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 배한성이 가정사를 고백했다.
17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성우 배한성의 이야기가 공개됐다.이날 방송에서 배한성은 "경험을 많이 해야 좋은 연기가 나온다는 거다. 어려서부터 '경험을 많이 해야해'라는 생각을 가졌었다. 그런데 아내를 잃는 경험까지 할 줄은 몰랐다. 말이 씨가 되는 경우가 이런 거다"라고 털어놓았다.
명품 성우로 불리는 배한성은 늘 고민하고 연구한다고. 그는 "맥가이버가 유명하다. 리차드 딘 앤더슨의 대사가 안 좋았다. 흉을 보자면 대사를 아주 맛없게 했었다. 그래서 제가 만들어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80세의 나이에도 현역으로 일하고 있는 배한성이다. 그는 "일부러 걷는 거다. 바쁘지 않으면 에스컬레이터는 뛰거나 걷지 말라고 해서 눈치가 보인다"라고 말했다. 운동 삼아 지하철을 타는 게 일상이 됐다고.
배한성은 "우리는 내가 이걸 하고 싶다고 해서 일을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나. 언제든지 내가 필요할 수 밖에 없게 만들자, 쓸모없는 사람이 되는 게 이 나이에 아직은 싫은 거다"라고 했다.
또한 배한성은 "내가 뭘 못하면 아는 사람들이 그런다. '맥가이버가 그것도 못해?'라고 한다. 심지어 맥가이버 처음 방송되고 한창 인기 있을 때 아파트 옆집 사람들이 뭐 고장 났다고 수리해 줄 수 있냐고 하더라. 그렇게 순진하신 분들도 있었다"라고 말했다.배한성은 교통사고로 아내와 사별 후 어린 두 딸을 홀로 키웠다. 그는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그런 아주 악몽 같은 일"이라고 회상했다. 3년 후 유럽 여행 중 지금의 아내를 만나게 됐고, 결혼까지 하게 됐다.
배한성은 "애들이 먼저 만났다. (아내와) 18살 차이가 난다. 그때 장가드는 게 급하고 그러지 않았다. 첫째는 그냥 냉정했는데 둘째가 언니 하면서 연락했다. 어떻게 하다 보니 결혼하게 됐다. 나는 사실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었다. 주변에서 새신부는 어리기도 하고 그런데 당연히 엄마가 되어야지 '오래 붙들어 놓으려면 아이를 낳아야 해'라고 했다"라면서 마흔다섯에 아들을 낳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배한성은 "네 살 대 아버지가 월북하셨다. 한국전쟁 벌어지면서 못 내려오셨다. 서울대를 들어간 당시 엘리트인데 함경도 분이다. 그러니까 공산당 활동을 한 거다. 청년 도당 위원장을 했다더라. 나중에 아버지를 따라서 간 분 중에 누가 간첩이 돼 내려왔다더라"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고모부가 한성이 아버지는 뭘 하고 있느냐 물었더니 '김일성 대학교 교수를 하고 있습니다'라고 하더라. 초등학교 때 그런 이야기를 듣고 공산당 뿔나고 이상한 사람들인데 아버지는 뭐가 어떻게 잘못된 사람이어서 그런 데로 갔을까 하는 정체성 혼란도 있었다"라고 밝혔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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