다.

이어 박철환 PD는 시즌 5로 찾아올 것을 약속했다. 그는 "빨리 돌아올 것"이라며 "시즌을 거듭할수록 시청자분들의 통찰력이 깊어지는 것 같다. 이번에 위기감을 느꼈다. 프로그램을 보는 눈과 출연자들의 시그널을 알아차리고 분석하는 수준이 대단하다. 시청분들이 더 예측할 수 있고 넓게 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전했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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