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영./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자존감은 높은데, 자신감이 넘치진 않아요. '나 소녀시대야', '나 최수영이야' 외쳐도 한계가 있더라고요. 자신감을 주는 프로젝트가 있어야 했는데, 딱 '남남'이 그런 작품이었어요"

24일 오전 지니TV 오리지널 ENA '남남' 종영 인터뷰에서 만난 최수영은 이렇게 말했다. 소녀시대로 걸그룹의 정점을 찍고, 배우로서 성장해나가는 중인 그는 '남남'을 통해 그간 해오던 연기 고민을 조금이나마 해소했다.

'남남'은 철부지 엄마 김은미와 쿨한 딸 김진희의 '남남'같은 한 집 살이와 그녀들의 썸과 사랑을 그렸다. 최수영은 사건보다 철없는 엄마 단속이 시급한 동네 파출소 순찰팀장 김진희 역을 맡았다.
./사진=스튜디오지니
첫 회 시청률 1%대에 시작해 최종회는 5%대 시청률을 기록한 '남남'. ENA 채널에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후 최고 기록이며, 월화극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사랑받았다. 이에 특별한 모녀 관계를 그린 전혜진과 최수영을 향한 호평도 끊이지 않았다.

많은 관심을 받은 만큼 '남남' 종영 소식은 아쉬움을 자아냈다. 최수영은 최종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그는 "마지막 방송 끝나기 15분 전부터 엉엉 울었다"며 "감독님이 마지막까지 정성을 쏟았구나 싶었다. 저도 작품 하면서 한 마음고생이 생각났다. 혜진 선배님이랑 문자 주고받으면서 울었다. 어제까지도 눈물이 났다"고 밝혔다.

'남남'의 대본을 처음 봤을 때는 어땠을까. 최수영은 "대표님이 대본 재밌는 거 하나 보냈다고 했는데, 너무 재밌었다"며 "거기에 엄마 역이 전혜진 선배님이라서 '이거 뭐지, 어떻게 이런 작품이 나한테 왔지'싶었다. 되게 흥분이 됐다"고 전했다.
최수영./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남남'에서 진희와 은미는 조금은 특별하게 보일 수 있는 모녀 관계다. 마치 엄마와 딸의 역할이 바뀐 것처럼. 흔히 가족 관계를 그린 작품에서 볼 수 있는 느낌이 아니었다. 최수영은 극 중 그린 모녀 관계성이 실제와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진희는 은미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가족, 남편, 애인, 딸이라는 문구가 있었다. 실제로 제가 주변 사람한테 그렇게 말하고 다녔다. 제가 엄마의 아들이고 딸이고 남편이고 가장 의지할 수 있는 친구다. 제가 하던 말이 적혀있으니 운명 같았다. 그래서 이 작품을 연기하면서 경험한 것을 녹여낼 수 있는 지점이 많다고 생각했다"

최수영과 전혜진은 완벽에 가까운 모녀 케미를 자랑했다. 최수영은 전혜진에 대해 "소녀 같고 귀여우면서 따듯한 분이다. 수다스럽고 재밌어서 친구같이 느껴지는 부분이 많다"며 "둘이 술 한잔하면서 인생 이야기를 자주 한다. 제 인생에 좋은 언니이자 먼저 그 길을 걸었던 어른이 필요했다. 선배이면서 동료, 좋은 엄마면서 멋진 여성을 옆에 둔 것 같다. 선물처럼 나타난 존재다"라고 말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최수영./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남남'으로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평을 얻은 최수영. 그는 "저의 연기 고민을 아는 사람들이 다들 왜 걱정했냐고 했다. 제가 요즘 걱정했던 부분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작품을 만난 것 같다"고 밝혔다. 최수영의 연기 고민은 무엇이었을까.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남남'을 시작하기 전에 고민은 '저란 배우의 매력은 무엇일까, 왜 나를 쓰고 싶어야 할까'였다. 선택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어서 어떤 매력을 보여줘야 다양한 선택지에 놓일까를 항상 고민했다"

최수영은 배우 정경호와 2012년부터 공개 열애를 해오고 있다. 이번 작품을 누구보다 재밌게 봐준 사람이라고. 그는 "정경호 씨가 너무 재밌어했다"며 "계속 다음 회 내용을 물어보더라. 물론 말해줄 수 없다고 했다. 좋아해 주니까 저도 덩달아 좋았고 고마웠다"고 전했다.

최수영./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목표라는 걸 세워본 적이 없다"는 최수영. 앞으로 더 다양한 작품과 좋은 캐릭터를 만나고자 했다. 그는 "모든 장르 가리지 않고 해보고 싶다. 액션, 로맨스, 법정 드라마 등 안 해본 게 많다"고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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